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상동물 - 동물은 왜 죽여도 되는 존재가 되었나
김도희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11월
평점 :
정상’동물
정상(正常, normal) 동물이 뭐야, 가난한 동물, 노동하는 동물은 또 뭐고, 적이 당황스럽다. 아주 낯선 표현이라서, 동물에게 어울리는 표현은 귀여운, 영리한, 불쌍한, 사나운 또는 맛있는 이 어울린다. 다른 생물 및 모든 물질과 구별되는 유일한 존재라는 자만심(자연의 사다리, 동물 종들이 인간이 신과 가장 가까운 최상위에 위치하는 선형적 위계로 배열돼있다는 것, 이른바 먹이사슬의 정점이라는 생각) 때문에 생물 다양성에 무관심하며, 아예 인식조차 희박하다. 지은이 김도희 변호사는 동물권을 주장한다. 동물은 고기가 되기 위해 태어나지 않았다고, 동물과 함께 사는 법들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한다.
인간중심주의로 인간중심주의를 해체
인간 중심주의이론으로 세상을 보면 인간은 지배자다. 만물의 영장이라면 생물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이는 크뤼천의 말한 “인 간세”와 같은 맥락이다. 인간이 지구상의 유일한 존재이며, 이성을 가졌고 고통과 쾌락을 느끼기에 동물과는 다르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거꾸로 묻는다. 인공지능은 인간과 비슷해서 인권과 유사한 권리를 갖는 것인가?,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동물, 자연(물)에 권리능력을 부여하여 권리를 인정하자는 입법례 또는 법원의 판결이 나오고 있다. 뉴질랜드에서는 테우레웨라 국립공원과 환가누이강에, 남미에서는 오랑우탄과 침팬지의 권리능력을 인정하는 사례들도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핵심적인 내용을 보자. 우선 구성은 6장 체제다.
고통받지 않을 권리 너머
여기서는 동물의 담론이 제러미 벤담의 공리주의와 이를 이은 피터 싱어<동물해방>(연암서가, 2012)로 이어지는데, 지은이는 이를 너머 저편을 바라본다. 공리주의자들이 말하는 고통과 쾌락을 느껴야 한다는 전제,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권리능력을 받을 수 없는 것인가?, 이는 인간의 잣대로 재단하는 것이다. 돌고래의 지능이 서너 살 아이 수준으로 고통과 쾌락을 느끼기에 다른 동물과 달리 취급해야 한다는 것은 그 사고 자체가 인간중심이라는 것이다. 놀라운 생물 세계의 이야기를 다룬 오네 R. 파간<술 취한 파리와 맛이 간 돌고래>(엠아이디, 2023)에서 꽤 많은 동물이 고통과 쾌락을 느낄 줄 안다고 한다면, 이들에게도 권리능력을 인정해야 하는 게 아닌가?,
동물을 대리한다는 것은 가능한가,
꽤 레디컬한 질문이고, 도전이다. 이점은 마사 누스바움은<동물을 위한 정의>(알레, 2023) 에서 동물들은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지위를 갖지 못한다고 적고 있다. 학대에 대항하는 투쟁에 도움을 준다고 주장하는 이론들조차 동물의 삶을 위한 투쟁에 대한 부적절한 시각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어 심각한 결함을 갖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동물의 삶에 관한 정확한 관점을 바탕으로 법에 적절한 조언을 제공하는 철학 이론을 제공함으로써 상황을 전환하고자 한다.
지은이 역시 동물의 의사를 대리한다는 것의 의미와 좋은 대리의 조건은 무엇인지 동물을 ‘인간으로 만들기’ 위한 분투에서 동물의 행위를 대리하기까지를 사례와 함께 살핀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일하는 동물과 동물원, 수족관, 복지원 보호소는 뭐가 다른가?
동물이 빠진 자본론은 무효라고 주장하며, 자본주의 체제가 보이지 않게 자본주의를 지탱해온 동물을 어떻게 수탈하고 그것을 은폐했는지를, 특히 동물원, 복지원, 보호소, 동물원과 수족관과 닮은 복지원과 보호소를 살핀다. 감시와 통제의 공간에서 박탈된 것은 야생성만이 아니라 시설에 갇힌 존재들이 고통받고 방치되는 구조는 인간의 그것과 닮았다. 5장 동물권과 포식의 정치에서는 내가 먹은 것이 나 자신이라는 포이어바흐의 말처럼, 파탄 난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비거니즘을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6장에서는 위기의 시대, 동물과 공생하기는 기후 정의와 동물, 노동, 젠더, 빈곤, 난민, 평화가 어떻게 만나는지를 보여준다. 동물정치는 지구를 공유하는 생활자로서 동물과의 관계를 사유하는 것으로 위기가 시대의 실존 문제이며 동물과 인간 사이의 인식을 넘어서는 것이다.
지은이는 동물정치까지 언급한다. 인간의 처지에서 동물과 어떤 관계망을 설정하느냐에 따라 지구공동체 구성원들의 삶의 양상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동물에 대한 정치는 동물에 의한 정치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동물권 논쟁 동물정치는 존재자의 존재론이기도 하지만 주체의 윤리학이기도 하며, 타자의 정치학이다.
정상동물은 그저 평범한 보통의 동물, 마치 인간처럼 말이다. 안락사, 공장사육, 수많은 이슈가 존재한다. 이 책에서 드는 많은 사례의 지향점은 생물 다양성을 인정하고 인간이 인간다움을 회복하는 것이 동물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이 책은 동물권, 동물의 법적 지위, 동물정치, 비거니즘 등의 사회적 담론을 제기하기에 충분한 다양한 쟁점을 언급하고 있다. 인간중심주의 사고에서 생물다양성관점으로의 전환 등 꼭 한 번은 읽어야 할 중요한 책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