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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의 심중일기 1 - 혁명이냐 죽음이냐 그의 진짜 속마음은?
유광남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12월
평점 :
이순신의 심중일기
마음속에 가두고 꿈꿨던 생각들, 머릿속에 그렸던 세상, 누군가에 들키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누군가에게 들켰으면 하는 마음, 세상을 갈아엎어 “민” 주인 된 대동 세상을 만들자고 선동하는 것인가, 무혈, 역성, 대동혁명을.
작가 유광남은 이 책<이순신의 심중 일기>을 팩션이라고 했다.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이순신을 언급한 기록의 행간에서 그를 소환하여, 정유년 일본군과의 격돌현장으로 데려다 놓고 말을 하게 한다. 난중일기는 보이기 위한 것이고 내심은 심중일기에 적었던 그이 생각들을,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 이순신과 어릴 적에 같이 자랐던 서애 류성룡과 행주대첩의 권율, 그의 사위인 병조판서 오성 이항복, 조선인 어머니를 둔 항왜장수 사야가 김충선, 김덕령의 정혼자, 후금의 누르하치의 딸과 다른 주인공인 선조와 광해,
작가는 이순신을 소재로 글쓰기 자료를 찾던 중, 임진년 왜와 싸움 중에 이순신에게 투항한 철포장수 사야가를 발견한다. 그의 이야기를 전작 소설<사야가 김충선 1~3>에 담았다. 소설<심중일기>은 선조가 부산에서 군사를 움직이는 가토 기요마사를 치라는 명령을 내리는데 이순신이 출전을 하지 않아 항명죄로 감금되었던 1597년 정유년의 34일간 기록이다. 작가의 전작 <이순신의 반역>(스타북스, 2011) “이순신의 장계는 누가 숨겼을까”를 다시 쓴 것이라고 해야 할 듯하다.
이순신의 선조 이 균의 정치적 맞수, 백성을 등에 업은 이순신을 죽여야만 내가 산다?
선조는 왜군 간자의 말을 듣고, 이순신에게 출전을 명했다. 영특하고 교활은 선조에게 왜의 이간계는 통하지 않는다. 선조는 이간계에서 이순신을 제거할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선조, 그는 누구인가 조선이 왜에 침탈당하자 조선을 버리고 명으로 망명하려 했던 그 수치스러운 기억, 백성들은 다 알고 있다. 이들의 임금을 향한 원성이 얼마나 컸으면 그의 장자 임해군 부자를 잡아서 가토 군에게 넘겼을까, 땅에 떨어질 때로 떨어진 왕에 대한 기대는 분조를 이끄는 광해군에게 미래의 희망이라는 모습으로 옮아간 지 한참이다. 좌불안석에 불안, 망상이 엄습해오는 상황에서 선조 이 균 앞에 놓인 선택지는 별로 없다. 명예 회복을 위해서는 백성의 신망을 한 몸에 받는 이순신을 없애야 한다. 선조에게 이순신은 왕권을 위협하는 적일 뿐, 그 무엇도 아니다.
의금부 옥에 갇힌 이순신, 항명죄의 이유를 밝히려는 추국, 국문은 간신 좌의정 손으로, 소설은 의금부 옥 앞으로 모여들어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백성들의 묘사에서 시작한다. 그 뒤로 하나둘 나타나는 도원수 권율, 영의정 류성룡 당대의 최고 실력자들이 이순신의 석방시위 대열에 끼어있다. 역성혁명의 시작이다. 이것은 “꿈인가”, 사야가는 아버지처럼 모시는 주군 이순신의 세상이 열리기를 바란다. 아니 백성들의 세상, 자력 국방의 강건한 조선을 만들 사람을 세우려 한다.
사야가는 옥에 갇힌 이순신의 구명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닌다. 국면의 전환인가, 이순신은 선조의 출전 명령을 받자, 왜군의 의도와 조선 수군의 전략을 설명하는 장계를 올리는데. 그 장계만 있으면, 이순신을 살릴 수 있다. 군왕의 명령에 항명하지 않았음을 밝히는 결정적 증거였기에, 그런데 장계가 사라졌다.
