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충분히 괜찮은 엄마입니다 - 심리학 박사 김선엽이 들려주는 행복한 마음챙김 이야기
김선엽 지음 / 서교출판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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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좋은 엄마란


이 책의 화두는 “나는 충분히 괜찮은 엄마인가?”라는 물음이다. 지은이 김선엽은 현직 초등학교 교사이면서 임상상담심리학자로 활동한다. “좋은 엄마란 무엇일까요?”라는 질문과 함께 시작되는 이야기는 4장에 걸친다. 


첫 장에서는 엄마의 마음도 돌봄이 필요하다는 주제를 다루는데,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엄마, 엄마 마음이 아이 마음을 만든다고. 맞는 말이다. 후천적 유전이라 할까, 어릴 때 부모에게 학대를 받았던 사람은 보통은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기에 마음속에 묻어두고 고개를 들지 못하도록 억누른다. 그런데 그 빗장은 자신의 아이가 태어나고 성장하면서 손이 올라가는 충동이 스모킹 건이 되어버린다. 그렇게 싫었던 부모의 행동을 자신이 그의 자녀에게 똑같이 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엄마건 아이건 마음의 돌봄은 꼭 필요한 것이다. 


둘째 장에서는 건강한 몸이 건강한 마음을 만든다는 주제다. 너무 익숙한 말인데, 그 내용 중 건강한 양육자가 되기 위한 세 가지 방법(운동, 건강한 식습관, 수면의 질 높이기)이 눈에 띈다. 셋째 장, 지금 여기, 엄마의 마음 챙김, 핵심 대목인 듯하다. 넷째 장, 엄마의 삶에서 나의 삶으로, 흔들리지 않는 부모가 된다는 것, 한 번뿐인 삶에서 후회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의 삶은 잘살고 있는 걸까, 문득문득 떠오르는 생각들, 내가 나와 내 주변을 돌보고 배려하면서 사는 걸까, 사람들과의 관계는 잘 하는 걸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를 서운하게 한 건 아닐까, 이런 정도의 자기성찰의 삶이라면 건강한 삶을 끌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딱 맞을 정도가 좋을 듯하다. 그런데 경계가 모호해지고, 생각이 상황에 따라 널뛰기 시작하면서 찾아오는 불안,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 이 또한 복잡한 마음이려니. 지은이는 초등학교 학생과 부모들의 세계를 들여다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이 책에 담았다. 건강한 청소년으로 자라줘야 할 텐데, 이런 환경을 만드는데, 엄마는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지은이는 충분히 괜찮은 엄마가 되려면, 첫째 괴로움에 빠지지 않은 삶, 둘째,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삶, 셋째 감정과 생각에 휘둘리지 않는 삶, 넷째 삶의 가치를 통해 본질 속에 사는 삶을 끌어내야 하고 흔들림 없이 유지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아이와 엄마의 상관관계 속에서 바라보는 괜찮은 엄마는 이런 네 가지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아마도 네 번째의 엄마에서 내 삶으로 전환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엄마 


아이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보는 엄마, 엄마 눈을 통해서 세상을 보는 아이, 어느 것이 먼저랄게 없다. 엄마는 아이의 눈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순수하게 보는 것이 바로 마음 챙김이다. 즉, 현재 일어나고 있는 경험들에 대해, 어떠한 판단도 하지 않고 의식적으로 주의를 집중하는 것이다. 이런 엄마의 눈을 통해 아이는 어른을 신뢰하고 세상의 따뜻함을 느끼며, 안정을 찾는다. 놀랍게도 아이의 눈은 심리치료 기법의 하나인 ‘마음 챙김’과 닮아있다. 


아이를 키우며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법


자녀에 관한 판단을 멈추고 제 생각을 가만히 들여다보라고, 또 자녀의 기질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자신의 감정을 전체가 아닌 한 부분으로 인식하라고, 이 말은 혹여 엄마가 아이를 소유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대리만족의 도구로 여기는 것은 아닌지, 늘 경계하라는 말이기도 하다. 아이는 태어나면서 절대적인 독립인격체다. 아이 키우기를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엄마는 아이를 키우지만, 아이는 엄마를 한층 성장하게 만든다. 


지은이의 현장, 임상경험을 통해서 지켜본 사례들이 심리학이란 필터에 걸러져 알갱이만 글 속에는 녹아들어 있다. 한편으로 잔잔하게 높낮이 없이 들리는 조용한 목소리처럼 마음 글로 다가온다. 


이 책은 이미 충분히 괜찮은 엄마를 그려놓았다. “충분하고도 괜찮은” 이란 표현은 완벽함이 아니라 그걸 의식적으로 목표로 삼을 필요조차 없이, 아이들 통해 마음 챙김을 하는 과정에서 이미 충분히, 괜찮은 엄마가 될 수 있고, 된다는 말이다. 엄마 대신에 아빠를 넣어도 또 사회생활 속 어른이란 자리에 있는 그 누군가를 넣어도 될 듯하다. 꽤 보편성 있는 이야기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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