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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한 사람을 죽이지 않고 없애는 법
안드레아 바이드리히 지음, 김지현 옮김 / 온워드 / 2024년 1월
평점 :
개자식은 멀리하는 게 건강에 이롭다
참 재미있는 책 제목이다. 지은이 안드레아 바이드리히는 독이 되는 사람과 자기 의심이라는 주제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자기 행복을 위한 심리적 공간, 마음의 여유를 의미하지만, 기실 우리는 늘 이런 여유로운 공간을 그리면서도 마련하지 못한다. 어느 정도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맘 편히 유유자적한 삶을 꿈꾸지만, 현실에 얽매여, 아니 자기에게 얽매여, 벗어나질 못한다. 왜 그럴까?
이 책<지긋지긋한 사람을 죽이지 않고 없애는 법>, 미련 없이 그 누군가를 마음에서 지워버려?, 남의 일이 아니라 내가 그리고 우리가 그렇게 산다. 항상 지긋지긋한 사람이 한두 사람쯤은 주변에 있게 마련이니, 여덟 명의 등장인물은 우리다. 늘 주변을 신경 쓰고 살아야 하는 건 인간의 본능 중 하나다. 소크라테스의 아내 크산티페는 ‘악처’라고 알려졌지만, 소크라테스 같은 천하의 백수를 데리고 살아주는 것만 해도 감사해야 하지 않을까, 소크라테스는 한술 더 떠서 뭐가 짖는다고 일일이 대꾸하면 못살지 그저 그런가 보다 하는 것이. 그는 이런 지긋지긋한 아내의 잔소리를 담을 공간을 만들어뒀음을 의미한다. 기실, 크산티페는 오히려 현자였을지도, 소크라테스에게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었으니, 당대 사람들이 마주한 현실과 부대끼며 살아가야 하는 삶이 어땠는지, 또한 그것을 어떻게 느끼는지를 아주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었으니, 그의 아내는 그에게 훌륭한 교사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를 스스로 옭아매는 것으로부터 탈출
악연이라는 말, 내가 너를 만난 게 참으로 악연이라고, 악연이든 인연이든 관계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은 자연스레 옷장 속에서 잠자기 마련이고, 아무리 낡고 후줄근해도 내게 맞는 옷만 찾게 되는 게 또 자연스러움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선택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는다. 머리보다는 몸이 먼저 움직이기에 그렇다. 지은이가 말하는 건 아마도 선택인 듯싶다.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 스스로를 옭아매는 것은 아닌가?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아까워서 버리지 못하고 옷장 안에 넣어두는 것은 어떤 의미로든 그 옷의 존재가 나를 옭아맨다. 옷장을 열 때마다 괜히 비싼 돈 주고 샀다는데, 나에게는 어울리지 않은걸 왜 샀지라며…. 의식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말이다. 그런데 과감하게 이 옷을 내다 버린다면, 시원하다 옷장을 열 때마다 그 옷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니, 정신건강에 좋다는 말이다. 이렇듯, 관계도 깔끔하게 정리하면 될 일, 그게 말처럼 쉽냐? 그래서 여기에 등장하는 이들의 대화를 통해 나를 투사하거나 대입해서 생각해보면, 즉 나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끄집어낸다.
지은이 말처럼 개자식은 멀리하는 게 건강에 이롭다.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듯, 안 되는 일을 두고 남의 탓을 하지 말고, 되는 일을 찾아라. 변하는 것도 변하지 않는 것도 모두 자신의 선택이다. 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너 자신, 곧 자중자애하라는 말이다. 도덕경 72장에 실린 구절을 보자, (전략) 是以聖人自知不自見(시이성인자지불자견) 그런 까닭에 성인은 아는 것으로 자족할 뿐 그것을 나타내어 보이려 하지 않으며, 自愛不自貴(자애불자귀) 스스로 자기를 사랑하기는 하지만 스스로 존귀하게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故去彼取此(고거피취차)스스로 귀하게 대우받음을 버리고, 스스로 자중자애한다.
바로 이것이 관계를 보는 지은이는 생각인 듯하다. “자중자애”, 나를 사랑하고 아끼라, 세상의 중심은 나다. 하지만,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점도 아울러 알아야 하지만, 그게 좀처럼 쉽지 않으니, 산너머 산이다. 인생이란 본디 첩첩산중인 것을...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