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훅스 같이 읽기 - 벨 훅스의 지적 여정을 소개하는 일곱 편의 독서 기록
김동진 외 지음, 페페연구소 기획 / 동녘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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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훅스 읽기, 7명의 지은이가 일곱 색깔 무지개를 그리듯

 

페페연구소(페미니즘 페다고지), 페미니즘교육연구소, 원서로 읽는 페페스터디와 페미니즘 대중 서적을 읽는 페미북클럽, 이 책은 미국의 흑인 페미니스트로 인종과 성의 이중장벽을 뛰어넘기 위한 희망을 담은 벨 훅스의 책 7권을 일곱 색깔 무지개처럼 7명이 한 권씩을 읽고 색칠을 한다.

 

인종, 성차별의 경계는 “여자다운 여자의 신화‘ 가부장제

 

벨 훅스 같이 읽기는 첫번째로 독일에서 여성학을 공부했던 오혜민이 선택한 책<난 여자가 아닙니까>이다. 벨 훅스의 이야기를 전반에 적고 후반에는 자기 생각을 독일 유학 시절, 독일 여성정책을 강의한 여성학 교수의 인종차별과 편견, 이른바 ‘아시아’ 여성이란 도식, 참으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성차별에 대해서는 조언도 도움도 줄 수 있지만, 인종차별을 함께 이야기하는 순간,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현상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벨 훅스의 말처럼, 인종으로 흑인, 성으로 여성, 이렇게 섞인 흑인 여성은 스스로 지배자들의 논리에 빠져들어 자신들을 학대하고, 차별한다고(헌신하는 유모상과 그 반대인 사파이어), 흑인 남성에게 선거권을 줬을 때, 백인 여성 참정권 운동가들은 보통 선거권을 주장하는 대신에 흑인 남성에게 부여된 특권을 받지 못한 것이 백인 여성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한편, 이 책에서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은 흑인 여성에게 덧씌워진 사회문화적 고정관념, ‘여자다운 여자의 신화’와 ‘숙녀답지 않은’ 여성에서 벗어나기, 거친 들판에서 가정의 전업주부로 가부장제적 여성의 역할을 수용함으로써 억압적인 성차별 질서를 포용, 옹호했던 치밀한 구도다.

 

센 언어가 살아남는다, 억압자의 언어로 말하지 않으면 들어주지 않는 세상

 

그리고 두 번째로 미국 가서 공부하고 일본의 도쿄에 있는 다마가와 대학에서 공통어로서의 영어교육을 하는 김미소가 고른 책<벨 훅스, 경계 넘기를 가르치다>, 지은이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는 철학자 하이데거의 말을 인용하면서 한국어라는 집에서 모어와 모국어의 관계, 좁게는 경상도에서 서울로 와서, 서울말에 익숙해지려는 노력의 의미를 회상한다. 벨 훅스의 표현처럼 ‘표준영어’를 쓰면서 지배권력에 도전하는 무기로 지배자들의 언어를 그대로 쓴다.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의 세계에 균열을 낸다는 말이다. 벨 훅스의 경계 넘기를 가르치기는 책 자체가 주인의 도구를 가져와서 주인을 겨누는 예를 보여준다고 평했다. 응용언어학 연구자로서 김미소는 꽤 흥미로운 담론을 전개하는데, 우선 이 부분만 읽어도 좋을 만큼 알찬 내용이 담겼다.

 

계급에 대해서 말하기, 희망과 연대

 

세 번째 책은 김은지가 고른 <당신의 자리는 어디입니까>, 벨 훅스는 계급에 대해서 말한다. 왜, 누구도 단 한 번도 계급에서 말한 적이 없기에, 벨 훅스 자신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빈곤과 인종차별에 시달렸던 어린 시절 이야기에서 노동계급 출신으로 엘리트 코스를 거쳐 계급이동을 하면서 겪은 편견의 고통과 외로움을, 신자유주의의 도래와 함께 계급 내에서의 갈등, 각자도생의 시대를 안타깝게 바라본다. 빈곤층의 벗이던 좌파 지식인들조차 그들의 세계에서만 통용되는 언어 안에서 외부를 배척한다. 돈이 없으면 목소리도 빼앗기는 세상, 자본주의 아이들, 꼭 부자되세요라는 말, 지상의 절대가치는 돈이다. 돈이 있어야 비로소 얼굴도 구분된다. 빈민, 노숙인들의 얼굴은 구별되지 않는다. 구분되기 위해서는 뭘 해야 할까, 무표정한 얼굴에 희망의 빛이 돈다면, 얼굴이 달라질 것이고, 구분될 것이다. “희망” 그리고 연대,

 

네 번째 책은 조은이 선택한<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다섯 번째, 레일리가 고른 <올 어바웃 러브>, 여섯 번째 초등학교 교사인 장재영은 <벨 훅스, 당신과 나의 공동체>를 골랐다. 이 시대 각자 다른 위치에 있지만, 촘촘하고도 교묘한 여성혐오가 배어있는 사회문화 속에서 희망을 찾으려 한다. 자신의 교육 실천을 돌아보면서 벨 훅스가 했던 것처럼 지배적인 구조와 문화에 도전하는 힘을 얻는다. 마지막으로 일곱 번째는 페페 연구소 대표 김동진은 국내에서 소개되지 않은 책<본 블랙>을 선택했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 속에서 누구나 자기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벨 훅스란 이름은 어머니와 할머니 이름에서 따온 것이며, 일부러 소문자로 쓴 것은 자신의 이름보다는 책 내용을 봐달라는 소망을 담았다고, 아무튼 그랬다고 한다. 벨훅스의 ”제국주의적, 백인우월주의적, 자본주의적 가부장제“에 모든 것이 담겨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촌철살인의 짧은 문구가 이 책에 담긴 내용을 응축시켜 드러내 보여주고 있기에 말이다. 벨 훅스의 책을 매개로 일곱 색깔 무지개를 본 듯하다. 벨 훅스의 톺아보기에 이어서 또 다른 이의 글을 이른바 입체적으로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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