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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여성 과학자의 초상 - 편견과 차별을 넘어 우주 저편으로 향한 대담한 도전
린디 엘킨스탠턴 지음, 김아림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12월
평점 :
소행성 8252 이름은 엘킨스탠턴
소말리아 엘알리 운석에서 새로 발견한 광물에는 엘킨스텐토나이트라는 이름이 붙었다. 지은이 린디 엘킨스탠턴이 얼마나 대단한지 책날개에 쓰인 이력만 봐도 화려하다. 박사학위를 어디서 받았는지, 나사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따위는 관심 밖이다.
이 책에 꽂힌 것은 “질문은 내가 캄캄한 어둠 속에서 팔을 뻗어 주변을 이해하는 방식이었다.”라는 문장 때문이다. 이 책<젊은 여성 과학자의 초상>, “초상”은 (비춰지거나 생각되는) 모습이란 뜻이다. 지은이가 젊은 날의 자기 모습을 되돌아 봤을 때, 불확실, 불안정하였으며 차별과 편견이 가득한 했다. 그 런 세상을 향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자신의 지평을 넓혀왔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 추천사를 쓴 한국의 두 사람, 인공위성을 만드는 물리학자 황정아 천문연구원과 씨네21의 기자이며 작가인 이다혜, 그리고 외국의 유명인사, 워싱턴포스터, 사이언스지가 주목한 것은 이렇다. 여성으로 온갖 장애를 뛰어넘어, 십수 년이 걸리는 소행성탐사 프로젝트까지 성사시킨 여성과학자의 인생, 과학과 삶은 묵직하게 지은이의 이야기를 끌어가는 두 축이라고. 여성을 위해 다양한 일자리를 만들고 여성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한다.
이는 대단히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 여성이라는 점을 왜 강조할까?, 여전히 여성은 남성과 동등하지도 않으며, 차별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지은이의 탁월한 업적이 여성들의 일자리와 참여의 기회를 만들 거라는 전망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조금은 꼬꼬무다. 어디까지나 이 책은 여성과학자의 젊은 날의 초상이기에 그 시대의 역경은 성차별일 뿐만아니라, 인종차별에 관한 인지가 낮은 시대였다. 아무리 인간존엄을 외쳤더라도.
우주탐사 성공 뒤에 숨은 인물, 흑인 여성 수학자들을 기억하는가, 1960년대 흑인 여성들의 유리천뚫기를 그린 영화 ‘히든 피겨스’ 이들이 성공한 배경을 보자. 당시는 흑인 여성에게 팍팍한 시대라, 누군가 성공하지 못하도록 서로 끌어내려도 모자란데 이들은 경쟁하지 않고 상대방을 기꺼이 끌어올려줬다. 바로 이 대목이 지은이가 세상을 대하는 태도가 아닐까 싶다.
MIT에서 질문한다는 건 자신의 무지를 드러내는 것
지은이는 어렸을 때부터 탐험가의 모험담을 즐겨 읽었다. 80년대 MIT에 들어간 여학생도 별로 없었던 시절, 학교가 아니라 교수의 세계에 일원으로 들어가야 했다. 당시 MIT에서 여학생들은 다들 어느 순간 배려받아 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으며, 사실 실력이 충분치 못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마도 미적분학을 가르치던 교수 역시, 지은이를 그런 케이스로 생각했을까?, 남학생과 여학생은 질적으로 차이가 있는가? MIT에서 질문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무지를 의미했다.
이미 알고 있거나, 즉시 스스로 깨우쳐야 한다는 기대, 즉 그래야 한다는 분위기였다. MIT에서 질문은 세상을 바라보는 돋보기가 아니라 누군가를 찌르는 검이었다. 지은이는 질문에 천착한다. 질문을 해야 또 다른 세계가 열리기 때문이다. 그런 것을 무지의 증명이라고, 어쩌면 무지하기에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지은이는 제대로 이해했던게 아니었을까,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함께 아이디어를 내고 협업을
지은이가 탁월한 점은, 그가 대학을 MIT처럼 여성은 그저 장식품으로 취급하던 80년대 캠퍼스 분위기를 해쳐 나왔다. 그리고 그로브 교수 같은 이들을 만나, 열심히 배우고 성실하게 연구를 했다. 그가 기억하고 싶은 않은 경험을 살려, 비판적 사고와 협력적 문제 해결에 깊이 고민했다는 점이다. 집단의 모순을 그저 혼자서 탈출했다고 눈감아버리고 외면해버린다면,
변화는 질문에서라는 그의 사고와 뚝심과 끈기로 팀을 이끌며 우주 탐사의 길에 나섰다고, 그 험난한 과정을 담은 회고록이라고,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세계의 양식 있는 이들은 이 과학자의 역량과 성과를 칭찬하며 기념해주었다고. 이렇게 간단히 정리해버리기에는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
대다수 우주 프로젝트는 과학자들 대부분, 그리고 그 밖의 사람들 대부분이 익숙지 않은 장기간의 헌신이 필요하다. 시간과 규모, 프로젝트 경쟁 선발에 참여해 몇 년 동안 일하다가 최종선발 조에 들어갔지만 결국 다른 프로젝트가 선정되고 팀은 순식간에 해체된 경험을 극복할 정신력이, 그래서 지은이가 모두에게 찬사를 받은 것이다. 여성과학자라는 이유보다는 우선 과학자로서, 그리고 여성이라는 악조건 속에서 꿋꿋하게 버텨온, 그러나 일단 어느 지점에 도달하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지만 이런 악조건 속에서 꿈을 접어야 했던 뭇 여성과학자들이 지은이 성공의 저편 그늘로 마치 산 그림자처럼 다가온다.
데이비드 W.브라운 <미션>의 저자만이 제대로 지은이를 평가한 듯하다. 투지와 우아함이 담긴 감동적인 이야기이자 변화하는 시대의 리더십에 대한 매혹적인 연구, 재능있는 이야기꾼인 지은이는 우주 탐험에 대한 회고록을 넘어 우리가 이 자구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한 통찰력 있는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이 회고록은 역경을 딛고, 함께 도전하는 혼자 성공을 독차지하려고도 하지 않고, 그의 시선은 늘, 학창시절에 느꼈던 남성 중심 사회에서, 인종차별 사회로 또다시 직업 세계 속에서 차별로 그렇게 확장되어감을 이른바 차별의 원천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탁월한 과학자이며 자신의 삶 또한 자신 있게 꾸려나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끊임없이 질문한다. 그는 질문의 힘을 제대로 이해한 듯하다. “왜, 왜, 왜” 3번이면 스스로 답을 찾을 기회가 생긴다. 도요타자동차가 일개 시골의 미래비전도 없었던 회사에서 당당히 세계 기업으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진원(眞原=진짜 원인)에 접근하려는 태도 때문이었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