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칼호에 비친 내 얼굴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3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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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新)몽골로이드 한국인 얼굴과 문화


작고한 이어령 선생은 연구자로서, 작가로서 쉼없이 활동하신 분이다. 문학과 문화 특히 문화에서는 한일문화 비교로 많은 일본사람사이에서 유명인이 되기도 했다. 선생의 저작 <축소지향의 일본인>과 <하이쿠로 일본을 읽다>, 이어령식의 일본사회와 일본인에 관한 분석인데, <축소지향의 일본인>의 일어판은 일본 중고서점에가도 쉽게 눈에 띄는 책일 정도로 많이 팔렸던 책 중 하나였다. 


선생은 한·중·일의 문화에 관한 하나의 “관(觀)”을 가진 고수였다. 20대 때부터 신문에 글을 쓰고, 연구하고 가르치는 등 부지런하다. 그를 그답게 만든 것은 바로 한국문화론, “한국인 이야기”(전 4권),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전 6권) 등, 한국인의 원류와 문화를 천착해 온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책<바이칼호에 비친 내 얼굴>은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3권이다. 이를 김태완이 엮어낸 것이다. 이어령 지음, 김태완 엮음의 형식이 됐다. 


바이칼호에 비친 내 얼굴의 다시금 읽어야 하는 이유


김태완은 이어령 선생의 2주기를 맞이하여 한국인의 얼굴 원형을 찾아서 인류가 아프리카에서 나와서 갈라지면서 <별의 지도>(천, 天), <땅속의 용이 울 때> (지, 地), 그리고 이 책이 인, 人에 해당하여, 천지인이 완성됐다고 말한다. 아울러 선생이 남기신 유고와 저서에 관해 말을 보태어 출간해도 좋다는 허락과 당부가 있어, 이 책을 엮었단다. 


이 책은 6부다. 1부, 위대한 한국인 얼굴의 대장정, 여기서는 경주 신라 고분과 시베리아 스키타이를 들어, 시베리아에서 내려왔음을, 남방계와 북방계의 몽골로이드 등을 다룬다. 2부 인간의 얼굴은 문화의 얼굴, 3부, 미소로 본 한국인의 얼굴(선사의 미소로 시작하여 불상의, 천년의 탈의, 장승의 각 미소를 풀어놓는다. 4부 한국 미인의 얼굴, 5부 아름다워지려는 욕망과 모험 유전자, 6부 흐르는 눈물, 빛나는 눈빛, 


외모 지향, 욕망, “애는 한국 애처럼 안 생겼어요”가 칭찬?


애는 한국 애처럼 안 생겼어요라는 말이 의미심장한 칭찬으로 자리매김한다고, 코는 오뚝하고 눈은 쌍꺼풀이 진 아이를 보고 “아이가 참 서양 애 같다”라는 말을 들으면 엄마들은 속으로 뿌듯하게 생각한다고, 왜?, 서양을 닮고 싶어 하는 욕망인가, 이미 미디어 홍보판의 기준이 그렇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윤곽이 뚜렷하면 카메라를 잘 받아서다. 또한 코스메틱 시장, 이른바 화장품 시장을 휩쓴 한국제들, 화장품이야 원가의 수 십배의 이익이 생기니,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하지만, 선전 또한 막대한 돈을 쏟아부어야 하고, 유행을 타니, 쉼없이 개발하지 않으면 밀려나기도 하는 시장이다. 


얼굴, 인간의 타고난 얼굴은 완전하지 않은 불균형이다. 일종의 카오스(혼돈)인데, 이의 질서를 잡는 것이 코스모스, 카오스를 코스모스의 세계를 바꾼다는 의미가 화장, 화장품에 담겨있다. 인간의 부족함에 채워 완전하게 만드는 것이 아름다움이요 조화다. 불상의 미소가 그렇고 탈의 미소가 그렇다. 


발상의 전환을, 내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화장을 하는 것, 나를 위장하고 가면을 쓰는 게 아니라 나를 보완하고 진실한 소통을 위한 수단으로써 화장한다. 화장을 하는 것이 가면을 쓰듯, 나의 민얼굴을 가려 거짓된 얼굴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냐, 아니냐에 따라 화장 문화 역시 달라진다. 외모에 집착하는 현상은 효율과 생산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사회병리적 풍조 때문은 아닐까? 라는 진단 또한 경청할 만하다. 


화장과 성형의 평가와 그 양면성


화장을 페르소나, 가면으로 본다면, 거짓된 얼굴, 민얼굴, 쁘띠(부분) 성형이라도, 쌍꺼풀수술이라도 해서 자신감이 생긴다면, 이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외모지상주의의 이중성을 눈여겨 봐야 한다. 동전의 양면처럼, 나를 조화롭게 예쁘게 보이고 싶은 것은 동물 세계 수컷들의 전유물이 아니라(자손을 퍼뜨리기 위해 암컷에게 구애를 해야 하니, 어필 포인트로서 화려한 외관이 필요했다), 인간 여성 역시 그러하다. 왜 그럴까, 남성우월주의 사회, 가부장제도 아래에서, 규방의 얌전한 규수라는 말을 들어야 했던 시대가 바로 그런 사회문화적 가치관이 질서였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 예뻐지고 싶은 것이 본성이 아니라 사회문화적으로 그렇게 가치가 두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은?, 이어령 선생의 본질에 관한 이야기 “나를 보완하고 진실한 소통을 위한 수단으로써 화장”에 그 연장선에서 성형에 관한 견해도 위와 마찬가지다. 페미니스트적 관점에서 보자면 이의제기가 있겠지만, 


얼굴이 잘생기고 못생기고가 대수인가?


얼굴이 잘생겼다 못생겼다는 판단 기준은 무엇인지, 아무튼 이는 별론으로 해두고, 이전에 아웃 오브 아프리카, 즉 인류탄생 그리고 이동 경로, 그곳 환경에 따라 진화된 인종, 백인을 뜻하는 코카소이드는 캅카스(코카서스)산맥 부근에 이르른 사람들, 이를 경계로 동, 서양을 나누기도 하지만, 이보다 먼 여정으로 시베리아 북쪽으로 올라가 바이칼호 근처에서 혹독한 추위를 견디며 살아남은 몽골로이드, 아예 아프리카를 떠나지 않고 그곳에 눌러앉았던 니그로이드, 자 이렇게 보면 무엇이 우월한 것인가, 또 무엇이 열등한 것인가….


선생의 한국인 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자연환경에 따라 각자 삶을 이어온 흔적이 얼굴이 남아있는 것이다. 코가 높고 뾰족하고, 코가 낮고 마늘처럼 생겼다고.


얼굴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 콤플렉스를 느끼는 사람들 보다, 그 사회가 그렇게 만든 것이다. 즉, 사람들 앞에서 자신감을 느끼게 해줄, 화장, 그리고 성형,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것이 갖는 의도적 전략을 구분할 줄 아는 지혜 역시 필요함을 선생은 그의 글 행간에 남겨두고 있다. 상징적으로는 지금 네 얼굴이 바이칼호에 비친 몽골로이드, 신(新)몽골로이드 얼굴이야, 꽤 멋지게 생겼잖아...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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