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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바꾼 전쟁의 역사 - 미국 독립 전쟁부터 걸프전까지, 전쟁의 승패를 가른 과학적 사건들
박영욱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2월
평점 :
과학사연구자의 눈에 비친 과학기술과 전쟁의 상관관계
심심치 않게 눈에 띄는 무기와 과학기술의 관계, 과학자와 기술자, 과학과 기술의 발달은 인류에게 늘 유용하다. 현상은 정반대일지 모르지만, 결과는 권력자와 지배층 그들이 속한 계급에, 경제든 과학기술이든 그저 하루가 힘든 무산계급에는 불안을 증폭시킬 뿐이다. 핵탄두, 잠수함, 초음속 스텔스 전투기가 인류를 멸망을 앞당기는 외에 무슨 이바지를 한단 말인가, 이런 생각이나 주장도 맞다. 인간의 본능인 호기심,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기후위기를 겪는 지구를 어떻게 할 것인지, 인류가 옮겨갈 우주 안에 공간은 있는지, 이 역시 과학기술과 인간의 상상력에 기댈 수밖에.
국회와 방위사업청에서 국방 정책과 행정을 경험한 지은이 박영욱은 이 책을 통해,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전문직업군으로 변하게 됐는지, 과학과 정치가 만나게 되면, 군대로, 공학으로, 군국주의 뒷받침하는 힘으로 작용하게 되는지, 세계 양차 대전이라는 전쟁놀음을 가능케 한 것은 무기, 이 무기를 개발이 가능한 인적 자원은 과학자와 기술자, 동전의 양면처럼 창조와 파괴의 만남을 연대기적으로 역사적 변천 과정을, 제국주의 시대, 영토확장과 식민지쟁탈전은 전쟁으로 이어지고, 승패의 관건은 강력한 화력과 무기의 대량공급체계다. 크름전쟁을 계기로 생겨난 군산복합체, 이는 후일 미국의 세계경찰을 자처하는 물적 배경이 되는데.
이 책에서는 이런 흐름을 24장으로 200년 동안의 근현대사 사건들을 다룬다. 전쟁과 냉전을 중심으로 살펴보는데, 역사를 이렇게 과학과 무기, 전쟁으로 접근해보는 시도가 흥미롭다. 특히 몇몇 역사적 장면에서 어떠한 시대적 맥락과 상황에서 과학이 군대와 전쟁의 영역에 본격적으로 등장,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지는 현재의 한반도 긴장 상황과 미, 일, 한의 군사동맹의 미래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가늠해보는 데 유용한 팁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현대 과학기술의 양면(이중성이랄까, 어두운 면)을 이해하고, 군대와 전쟁 역사를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었으면 한다는 집필 의도를 밝혔는데, 꽤 유용한 방법론이라 여겨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유념해야 것들은 모든 과학적 발견이 전쟁에 활용된 건 아니다. 또 과학적 발견이 전적으로 전쟁을 바꾼 것 또한 아니다. 과학이란 무엇인가, 과학자의 인류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과학자의 도덕책임을 논한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서커스, 2023), 과학의 명암, 이는 인류의 책임이라고, 단순히 과학자의 책임은 아니라고 견해를 밝히는데. 암모니아 합성의 성과로 1918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하버의 말을 깊이 새겨야 한다. “과학자는 평화로울 때는 세계에 속하지만, 전시에는 국가에 속한다.”라는 이 말을….
우연히 일어나는 전쟁은 없다, 무기 대량생산시스템은 전쟁의 원인?
포드주의는 군수 공장에까지, 유명한 테일러의 동작과 시간연구를 통해서 대량생산으로 체제 전환이 무기산업에도 영향을 군용차와 장갑차, 전차 등의 기동전 무기체제의 대량생산의 가능성을 열었다. 1차 세계대전은 군용차와 기동 무기체계뿐만 아니라 전투기나 함선 등 해양무기체계까지 본격적으로 대량생산 가능성 산업화시대 이들 무기를 소비할 수 있는 방식이 전쟁이었고, 이 현대 산업화의 산물이 세계대전 발발의 보이지 않는 압력과 요인이 됐다. 찰리 채플린의 영화<모던타임즈>에는 인간의 종속 노동을, 테일러주의와 포드주의는 인간과 노동을 규격화된 공산품 수준으로 전락시켰음을 보여준다.
과학기술이 돈이 된다? 치러야 할 대가 역시 크다
에디슨의 GE(제너럴일렉트릭)와 벨의 AT&T(전신전화회사)는 황금알을 낳은 거위가 됐다. 물론 인류의 생활 단계를 한 단계 올려놓은 시대를 열기도 했으니, 이런 과학기술은 돈을 버는 무형의 자산이 되기도 하지만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에서 살충제 DDT의 피해 등을 과학의 오남용이 미치는 환경문제를 지적한다. 이런 부작용은 과학기술이 돈에 눈이 멀면 어떻게 변하는지는 듀폰의 예에서 잘 보여준다. 이 회사가 개발한 나일론은(후일 이 회사의 프라이팬 코팅제로 쓰인 테플론 속의 화학물질 과불화옥탄산의 유독성이 2017년 법원에서 인정되기도 이를 다룬 영화 “다크워터스”) 철을 대신하게 된다. 인간의 의(복)생활 진전은 물론 군수품으로서 뛰어난 능력을 확인하게 된다.
전쟁은 더 나은 기술을 요구하고, 이에 부응하기 위해 기술향상을 이런 맥락에서 두 개의 학교가 눈에 들어온다. MIT의 공학과 캘텍의 기초과학이다. 과학기술이 돈이 되지만, 사람을 해치는 무기가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PG&의 실화를 다룬 영화 <에린 브로코비치>)전쟁은 화포와 폭탄으로 이루지는 게 아니듯 말이다.
그 밖에도 1, 2차 상쇄전략과 현대전, 뜨겁거나 차가운 전쟁(냉전), 네트워크 전, AI의 방향은 무기보다는 생활 속의 진전으로. 과연 한 방향으로만 기능하지 않을 것이라는 건 지은이도 충분히 알고 있을 듯하다. 동전의 양면, 인류의 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그 내재적 한계를 늘 일깨워야 한다. 하이젠베르크가 말한 과학자의 도덕적 책무와 하드가 솔직히 밝힌 과학은 평상시에는 세계평화를 위해서, 전시에는 당해 국가를 위해서라는 말이 긴 여운을 남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