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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인생 수업 ㅣ 메이트북스 클래식 14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강현규 엮음, 이상희 옮김 / 메이트북스 / 2023년 11월
평점 :

삶에 활력을, 살아갈 힘을 주는 아포리즘
아포리즘은 작자불명의 이온(俚諺)이나 속담처럼 널리 사용된다는 공통점이 있으면서도 작가의 독자적인 창작이며 또한 교훈적 가치보다도 순수한 이론적 가치를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이들과 구별된다. 경구, 잠언, 격언, 금언이라고도 한다. 이 책에서는 “아포리즘”으로 표기한다.
이 책은 쇼펜하우어의 행복과 인생, 인간관계의 본질 그리고 학문과 독서, 독자적인 사고의 본질 등에 대한 직설적인 조언을 담은 안내서로 원제는<소품과 부제> 이다. 1851년에 출간됐다.
이 책은 2부(1부 행복론, 2부 인생론) 15장, 157개의 아포리즘으로 이뤄졌다. 행복론은 삶의 지혜를 위한 아포리즘, 우선 그는 인간의 행복에 영향을 주는 것에 대해서 논한다.

인간의 운명을 가르는 세 가지 인생 자산
인간의 행복에 영향을 주는 것들에 대하여(1장)서 맨 처음은 “인간의 운명을 가르는 세 가지 인생 자산”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인간 생활의 자산을 외적, 영적, 육체적인 것으로 나누었는데, 쇼펜하우어는 여기서 3이라는 숫자만을 가져와 인간의 운명을 가르는 결정적인 차이는 세 가지 인생 자산에 따르는 것임을, 첫 번째 범주는 인간을 이루는 것, 넓은 의미의 인격을 의미하여 여기에는 건강, 힘, 아름다움, 기질, 도덕성, 예지와 그 함양이 들어있다. 두 번째 범주는 인간이 지닌 것, 일반적 의미에서 재산과 소유물, 세 번째 범주는 인간이 남에게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 남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 남에게 어떤 인상을 주는가이다.
인간을 이루는 것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의 내면에 존재하는 것이다. 첫 번째 범주 인간을 이루는 것에서 고려해야 할 점은 자연 스스로가 인간들 사이에서 어떠한 차이점을 만들었는가, 하는 사실이다. 인간의 행복은 인간이 지닌 것과 남에게 드러내 보이는 것보다 본질에서 중요한 것은 인간의 행복은 그이 내면에 존재하거나 생겨나는 것임이 확실하다. 인간의 느낌과 의지, 그리고 생각의 결과인 내면의 편안함 또는 불편함이 자리하고 있다. 외부상황 자체는 그저 그런 감정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 불과하다.

쇼펜하우어의 아포리즘 속에 담긴 진실은 순수한 이론적 가치를 말한다. 시간이 얼마나 흐르더라도 변함없는 보편성을 갖는다. 냉혹한 독설처럼 들리겠지만 “행복의 범위는 미리 정해진 그의 본성에 의해 결정된다.” 마치 독설처럼 들리는 “정해진 그의 본성” 은 결정됐고 이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하는 듯하다. 그는 현재와 현실이라는 절반의 객관적인 부분의 운명의 손아귀에 있는 것이고 그 나머지 주관적인 부분은 바로 우리 자신이기 때문에 본질에서 바뀌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가 가질 수 있는 행복의 범위는 미리 정해진 개인적 특성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기에, 아끼는 존재를 행복하게 해주려는 굳은 결심도 우리 본성과 인식의 한계 안 머물러 있다는 말이다.
이어서 인간이 지닌 것 재산과 소유물에 남에게 드러내 보이는 것, 그리고 우리 자신에 대한 우리의 태도에 대하여 보자.
남에게 드러내 보이는 것과 우리 자신에 대한 우리의 태도
즉, 남에게 평가받기 위해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 덜 행복하게 사는 것이 행복하게 산다는 진짜 의미라는 이유는, 남의 눈을 의식하지 마라, 남이 뭐라고 하든 내 마음이 끌리는 대로 남의 의견에 너무 많은 가치를 부여하지 말라, 남의 의견에 관한 관심이 걱정을 만든다. “우리의 인생을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게 하자” 이는 뒤에 말하는 인간이 남에게 드러내 보이는 것에 대해서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노자의 말씀과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구석이 있다.
즉,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은 ‘나’다 고로 나를 아끼고 사랑하라. 나를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이 남들인들 사랑하겠는가, 이른바 “자중자애”다. 공자의 시선은 내가 아닌 그 누구다. 이른바 멘토, 본보기를 설정하고 그를 모범으로 삼고 닮고자 한 탓에 개인의 특성은 물론이고, 능력과도 관계없이 추수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자신의 삶이 아닌 그야말로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이다. 성공했다는 사회적 평가를 받지 못하면 열등감과 자긍심이 떨어지는데, 인생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는 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곧 세상의 중심은 ‘나’이며, ‘나’는 귀중한 존재라는 자각이다. 이로써 자존감이 높아지고,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아마도 쇼펜하우어의 남에게 평가받기 위해 인생을 낭비하지 말라는 것은 내가 내 인생의 주인공을 잊지 말라는 말을 강조하고자 함이지 않을까,

어찌 보면 동양사상과도 맥락이 통하는 쇼펜하우어의 아포리즘은 고전 속의 한 문장과 비슷하다. 한자를 풀어쓴 것처럼, 일시적인 명성, 거짓된 명성에 취하지 말라. 이는 소인배 행동을 하지 말라는 말이다. 그리고 무언가를 행하고 만들고 배우면 끔찍한 무료함에 빠지지 않는다. 이들 말들을 엮으면 중문이고 긴 문장이 된다. 외부의 강제가 오기 전에 자기 강제로 그것을 방지하라. 자신을 늘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자세를 일컬음이다. “자기성찰”, 그리고 미래지향적으로 생각하라는 말도 빠뜨리지 않는다. 이미 일어나버린 불행한 사건은 더는 생각하지 마라.
쇼펜하우어의 아포리즘은 깊은 사고를 통해 나오는 보편성이랄까, 촌철살인 “우리의 모든 불행은 혼자 있을 수 없는 데서 비롯된다.” 인간의 무리생활 본능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필요하다. 이것이 사회를 이루며, 그 안에서 자각과 정체성, 다른 사람과의 관계 맺기 등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데, 이런 것은 정도를 넘지도 부족하지도 않아야 한다. 최인호의 소설 “거상 임상옥”에 나오는 계영배처럼 절제와 균형을 잃지 않도록 자기성찰을 해야 한다. 덜 불행하게 사는 것이 행복이기에….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검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