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불신 - 기부금을 둘러싼 불편한 진실
이보인 지음 / 마음연결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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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형성된 기부 문화에 관한 이해와 기부 문화


이 책<기부 불신>의 지은이는 행복 나눔 즉 기부행위와 관련된 기업출현 단체에서 활동했던 전문가다. 글을 쓴 목적은 “읽기 전의 당부” 첫머리에 분명 나와 있다. 기부자의 눈높이와 그들의 처지에서 기부의 불투명성과 대안을 이야기한다고, 이런 유의 책은 반드시 나와야 한다. 또, 이 책에서 지은이가 지적하는 내용에 기부금을 모집하는 단체에서는 불만스럽게도 여길 것이라는 점 또한 동감한다. “끼리끼리 하는 거 없이 공정한 기준을 마련해서” “좋은 일 하는데. 왜 그렇게 색안경을 끼고”, “우리가 뭐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쓰는 것도 아닌데”라는 생각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공익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해 본다면, “투명한 기부”라는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아무튼 기부 불신 현상, 뭘 믿고 기부해요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이기도 하다.


기부 문화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는 점을, 좋은 목적에 쓰라고 돈을 보태주었건만, 우리를 봉으로 여긴다고 느끼는 순간, 기부자의 일생에서 기부라는 단어는 영원히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는 기부 문화에 관한 기부단체나 기부자 그리고 한국 사회 모두 기부 문화에 관한 역사와 흐름 그리고 그 내용을 잘 모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이른바 몰이해가 나은 역설이라 할까,


이 책에 실린 단체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월드비전, 세이브더칠드런, 굿네이버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다. 이들이 22년 한 해 동안 받은 기부금은 1.6조 원, 1조6천억 원을 받았다. 누가 이렇게 냈을까?, 기부금 맞나, 선의일까, 정부에서 도움을 주라고 해서는 마지못해 내놓는 대정부용 보험금일까 하는 의구심이 앞선다. 언론에서 기부금 관련 사건을 다룰 때마다. 겉모양은 기부임이 분명한데, 그 안을 들여다보면 마치 내 주머니에 들어있는 함부로 써도 되는 남의 돈처럼 여기는 사람들은 뭐야, 뭐가 잘못된 걸까, 


투명한 기부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


우선 한국 사회의 기부 불신 현상의 이유를 보자. “절대 기부 안 하고 살았는데, 후회도 죄책감도 없을 이유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21쪽) 라는 말의 의미, 바로 기부단체를 향한 막연한 의심이 확증으로 바뀌었다는 뜻이다. 의심의 시발을 지은이는 어금니 아빠 사건(2000), 새희망씨앗 사건(2014)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하지만 이것은 기부 불신의 한 요인일 뿐 모두는 아니라 말한다. 실제로 대형기부단체는 개인적인 욕심이나 애초부터 사기를 치려는 모금 등은 시스템적으로 할 수 없도록 법과 제도가 마련돼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들 대형기부단체는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으려 하기에 문제다. 물론 기부 불신의 또 다른 요인으로 들라면 들 수 있겠지만 여기서는 깊이 들어가지 않는다. 


기부자는 기부단체의 뭘 보고 기부금을 낸 것인가? 


내가 월 2만씩 내는 기부금의 행방을 알고 있을까? 기부단체는 신뢰할 수 있을까? 우선 월 약정 기부금 액면이 작고, 기부단체 TV 광고에 괜찮아 보이는 연예인 등이 나와서 기부 모금을 홍보하니까 믿은 것인가, 아니면 기부단체 펼치는 구체적인 사업에 동참하고 지지하기 위해서인가, 아무래도 좋다. 우선 기부를 했다. 그런데 기부단체로부터 당신이 낸 기부금이 이렇게 사용됐다는 설명 등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기금의 주요사용처 및 명세를 밝혔는가, 


만약 내가 낸 돈이 기부금을 모을 때 밝힌 사업내용과 전혀 다른 곳에서 사용된다면, 기부자는 고민 갈등도 없이 정기기부 의사를 철회할까?, 측은지심이 발동하거나 하지 않거나. 기부단체는 기부 불신 문제를 애써 외면한다. 기부 불신 문제가 심각하다고 한목소리로 외치지만 정작 자신들의 아니라고 깨끗하다고, 억울하다고 말한다. 심지어는 기부하는 단체에 대해서 알아보지도 않고 기부를 하느냐고, 되려 반문,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누가 누구를 비난하는지, “투명한 기부”가 되기 위해서는 정보공개, 공유, 보고의무다. 어려운 회계용어를 써가면서 일부러 어렵게 설명하려는 공시제도 등등보다는 알기 쉽게 설명하는 태도나 시스템 혹은 체계 등이 필요하다. 벌써 수십 년째, 기부단체와 기부자의 공방이 지속된 곳도 있으니 말이다.


기부 불신 의심의 확산 ‘단란주점’만 남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기부단체를 위한 기부단체‘ 역할을 한다. 기부금을 모아서 기부가 필요한 단체에 나눠주는 것이다. ‘비즈니스석’만 남은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기부금 유용‘만남은 정의기억연대, 기부금에서 왜 단체운영비를 쓰지라는 생각, 


믿을 수 있는 기부는 가능한가?


기부단체가 변화의 주체가 될 수 있을까?, 기부자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사회적으로 이들을 도울 방법은 무엇일까? 라는 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 기부단체는 내 돈 아까운 줄 아는 만큼, 철저하게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일목요연하게 정보를 공개하고(사업이든 운영이든) 이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기부자가 하는 오해 남을 돕는 것을 생필품을 전달하는 것이고 생필품 전달은 돈이 들지 않는다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운영비 15%가 왜 필요해, 왜 기부금의 85%만 전달되는 거야, 운영비 15% 안에 인건비가 모두 포함된다는 등의 오해다. 자, 사업을 하려면 단체가 있어야 하고, 그 단체 운영유지에 필요한 경비와 이 일을 하는 활동가의 급여가 있어야 한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여기서 기부자는 후원회원이든 기부자든 어떤 명칭이든 관계없이, 그 단체의 든든한 지원군이면서 단체원인 셈이다. 기부자들을 대신해서 일을 처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어디서 마련하라는 말인지?, 기부단체가 전혀 엉터리로 일을 하는 곳은 없다. 다만, 유용, 횡령 사건 등이 있더라도, 이 원인을 우선 파악하고 대처 방안을. 중이 절 보기 싫다고 절간을 태우는 격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사회에서는 뭘 어떻게 도와야 할까? 기부단체가 보수적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잘 정비해야 한다. 이는 늘 약방에 감초처럼 따라다니지만, 이 또한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니까,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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