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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생활
루이즈 글릭 지음, 정은귀 옮김 / 시공사 / 2023년 12월
평점 :
시골 생활
루이즈 글릭은 2001년 아홉 번째 시집 <일곱 시절>을, 2006년에는 열 번째 시집<아베르노>을 내놓은 후, 많은 문학상을 받는다. 글릭은 상을 타기 전과 크게 다를 바 없이 작품활동을 2009년 열한 번째 시집<시골 생활>을 출간한다. 이 시집에는 표제작 ”시골 생활“외 40편이 실려있다. 소소하게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시간, 겨울에서 봄으로 오는 시간을 불러들이고, 사그라질 듯하다 다시 온기로, 따뜻함으로, 불로 일어난다.
옮긴이 정은귀는 이 시집을 "잔혹 동화 속, 어떤 달을 만나는 일"이라 표현했다. 시골생활 속에 나온 달의 의미, "달"을 "시"로 바꿔 읽는 것이다. 평범하고 고단하고 별 것 없었던 하루의 끝, 반복되는 일상에서 늙어가는 것만 유일한 미래로 남은 이의 하루 끝에 달이 있는데, 그 달은 죽어있지만 늘 다른 것인 척한다는 것이다. 잔혹 동화의 '잔혹'은 비참과 절망의 잔혹이 아니다. 여기서 방점은 '동화'다. 그 안에 희구와 갈망이 있다. 그래서 잔혹 동화라는 이름 붙인 것이다.
”피로“에서는 자신이 가진 것이 마땅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하루 종일 일을 해야한다. 한낮 목이 마르지만, 지금 그만두면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노동의 이유를 말한다. 노동 끝의 피로, 그는 짐승처럼 일하고 또 기계처럼 아무 감정 없이, 하지만 그 유대는 결코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 비록 대지가 여름 열기 속에서 거칠게 반격한다고 해도...
인생, 내 삶을 증명하기 위해, 내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 한낮 더위와 목마름에도 일을 멈출 수없다. ‘노동’과 피로, 참기 힘든 고통을 견뎌내면 여름이 간다. 이렇게 끝나고 대지는 딱딱해진다. 끊임없는 활동이 그치면 모든 게 굳어진다. 이렇게 반복되는 삶은 “불타는 이파리“, ”한여름”과 ”타작“ 그리고 마지막 시인 시골 생활로 끌어간다.
표제작 ”시골 생활“
모든 인간을 기다리듯이, 나를 기다리는 죽음과 불확실성, 그 그림자들이 나를 평가한다. 한 인간을 파괴하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긴장감의 요소는 유지될 필요가 있다. 옆집 여인을 등장시킨다. 어머니가 아픈 옆집 여자. 그녀가 일요일 어머니를 위해 기도할 수 있도록 그 집 개를 산책시킨다. 산책길에 보이는 풍경들, 옆집 여자는 시인 자신이기도 하다. 나는 그녀가 성모님을 믿는 식으로 산을 믿는다. 어떤 때는 안개가 절대로 걷히지 않기도 하지만, ”사람마다 자기 희망을 다른 장소에 저장하는 법“.
”나는 수프를 만들고, 나는 와인 한 잔을 따른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처럼 나는 긴장한다. 곧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소년 혹은 소녀, 한 가지는 확실하게 결정될 것이다. 더 이상 둘이 아니다. 어렸을 때, 나는 이걸 예상하지 못했다. “나중에 해가 지고, 그림자들이 모여서 밤을 위해 막 깨어난 짐승들처럼….
시는 평범한 일상을 반복한다. 수프를 만들고 와인을 따르고 음악을 듣고, 달이 뜨고 지고...어렸을 때 나는 이걸 예상하지 못했다. 나중에 해가 지고 그림자들이 모여서…. 밝은 일상, 해가 지고 달이 떠오르고, 식탁에 오른 저녁, 밖은 어둠이 깔리고 그림자가….
삶의 명암을 밝음과 어두움, 환희와 행복, 그리고 고통과 절망이 둘이 아닌 하나임을 말한다. 그리고 이 어둠 속을 지나서 간다. 어둠이 내게 자연스러운 것처럼. 고요하고 평온하게 날이 밝아온다. 마치 내가 이미 어둠의 한 요소인 것처럼,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