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보크
라문찬 지음 / 나무옆의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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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보크가 의미한 것, 몰락을 불러일으킬 판도라 상자인가

 

드보크는 공작원들이 공작금이나 장비를 전달할 때 쓰는 무인함이 열쇠인가, 라문찬(羅文燦)찬란한 문장을 펼쳐놓는다는 뜻인가, 작가는 일부러 한자를 나란히 썼다. 에드거 앨런 포를 흠모해 이름을 따서 썼다는 어떤 작가처럼 말이다. 작가는 한국 학생운동의 급진성에 관한 연구논문 등을 통해 NL과 PD라는 양대 진영을 6.10을 지나 90년대 초반까지 학생 운동사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주요 등장인물 여당 의원으로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동희와 국회의원 경석, 그리고 학창시절에 그의 연인 미영, 그녀의 남편이 성찬, 이들의 대학 시절부터의 인연, 소설의 시작은 시골의 허름하고 인적이 끊긴 폐농장의 한쪽에서 5명의 젊은이가 조선 공산당입단선언을 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한 남자가 누군가에게 전화하면서 입금이 되었는지를. 월간조선의 새내기 기자에게 제보하기로 하다, 은행 앞에서 노상강도를 만나 죽는다.

 

월간조선의 대기자 조갑제를 연상케 하는 인물과 함께, 한때는 중앙정보부였고 전두환집권 이후에는 안전기획부, 지금은 국가정보원이라는 정보기관은 대간첩. 이들은 정권교체기 대선 시기마다 구설에 오르는 집단이다. 뉴스 속, 인혁당 재건이니 하는 지하당 사건, 소설 속 대기자의 말처럼, 용공조직, 용공조직을 과장하는. 그리고 용공 조작 대체로 용공조직을 적절한 시기에 늘 과대 포장하여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젊은 날의 초상, 지금 그들은

 

한국 학생운동의 격랑 속에서 지금 87 체제의 변혁중심에 섰던 386세대(30대로 80년대 대학을 다녔던, 60년대 생을 이르는 말이다)는 586을 지나 펜티엄급으로 현실 정치에 뛰어들었다. 진보정당을 만들자는 진영과 기존 정당에 들어가 개조 운운하는 진영, 세월이 흘러 이들은 한국 사회의 미래를 짊어질 지도층 인사들로, 한때 학생운동을 거쳐 주사파였다가 전향?, 우리 사회에 좌파와 우파가 있기나 한 것인지, 강단으로 갔던 이들, 하루 아침에 대기업에 입사하여 출세를 생각하는 이들은 레닌주의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이들은 젊은 날의 치기와 꿈을 꾸는 것은 자유라고, 한 때, 공산주의, 사회주의에 대한 호기심과 열망이 없는 이들에게 젊음이 있다고 할 수 있겠냐는 뭔 말인지도 모를 자기합리화를 늘어 놓고 떠나는 선배들, 총학생회장 출마, 정치권 진입이 그리 단순한 경로였나, 소설은 단순도식화 시키고, 프락치사건 또한 스케치 수준의 배경 설명은, 등장인물들은 어떤 심리적 갈등을 겪었는지에 대한 묘사들 뭔가 부족함을 느낀다. 소설이 소설이어야 할 그 무엇이 빠진 듯함을,

 

아무튼 세상사 새옹지마라 했던가, 경석과 성찬, 동희 그리고 미영의 청춘시대, 드보크는 어떻게 이들과 연결되는가?, 경석이 죽음을 앞둔 미영의 병실을 왜 뻔질나게 드나드는가, 드보크 안에 결정적인 뭔가가 숨겨져 있는 것인가? 이동희의 대선 후보의 꿈도, 경석의 국회의원직이 날아갈 만큼의 핵폭탄급인가,

 

소설의 얼개로서 남북분단 이후 한반도 현대사의 불행한 역사가 트라우마가 되어 지속하는가, 소설의 마지막 반전, 어떻게 읽어야 할까? 작가가 고민했다는 대목이기도 하다. 펜은 칼이다. 단번에 적의 심장을 찔러 죽일 수도 있다. 작가의 작품으로 말한다. 어떻게 읽힐지까지 의도를 변명할 필요도 없다. 학문적 성과로서 논문과 문학작품은 다르니까 말이다.

 

드보크를 음미하면서, 그 시대. 거리를 휩쓸던 미래에서 온 희망, 그리고 그 희망 속에 숨겨진 인간의 욕망을 읽는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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