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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다움 - 인간다운 삶을 지탱하는 3가지 기준
김기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1월
평점 :
인간다움은 곧 인간의 도리
아이고 저 인간 봐라. 인간 같지 않다. 개만도 못한 인간, 저런 것도 인간이라고, 차라리 개가 낫다는 말이 낯설지 않다. 인간 같지 않다는 말은 “인간다움”이 없다는 것인데. 이는 인간다움에 대한 인지 부조화 상태에 놓인 현대인의 모습이다.
이 책<인간다움>은 지은이는 인식론과 심리철학 연구자다. 그는 인간다운 삶을 지탱하는 3가지 기준 혹은 세 개의 축과 기둥으로 “공감” “이성” “자유(자율)”를 든다. 그는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말에 의구심을 가진다. 인간중심주의이론으로 세상을 보면 인간은 지배자다. 만물의 영장이라면 생물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이는 크뤼천의 말한 “인 간세”와 같은 맥락이다. 인간이 지구상의 유일한 존재이며, 이성을 가졌고 고통과 쾌락을 느끼기에 동물과는 다르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제 맘대로 자연을 훼손해놓는 것은 지배자일 뿐이라고 말이다.
요즘 동물권을 주장하는 <정상동물>(김도희, 은행나무, 2033) 론이다 <동물을 위한 정의>(마사 누스바움, 알레, 2023) 등에서 주장 점과 맥락은 같지만, 논점 자체가 왜 인간은 인간다워야 하는지를 고대 서양철학에서 근대, 현대에 이르는 과정에서 공감(기원전 6~7세기)과 이성에 관한 인식(6~7세기) 그리고 자유(자율)(14세기 이후)에 즉 개인의 존재가 인정되기까지, 이들 세 가지의 기둥은 각각 수천 년을 거쳐 형성된 것이다. 이것을 잃어버리면 인간이 인간이 아니게 되니.
동물과 사람을 구분하는 ‘인간다움’
국민을 쾌락만 추구하고 고통을 회피하려는 본능적 욕구에 메어 있는 존재라고 했던 과거 교육부 관료의 발언에 사람들은 개, 돼지 취급했다고 분노하고, 모욕을 느꼈다. 인간이 동물과 어떤 점에서 구별되는가, 동물과 다른 인간다움은 어떤 품성에 기인하는가,
환경문제를 보면, 인간이 우월하다는 생각은 옹색해진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야생동물의 개체군이 최소 69%가 감소했다고, 화석연료 과용과 이로 인한 온난화로 생태계는 파괴됐다. 그런데도 세계의 국가들은 나 몰라라 하며 오직 자신들의 이익을 취할 뿐이다. 산업이 자연을 파괴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면 산업이 가져다준 편안함에 안주하기 어려워진다. 아직 존재하지도 않은 후손들까지도 우리 공동체를 구성하는 존재로 여기면서 생각의 지평을 넓히는 것이 인간다움의 징표다.
인간다움을 이루는 공감, 이성, 자유(자율)의 세 기둥, 지금 어떤 도전을 받고 있는가?
인간다움은 재능과 지식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즉, 품성을 말하며, 된 사람을 뜻한다. 다른 동물에게서 발견할 수 없는 특별한 능력 때문에 인간이 인간다워지는 것이 아니다. 이런 능력을 인간을 우수하게 만들어 줄지언정 사람답게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공감은 인간이라면 당연지사처럼 남의 고통을 보면 함께 아픔을 느끼는 게 정상이라는 당위와 관계에 따라 대응 양태가 달라지기도 하지만 편파적이라는 중요한 장애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연민 또한 그렇다. 관계에 따라 눈을 감아버리거나 외면해버리기도 하니, 이 또한 늘 당연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이성, 우리 안의 기준이 흔들릴 때 필요한 힘이다. 공감이 편파적으로 작동하면 이성은 이에 경고한다. 즉 공정하지 않은 행동 규범이 비합리적이라는 생각은 이성에서 나온다. 내로남불이 그 전형이라 하겠다.
자유는 통제와 억압에 길들여질 때 잃어버리는 인간다움, 유명한 조지 오웰의 소설<1984>에 등장하는 빅 브러더는 구성원들의 기억과 생각을 조작해 자신이 원하는 이념에 저항 없이 따르도록 길들인다. 전체주의로 몰아가며 인간을 마치 로봇과 같은 상태로, 이런 유의 인간을 인간답다고는 하지 않는다. 즉 자율성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자율적인 삶은 본능과 습관에 얽매이지 않는다. 그러면 삶을 자율적으로 만들어간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인간다움은 적극적 의미의 자유, 즉 자율을 포함하는데, 사람답기 위해서는 이웃을 나와 같은 귀한 존재로 여겨야 하며, 이 마음이 외부의 통제 때문에 수동적으로 받아들여진 것이어서는 안 된다. 스스로 성찰을 통해 자발적으로 수용돼야 한다는 말이다. 소극적 자유든 적극적 자유든 모두 포함된다.
인간다움이란 공감을 연료로 하고 이성을 엔진으로 삼아, 자율적으로 공동체적 규범을 구성해 공존하는 성품이라 정리할 수 있다.
이 책은 이 인간다움의 탄생과정을 고대, 인간은 만물의 지배자인가, 왜 그런가, 고대의 인간다움을 논한 소크라테스에서 아리스토텔레스를, 그리고 중세 차가운 이성과 뜨거운 의지의 아우구스티누스 시대정신을 살핀다. 인간의 내면세계 확장, 존엄한 인간을 위한 전환기이기도 하다.
지은이는 근대, 개인의 탄생, 현대의 AI 시대까지를 포괄하는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천착하면서, 인간이 사람답게 산다는 의미는 시대마다 조금씩 각도를 달리할 뿐, 보편적인 사고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