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생태 경제학 - 커피는 어떻게 콜롬비아 국민의 삶이 되었나 한국외국어대학교 부엔비비르 총서 3
조구호.추종연 지음 / 알렙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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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생태경제학

 

생태경제학이란 열쇳말로 커피를 분석하는 흥미로운 발상에 우선 이 책을 펼쳤다. 생태경제학은 지구 생태적 한계 안에서 인간의 경제가 존재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해왔다. 경제는 지구 한계 안에서 머물러야 하는 동시에 윤리적이고 사회적인 목표에 복무하는 방법으로 작동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콜롬비아 사회에서 커피는 바로 이런 생태경제학의 원칙 안에서 공정무역을 통해 그리고 평화협정을 통해 맺은 평화의 밀알로써 작용한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겠다.

 

한국의 커피 수입량이 많은 국가 중 두 번째가 콜롬비아다. 중남미 역사가 그렇듯, 유럽 열강에 침탈당하고, 찢기고 발겨진 이들 국가의 역사 속에 커피가 남아있어, 경제 형편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조금은 나은 듯하다. 커피 소비국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한국, 3,000원짜리 김밥, 6,000원 짜리 짜장면(지금은 올랐지만)을 먹고 4,500원짜리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이른바 중독자다. 커피를 사 먹는 돈이 아깝지 않다는 사람, 한겨울에도 아이스아메리카노만 고집하는 사람, 커피를 사랑하는 한국 사회의 모습이다.

 

이 책은 지은이들은 콜롬비아에서 학위를 했거나, 외교관으로 중남미에서 오랫동안 그리고 콜롬비아 대사까지 역임한 사람이다. 이른바, 지(知) 콜롬비아파라고 해야 할까,

 

커피 4대 원종과 콜롬비아커피, 죽어도 아라비카지

 

커피의 4대 원종은 캔 커피 바깥에 쓰인 로부스타(세계생산량의 30%가량) 보통 남성적이라고, 아라비카는 여성적이라 하는데 어떤 사람은 아라비카를 원두커피의 다른 이름처럼(아무래도 생산량의 60~70%를 차지하니) 생각하기도 한다. 이는 청주의 한 상표인 정종을 청주의 또 다른 이름처럼 여기는 것과 같을 정도다. 우리가 오사케라 부르는 것 말이다. 이렇게 유명한 종에 리베리카를 합쳐서 3대 원종, 거기에 하나 엑셀사(조금은 생소한 듯)를 더해 4대 원종이라 부른다. 아라비카의 아버지는 로부스타다. 어머니는 유게니오이데스 품종의 커피나무에 로부스타 품종의 화분이 옮겨붙어 생긴 것이라고 한다. 콜롬비아는 아바리카 품종만을 고집한다.

 

전쟁을 통해서 확산한 커피

 

이티오피아에서 커피를 만병통치약으로 여기듯, 예전에는 전투필수품이었다. 커피의 각성과 에너지 보충 효능이 있다. 그전에는 전투식량으로 쓰기도 했단다. 스페인 식민시대 커피 경작 적합지로 안티오키아가 알려지면서 커피산업의 중심으로 세계를 휩쓸기 시작한다. 식민시대에는 지주들이 넓은 땅의 커피농장을 운영했지만, 지금은 콜롬비아에서 나온 대부분 커피는 1~4헥타르(대략 3천 평에서 1만2천 평, 논으로 한 마지기를 200평으로 보면 15마지기에서 60마지기의 농가다) 영세농이 재배하며 가난한 임금노동자들이 수확한다. 그러면 이들이 받은 커피 가격은 도시 커피값의 1%, 4,000원이면 40원꼴이다. 물론 중간에 유통과 여러 단계의 가공을 거쳐야 하기에 가격이 그렇게 되지만, 커피지배농이 떼돈을 버는 게 아니라는 점은 확실해졌다.

 

콜롬비아 커피 지배의 생태

 

커피의 최대생산국은 브라질, 베트남, 콜롬비아 순이다. 콜롬비아가 안고 있는 문제는 불안정한 커피 생산량과 생산성이다. 원인은 우선 기후변화로 콜롬비아 커피 생산지가 해발 2천 미터 이상으로 올라간다. 둘째로는 병충해 피해의 확대, 중남미가 커피의 세계산지가 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커피 녹병(커피의 구제역이라고 부른다) 때문이다.

 

19세기 후반 당시의 커피 산지였던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일대의 농장을 초토화한 탓에 중남미로 옮겨오게 됐다. 셋째는 커피나무의 노후화, 다섯째 농가당 평균 커피 경작지 감소, 여섯 번째, 농촌 인구의 고령화, 콜롬비아의 상징적인 농산물 커피, 적어도 이런 여섯 가지 이유로 커피산업이 흔들린다. 여기에 커피는 지력소모가 많은 작물이라 적합한 토지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는 점 또한 고려해야할 듯, 물론 지은이들은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공정무역 커피

 

세계 커피의 약 60%는 라틴아메리카에서 27%는 아시아와 오세아니아에서, 13%는 아프리카에서 지배된다. 이들 지역은 모두 소득수준이 낮은데다 국제 경제의 불공정한 커피 가격, 경작 비용 증가 등으로 커피 농장의 수지타산은 하강 곡선을 그린다. 이 가운데서도 커피는 식품회사에는 확실한 이익을 생산자에게는 그렇지 못하다. 공정무역은 커피 농가가 공정하고 안정적으로 생산비를 충당할 정도의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측면에서 지속이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커피산업은 그 지역의 정치, 경제, 사회구조를 좌지우지한다. 역사적으로 식민시대의 커피산업은 원주민과 아프리카 노예의 노동력 착취를 통해 지탱해 왔으며, 독립 이후에는 주변 개발도상국 출신 노동자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면서 성장해온 것이다. 커피 단일 경작은 노동착취와 토지 강탈을 심화시켰다. 한때 스타벅시즘으로 상징되는 커피 맛의 획일화와 몰개성화, 공정무역을 외면했던 스타벅스 등에 대항하여 생긴 물결, 즉 제3의 물결은 커피 경작자들과 직거래를 하며 커피 품질향상을 지원하고 그들이 생산한 커피를 최고 수준의 가격으로 산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처럼,

 

사회적 기여와 커피

 

반세기 동안 지속됐던 콜롬비아 내전의 종식과 함께 평화를 일구는 과정에서 커피는 밀알 역할을 한다. 평화협정으로 무장 게릴라들은 총을 내려놓고 커피농장에서 일한다. 전쟁으로 희생을 당한 가모장(여성가장)들이 커피를 통해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 있다.

 

아무튼 커피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콜롬비아 사회를 떠받치는 경제, 한국으로 말하자면 고품종 쌀농사와 같은 것으로 이해해도 좋겠다. 쌀농사는 아무리 지어도 벼락부자가 되기는 어려우니 말이다. 그저 먹고사는 정도, 그나마 가격이 미치는 사회적 영향력 때문에 쌀값은 늘 이슈이기 하지만, 평당 수백만짜리 땅에서 나온 쌀이 이자에도 못 미친다. 이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아무튼 커피라는 매개를 통해 콜롬비아의 문화와 커피 공정무역의 의미를 인식할 수 있어 다행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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