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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민주주의 - 양극화 사회에서 정치의 자리
로버트 B. 탈리스 지음, 조계원 옮김 / 버니온더문 / 2024년 3월
평점 :
민주주의에 “과잉”이 있을까
지은이 로버트B.탈리스는 철학과 정치학 연구자이며, 팟캐스트 <왜 우리는 논쟁하는가>의 진행자이기도하다. 그는 2016년 미국 대선이라는 상황에서 이 책을 썼다. 이른바 과잉민주주의론이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일상생활이 점점 더 정치를 중심으로 조직되고 있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음을 염려의 눈초리로 보고 있다. 이러다가 우리가 함께하는 모든 일에서 당파적 정체성을 드러내야 한다는 생각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정치적이지 않은 친 사회적 상호작용의 방식은 생각조차 어려워진 것은 아닐까 싶다. 이런 현상을 과잉민주주의라고 본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민주주의는 약화한다.
이 책은 과잉이란 접두사가 붙을 정도 모든 것을 민주주의가 우리의 사회적 세계 전체를 식민화하도록 허용하게 되면 우리의 삶이 피폐해진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했다. 우리는 정치적 목적에 이바지한다고 볼 수 없는 것들을, 그리고 정치 너머에 있는 풍요로운 경험과 관계를 잃게 된다. 이는 정치적 역기능보다 심각한 문제이며 도덕적 비극이라는 점에 경종을 울린다. 지은이는 민주주의가 소중한 이유는 사람들이 시민성 이외에도 정치보다 더 큰 의미가 있는 애정, 돌봄, 사랑, 창의성, 헌신과 같은 것들에 삶을 바칠 수 있는 품위 있는 사회 질서를 약속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잘살기 위해 민주주의가 필요할 수 있지만, 정치만으로 잘 살 수 없다고, 정치만능주의를 늪에 빠지지 말라고. 이런 의미에서 과잉 민주주의라는 말을 쓴 것이다.
이 책은 민주주의 이론과 민주적 실천의 교차점에 놓인 문제를 다룬다. 3부 6장으로 구성됐고, 1부는 논지의 구성으로 민주주의가 과잉될 수 있는가라는 문제 제기에서 출발한다. 민주주의의 영역 확장을, 2부 진단에서는 사회적 공간의 정치적 포화와 양극화 문제를, 3부 처방에서는 시민적 우애와 정치의 자리를 말한다.
민주주의의 과잉, 정치적 양극화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민주주의는 과잉될 수가 없다는 주장이 일반적이다. 지은이는 정치가 과잉되면, 민주주의도 과잉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는 과잉될 수 있어도 민주주의는 과잉될 수 없다는 주장은 혼란을 초래할 뿐이라는 견해에 대해 이를 민주주의에 대한 독단적인 정의로는 현재 민주주의를 과도하게 추구하고 있으며 그 결과 민주주의가 고통받고 있다고 말한다. 민주주의가 번영하는데 필요한 다른 사회적 선과 재화를 밀어내는 방식으로 민주주의가 실행될 때, 과잉된다고 말할 수 있다. 이 대목은 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에 달린 문제이고, 또 개념에 관한 접근 또한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절대적으로 민주주의를 정의하는 것은 편의상이지 실질적인 것은 아니다.
지은이의 민주주의에 관한 생각은 어쩌면 최고의 사회적 선이라고 본다. 올바른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당대의 정치적 이슈에 대해 정기적으로 소통하며 함께 추론하는 참여적이고 적극적이고 적극적인 시민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민주주의 정치는 과잉될 수 있다. 현대 민주주의 사회들에서 정치는 과잉되고 있으며, 이는 민주주의를 훼손한다.
민주주의는 사람마다 다르게 말할 수 있지만, 도덕적 이상이며 시민과 시민, 시민과 정부 사이의 올바른 정치적 관계에 대한 이미지다. 민주주의는 단순히 정부 형태나 정치체계가 아니라 통치와 정책 메커니즘을 넘어선 집단적 삶의 방식이자 포괄적인 사회 질서로 보는 생각도 여기서 비롯된다.
정치적 포화상태에서 신념 양극화
민주주의가 번영하기 위해서는 민주 시민들이 특정한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에 관하여 지은이는 정치적 포화상태에서 신념 양극화가 발생하면 시민들에게 요구하는 혹은 요구되는 역량의 많은 부분은 약화한다. 그래서 시민들이 정치적 역할에서 벗어나 시민이 아닌 다른 존재로서 상호작용을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민주주의의 핵심 역량을 발달시킬 수 있다. 즉, 민주주의 번영은 시민적 우애를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닌 시민들에게 달려있다. 이러한 역량은 우리의 사회적 환경이 정치적으로 포화해있을 때에는 약화하며, 정치적이지 않은 사회적 토양에서만 배양될 수 있다. 이로부터 정치를 제자리에 두어야 할 필요성이 뒤따르게 된다. 적어도 양극화 사회에서 정치가 있어야 할 자리말이다.
과잉 민주주의 문제는 정치 투쟁 너머에 있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에 집단적으로나 개인적으로 헌신하는 소중한 인간관계와 삶을 촉진하는 데 있다. 정치를 제자리에 두지 않을 때 우리는 중요한 사회적 선과 재화를 악화시키는 데 이바지하게 되며, 우리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노력과 열망을 상실하게 된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보여준 정치계의 움직임과 트럼프의 당선에 연구자들은 작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정치 과잉이 오히려 민주주의 숨통을 조이는 게 아니냐는 생각, 우리가 알고 있는 민주주의는 절대적이 아니라는 점을 지나치고 있는 게 아닌가, 꽤 흥미로운 주장의 이 글은 새로운 각도와 관점에서 민주주의를 생각하게 한다. 특히, 22년 대선을 혼란의 부정선거라고 평가하는 지은이는 24년 말 미국 대선의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