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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종이 2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3년 11월
평점 :

황금 종이를 돌보듯
이태하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한 선배의 말, 정치를 접고 시골로 내려간 그는 애초에 운동권 출신들의 기존 정당 입당을 반대했다. 운동권 정신의 변절이 필연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의 주장과 구상은 운동권 출신들이 대동단결하여 창당하고 총선에서 전국적으로 출마하여 50명에서 70명까지 당선자를 내면 새로운 판도의 정치판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순천이 등장한다. 지리산자락이 등장한다. 빨치산이 활동하던 “태백산맥”의 역사 속으로 이어진다. KTX의 비화, 노태우에게 정치자금을 안겨줬던 절반의 실패인 미완성의 고속철 도입, 지금까지 병통이다. 고속철도시대를 열었다고

정의도 좋고, 진실도 좋고, 양심도 좋은데 이젠 그만 실속 좀 챙기면서 살라고.
돈은 쓰라고 있는 것이다.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쓰는 법이 어찌 그리도 어려울꼬, 한 선배의 운동권의 처녀성은 살아 있었다.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된 농촌의 빈 일손을 메꾸기 위해 주로 동남아시아에서 고용허가제도 불러 들여온 노동력, 이주노동자들에게 제대로 임금을 주고, 인격적인 대우를 하자는 말에 농장주들은 반발했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고 농장주들을 향해 당신들이 주인으로 대접받고 싶으면 그들을 당신네와 똑같은 사람으로 대접하라고,

그래도 사람 사는 세상의 원칙은 남아있어야,
이태하는 그가 신채경 변호사로부터 받아 놓은 돈 5억을 헐어서 쓰기로 했다. 순결한 영혼에 상처투성인 영혼을 가진 신경훈 선배를, 얼치기 운동권 출신으로 변호사를 길을 걷고 있지만, 가슴 한쪽에 쌓인, 몰래 숨겨진 죄의식을 털어내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아내에게도 그리 원하던 돈을 안겨주기로 했다.
그리고 아득바득 돈을 찾아 헤매던 박현규가 죽었다. 그의 아내는 돈에 눈이 어두워 남편을 죽게 했다고. 이태하는 자신이 박현규와 같은 돈 많은 처지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황금종이는 말한다.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있을까, 있다면 세속을 초월한 사람이지 않을까,
과거, 현재, 미래의 한국사회의 모습은, 작가는 이 소설에 태백산맥에서 정글만리까지를 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저
조정래 작가의 <황금종이>는 매일같이 희망하고, 매일같이 황금종이가 찾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소시민을 비롯하여 돈이면 다 된다고 생각하는 재벌과 우리 사회의 변혁 운동을 해왔다고 자부하던 이들이 어떻게 무너지고 변질해 가는가, 그 추악한 모습에 이르기까지 지금 현재 한국 사회의 총체적인 모순을 해부한다.
황금종이라는 열쇳말이 누구에게나 두려운 존재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불가근 불원근의 황금종이, 작가는 80세다. 아마도 그는 마지막 작품이라고 작정하고 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 현실을 직시한다. 마치 강준만의 사회비평의 한 대목을 보는 것처럼 말이다.

해방정국과 한국전쟁 속 남북 간의 이야기를, <태백산맥>에 담고, 일제 강점기 하와이 이민의 서글픈 역사를 <아리랑>에, 한강의 기적을 노래했던 70년대, 연좌제에 걸려 희망을 잃은 이들의 이야기를 <한강>에 담았고, 중국과의 수교 이후 중국 시장 속에서 온 힘을 다하는 한국인의 모습을<정글만리>에 이제 이 모든 흐름 과거와 현재 그리고 다가올 미래의 모습, 우리는 뭘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그 길을 생각해보라는 작가가 던 지 화두가 <황금종이>다. 작가의 저력은 바로 이런데서 확인된다.
한국 사회의 자본주의 속으로 정치와 경제 틀 속에 등장하는 소시민도, 평범한 월급쟁이, 대재벌의 한쪽을 채우는 대학 시절 똑똑한 학생이었던 임원도, 운동권 출신의 변절자들도 정치판을 기웃거리는 386세대도 87년 체재의 한국을 살아간다. 모두 한 발을 자본주의에 걸치고서 말이다.
이제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이주노동자의 삶도, 지금의 한국 사회의 모습을 너무도 적나라하게 소설 속으로, 우리 시대의 글쟁이 조정래 작가, 소설 속에 그는 세상을 개혁하려는 개혁가다. 글이 무기가 된다함은 바로 그의 작품을 통해 느낀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