명예론
아이나 지음 / 한국학술정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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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주의, 명예론


지은이 아이나, 아마도 필명인 듯한데, “명예론”의 창시자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미지의 무엇인가를 제시하는 듯하다. 세상에 밝은 빛인가? 많은 재물보다 명예를 택할 것이요. 은이나 금보다 은총을 더욱 택할 것이라는 말은 마치 종교적 표어처럼 느껴지기도 하며, 재물보다 명예를 말할 때는 신사도를 연상케 한다. 


이 책은 명예 주의가 무엇인지를 설명하는데, 알 듯 모를 듯하다. 견문이 적은 탓에 지은이 이 책 저술의 목적과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명예주의= 유위험 의사결정 체계


명예주의는 물질보다는 이상을, 물신숭배와 비견될 만큼, 재물이 세상의 가치척도가 되고, 어느 인간의 인물됨이 물질의 소유 여부와 그 정도로 존중과 존경이 대상이 되니, 이른바 선비 혹은 지사형의 정의를 추구하고 이성을 좇아 이상사회를 건설하려는 인물들은 그저 무능하고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룸펜 취급을 받기에 십상이다. 


지은이가 말하는 유위험 의사결정 체계는 사상론이라고 한다. 민주주의는 태생적으로 무위험의 의사결정, 즉 위험이 따르지 않는 의사결정이라고 본다. 왜 이렇게 생각하는 것일까, 인민과 유리된 채 그들의 정치대리인(대의민주주의 원칙에 따른, 인민의 대표자)은 아주 제한적 기능만을 담당하고 있고, 이들이 내리는 결론(정치적 결정이든 정책이든)은 세계의 정의나 진리가 아니라 당해 사회의 특정 집단이 이익을 보는 형식으로 나타난다. 확실히 우리 사회에서도 보이는 현상이다. 임의의 영향력이 결론의 변수로서 작동하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국민이 주인이 되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체제이지만, 대의정치로서 민주주의는 오히려 민의 이익에 반하여 소수의 정치대리인 집단이익에 복무하는 경향성을 보인다는 말이다. 따라서 그가 주장하는 바는 우리의 의사결정도 (영향력 있는 국민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목적이 아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의지의 개입이 아닌 사회 최적의 필연성으로 결정된다는 것이 명예주의의 핵심이다. 


이를 6장에 걸쳐, 가치와 소득, 의결권, 의사결정, 이상사회, 명예법인, 명예주의 아래 거시경제 균형으로 나누어 각각 설명하고 있다. 


가치와 소득, 어떠한 힘, 가치량의 실존 천박한 기업의 이익은 사회의 불이익으로 전환


인간의 경제활동에 중요한 가치와 소득은 노동의 가치와 그에 대한 대가다. 거래의 자유가 있는 한 노동력을 얼마에 필요한 사람에게 제공하는가는 전적으로 두 사람의 의사결정에 따른다. 명예주의가 개입하는 것은 거래의 자유가 제아무리 원칙이라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불행해지는 사람이 존재하는 한 이는 이상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거래의 자유 원칙과 도덕률은 지금껏 개입장면과 층위가 다른 것으로 여겨져 왔지만, 여기서는 그렇지 않다. 


한 예를 들어보자. 기업이 생산비 저감을 위해 공해유발을 생각하지 않고 유독가스와 미세먼지를 배출하며 생산한 경우, 그 기업은 이익을 얻고, 소비자는 싼값에 상품을 소비할 수 있다. 그러나 사회 행복은 그 고통 속에서 많이 감소하고 말 것이다. 즉, 개인 사이의 자유로운 거래가 거래에 참여하지 않았던 다른 사람들에게도 초과 불행이라는 고통을 남긴다고 설정한 것이다. 개인 사이에 이루어지는 미시적 거래는 곧 거시적 강제 거래로 이행하게 되며 여기서는 사회 환경 피해가 생긴다는 논리다.


인간이 부여하는 가치에는 소득과 부를 초월하는 어떠한 가치량이 실존하고, 이를 반영하지 못한 의사결정 체계의 한계와 극복에 관해 논하고 있는데, “가치량의 실존”과 어떠한 힘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사회적 가치와 가치의 이면, 행복, 숨겨진 간절함, 이상적인 거래체계는 임의로 나타난 가치 거래가 신축적, 효율적으로 보상되고, 반대급부가 적절한 양과 적절한 시기에 지급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의결권도 의사결정도 모두 연동되며 심지어는 명예법인도 이 틀 안에서 규정 받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사회의 부정의한(정의롭지 못한) 모든 혼란들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의 의사결정 속에 있고, 이상적인 의사결정과 결론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위험이 반영된 투표권이 필요하다. 마치 혁명론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투표혁명론?)


이 책은 사상으로서 명예주의, 명예를 중시하는 사회에서는 개인과 개인이 존중이란 기본적 인권적 접근도 명예로 해석한다. 특히 경제사회에서의 인간행동이 무조건 영리추구가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적어도 규칙에 따른 링 안에서의 싸움과 무기 평등, 정보 대칭으로 상호 어떻게 경쟁해야 한다는 것까지도 규율하게 된다. 명예주의 아래서, 


꽤 신선한 듯하면서도 기시감이 드는 부분이 많다. 인권, 자유로운 개인 사이의 거래, 민법에서 규정하는 계약 자유의 원칙의 제한은 법과 공공의 복리가 아닌 명예주의에 따라서라는 말은 고정된 관념 때문에 새롭게 제기하는 것들에 관한 부분적인 이해에 그치게 하는 듯하다. 시간을 두고 지은이가 말하는 명예주의 전체의 틀을 톺아봐야 할 듯하다. 이해가 쉽지 않은 주의의 이론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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