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지문
이동규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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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좁게 알면 인공지능에 먹힌다

 

이동규의 두 줄 칼럼 100선, <생각의 지문>, 번뜩이는 지혜의 지은이답게, 생각의 지문(指紋), 물론 지은이가 말한 지문은 손가락의 그것을 말한다. 지문이 같은 사람이 없듯, 생각하는 방식과 내용이 획일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아무래 흡사해도 조금은 차이가 드러나기 마련이니까,

 

이 책 생각의 지문을 지혜의 글(智文)이라 해석하련다. 지문(指紋)은 독자적사고라는 것을 강조하는 듯하지만, 지문(智文) 곧 지혜로운 문장이라 새기면 모든 이와 공유하는 것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다. 지은이의 두 줄 칼럼, 여기에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있는 것은 필시 지식이 아닌 지혜일 것이다.

 

인공지능은 가능해도 인공지혜는 불가능하다

 

지능과 지혜의 참뜻을 알기에 구분 지어 쓴다. 이 한 줄에 모든 게 담겨있다. 즉 지능과 지혜의 근본적인 차이, 평범 속에 일반문장 속에 누구도 생각지 못한 촌철 표현은 지혜의 표상이다. 끊임없이 진원(眞源)을 찾아 헤매던 가운데 자연스레 보이기도 드러나기도 한 것들이다. 그 만큼 절실하면 같은 사물이라도 달리 보인다. 지은이의 표현대로 두 줄이 추구해온 창조는 ‘최초의 생각’ 태초 사고라 생각할 수 있어 진원(진정한 원천 혹은 원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책은 특별한 영감으로 초대로 시작해서 위대한 사람들의 시대로 끝맺는다. 내용은 성찰편(1부), 관찰편(2부), 그리고 통찰편(3부), 우리는 성찰, 관찰, 통찰(省察, 觀察, 洞察)의 차이를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까? 뭐 이런 의미에서 조금 불친절하다. 읽기 위해서는 국어사전을 펼쳐놓고 낱말의 본래 뜻과 다른 뜻을 잘 살펴야하는 수고로움이 있지만, 두 줄의 아포리즘을 음미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여기에 실린 100편 중, 지금 당장에 와 닿는 열쇳말로 겸손, 부분이 아닌 전체, 그리고 지금도 갈등, 분쟁, 대립이 평화로 바뀌기를 바라는 염원으로 이 셋을 보련다.

 

성찰(省察) 편 “겸손” 진짜 고수는 힘이 있을 때 “겸손”한 사람이다. 이른바 “된 사람”

 

“고개를 숙인다고 겸손은 아니다

겸손은 머리의 각도가 아니라 마음의 각도다”

 

자, 이렇게 보면 공익광고문구와 뭐가 다른지 구분하기 어렵다. 이현령비현령인가, 카피라면 느낌과 그 해석은 보는 이에게 맡기겠지만, 여기에는 무슨 사연이 있는지를 말하는 것, 지식과 사색의 아포리즘이다. 지은이는 겸손을 어떻게 생각하나, 우선 자기 성찰이다. 감사가 하늘을 만나는 방법이라면 겸손은 사람을 만나는 방법이다. 진정한 겸손은 깊은 자신감에서 빈 그릇이 고개 숙이는 것은 겸손이 아니다. 그가 인용한 <오만과 편견>의 작가 제인 오스틴의 말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하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든다.” 동서고금의 보편적 진리다.

 

관찰(觀察) 편 “나무를 사지 말고 산을 사라”

 

“다양성만큼 강한 건 없다

최우수 병사만으로 뽑은 군대가 이긴 적이 없다.”

 

해불양수(海不讓水)로 해석을 곁들인다. 한비자가 말한 것인데 바다는 강물을 마다하지 않고 태산은 홀과 돌이 좋고 나쁨을 가리지 않고 다 받아들였기에 그 높음을 이룬 것으로 "포용"을 강조한 말로 2023년 변호사 들이 신년 사자성어로 뽑은 것이기도 하다.

 

동종교배는 기형이 나온 것은 자연의 거듭된 경고다. 조직의 순혈주의는 구성원의 자율과 창의를 박탈하게 마련이다. 작은 목수는 좋은 나무만을 골라서 사지만, 큰 목수는 산을 산다. 크건 작건 곧건 굽건 다 제 쓸모가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우유상종, 끼리끼리, 메이리방에서 외치는 소리는 마치 모든 세상의 소리인양 들린다.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할 빠지기 쉬운 함정이기에,

 

통찰(洞察) 편 “전쟁과 평화”

 

“전쟁을 각오한 자만이 평화를 얻을 수 있다

평화는 강한 자의 전리품이다”

 

평화란 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분쟁을 평화로운 방법으로 다루는 능력이다. 이 지혜로운 글이 레이건이 한 말이라니, 적이 당황스럽다. 평화란 본래의 의미(평온하고 화목함, 전쟁, 분쟁, 갈등이 없는 상태)를 역설적으로 풀어낸다. 전쟁은 적을 속이는 게 아니라 아군을 속이는 것이다.

 

이 책에 실린 주제어들, 염치, 거짓말의 색깔, 이판사판, 전략적 사고, 검은 코끼리, 합격과 용의 눈물…. 촌철살인이라 부르련다. 지식과 사색은 지혜로 이어지고, 깊은 성찰을 통해서 나를 되돌아보고 반성하며, 깊은 관찰을 통해 사물과 현상을 살피고, 통찰을 통해 사물의 본질을 꿰뚫는다면, 결코 실패할 일은 없을 것이다. 성공은 어떠한지 몰라도.

 

엉뚱한 발상은 갑자기 나오는 게 아니라 부단한 노력 끝에 우연히 지식과 지식 사이의 그 무엇으로부터 솟아 나오는 샘물처럼….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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