이순신은 정탁의 상소로 풀려나오게 되지만, 34일 동안, 오락가락하는 그의 심경, 잠들면 꿈에 혁명군의 모습이, 깨어나면 조선의 체제가 현실로 그의 앞에 다가와 있다. 류성룡, 권율 이들 조선의 충신이 역성혁명 따위를 인정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고려의 포은 정몽주를 비롯한 삼은(三隱, 목은 이색, 야은 길재, 요즘에는 길재 대신 도은 이숭인을 포함하기도, 모두 모아 사은이라 해도 좋을 듯하지만)은 고려의 충신으로 의리를 지켰다. 후대 조선의 사림파로 이어지는 이들의 후예들, 이것이 당대 유교의 의리다. 이런 역사를 지켜본 이들에게 역성혁명의 후과는 감내하기 어려운 것일지도 모른다.
주인공 이순신과 그의 내면의 이순신인 사야가
사야가는 조선을 굴러가게 하는 지배이념 “유교”(종교)에 관해서 제대로 몰랐다. 아니 잘 알았을지도 모른다. 뼛속까지 유교를 신봉하는 이들의 세계를, 이를 지키는 것이 곧 나와 내 가족의 안위를 지키는 것임을, 왕이 누구이든 관계없다. 사대부와 양반이 지배하는 체제 자체가 그들에게는 중요할 뿐이었기에, 반역의 대가가 참혹했다. 삼족을 멸하는 보복의 질서가, 사야가는 일곱 살 때부터 전장을 누볐다. 적군의 대장만 잡으면 전쟁은 끝이다. 백성은 그저, 장기판의 말일뿐, 그런데 조선은 다르다. 절집의 승려가 창을 잡고 활을 거머쥔다. 백성이 곡괭이를 들고, 의병이 나서서 전쟁을 치른다. 조선이라는 체제가 아니라 내 가족이 죽임을 당하기에 나선다. 죄 없는 백성이 희생되기에 승려가 절간을 뛰쳐나와 중생을 구제한다. 사야가에게 조선, 선조, 그리고 이순신은 어떻게 이해됐을까?
한편으로 사야가는 전혀 새로운 체제와 질서를 꿈꾼다. 조선은 갈아 엎어버려도 된다. 자기 자식을 돌보지 않는 부모는 필요 없다. 부모·자식 간의 의리를 저버리는 것은 부모와 연을 끊어도 좋다고 여긴 것일까, 비약일 수도 있다. 아무튼 사야가에게 조선의 국왕은 무능 그 자체이며 그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백성은 불행하다. 그래서 이순신의 혁명을 꿈꾸는 것일까, 지략으로 전쟁을 이끄는 리더십에서 군왕의 자질을 본 것인가? 사야 가는 어쩌면 또 다른 이순신인지도 모른다. 사야기를 통해서 이순신 안에 잠들어 있던 이순신이 깨어나고, 내면의 이순신은 사야가의 입을 통해 자신의 또 다른 심중일기를 쓰고 있는 것인지도,
이 심중일기의 후속으로 백의종군하는 이순신, 심중일기에 등장하는 후금의 공주는 이순신의 조선·만력제의 명· 도요토미의 일, 삼국 전쟁으로 이어가는 끈이 된다. 그렇다면 심중일기의 이야기는 34일간으로 끝난 게 아니다. 다만, 혼돈의 꿈에서 현실로,
이순신이 옥에서 풀려나와 백의종군으로 전쟁터로 돌아간 이후 벌어지는 이야기는<이순신 제국1-3>(유운하/유광남,스타북스,2014)에서 펼쳐진다. 역사에서 가정, ~ 만약에는 없지만, 있다면 지금 우리는 어떤나라에 살고 있을까?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