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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무해한 이슬람 이야기 - 천의 얼굴을 가진 이슬람 문명의 위대한 모험
황의현 지음 / 씨아이알(CIR) / 2023년 11월
평점 :
이슬람 세상 들여다 보기
중동(미들 이스트), 이슬람 세계, 중동이란 지리적 위치는 서구(영국에서 맨처음 그렇게 불렀지만)세계에서 볼 때 그렇다는 것인데, 중앙아시아와 동아시아 그리고 서아시아와 겹친다. 이슬람을 신봉하는 지역 지도로 보면 북아프리카도 들어가니, 아무튼 중동은 지리적으로는 북아프리카와 서아시아(흑해와 카스피해 사이에 있는 산악지대를 제외)를 가리키나, 현실적인 문화권에 기반한 용어로 쓰이는 경향이 있다.
대체로 무해한, 이슬람 이야기
이 책 <대체로 무해한 이슬람 이야기>는 지은이가 더글러스 애덤스의 소설<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서 지구는 ‘대체로 무해한’ 곳이라는 데서 따온 것이다. 이슬람 역시 대체로 무해하다는 뜻이다. 이슬람은 늘 평화의 종교였던 것은 아니지만, 광신과 폭력의 얼굴이 이슬람의 유일한 얼굴도 아니라는 것이다. 모든 것에 명암이 있듯, 이슬람 역시 양면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이해한다면 대체로 무해한 이슬람의 모습도 보인다. 이 책은 ‘천의 얼굴을 가진 이슬람 문명의 위대한 모험’이란 부제에 녹아있다.
이 책은 이슬람 종교의 탄생과 어떻게 중동이 아랍인과 무슬림의 땅이 되었는지, 그렇게 탄생한 이슬람 문명이 보여주는 다양한 모습을,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이슬람의 기원과 형성과정을 둘러싼 질문과 논의를 소개한다. 이 책은 지은이의 블로그<대체로 무해함>에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실은 글을 손질해서 엮은 것이다.
우리가 아는 ‘쿠란’의 비과학성, 비역사성을 어떻게 볼 것인가? 톺아보기
지은이는 서구의 풍부한 연구자료를 인용하여, ‘쿠란’에 관한 다양한 해석과 관련된 논의를 소개한다. 아무튼 핵심은 사람들은 항상 그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이슬람을 해석하고 실천한 때문에 쿠란 구절이 무엇을 말하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쿠란을 어떻게 읽고 해석하느냐라는 말이다. 읽고 해석하는 방식은 항상 변화해왔다는 점 또한 유념해야 한다.
쿠란은 언제, 어디에서 등장했는가?, 성경과 유대교 땅에서 등장한 쿠란, 양 종교와 이미 친숙했던 환경에서 태어난 것은 분명하다. 쿠란은 새롭게 규정된 것은 오래전 규정을 대체한다는 해석, 사라진 사람들이 쿠란에 남긴 흔적, 외경과 유대, 기독교에 영향을 받았다는 해석, 수정주의 역사학자들은 쿠란의 발생과 비역사성에 관해 문제제기를 한다. 예언자의 전승은 언제 쿠란에 포함된 것인가? 완스브로는 9세기에 현재와 같은 형태의 쿠란이 나타났다고 본다. 아랍 일신교의 경전으로서, 쿠란 주석, 예언자 전기, 초기 무슬림 공동체의 역사에 관한 기록이 9세기부터 등장한 것도 쿠란이 이 시기에 나타나 경전으로서 인정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순니파와 쉬아파, 군주가 노예가 되고, 노예가 군주가 되다
노예군(예니체리 등) 무함마드(무하마드)의 정통후계자들, 칼리프시대, 쉬아파는 알리를 정통칼리프로 보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이 장악한 왕조창설, 여기에 이들을 지키는 군대는 노예군단이었다. 200여 년 지난 후, 몽골침략으로 그 체제가 무너질 때까지,
지금의 이슬람 교리는 변화 중이라고 해야 할까?, 쿠란의 구절이 무엇이든 간에 이를 읽고 해석하는 것은 현재의 사람들이다. 이슬람국가(IS)는 이슬람의 다른 면이다. 대체로 무해한 이슬람의 대척점이라할까, 아무튼 또 다른 한쪽이다. 어느 쪽이 현실의 힘을 갖고 있는가 하는 것인가, 지하드를 대 지하드(진정 지하드)와 소 지하드(왜곡 지하드 혹은 광기의 지하드)라는 구분 또한 서구적인 것이 아닐까?, 호국불교라는 이름으로 승려들이 병장기를 들고 나섰던 시대, 이를 호국이라 할 수 있는가? 불국토에는 강역의 범위가 없을 터인데,
이 책은 이슬람 역사에 관한 수정주의 역사학적 관점과 몽골 지배로 이슬람이 오히려 확산했다고 본다. 쉬아파는 신의 진정한 뜻이 쿠란에서 완전히 드러나지 않았다고 믿는다. 따라서 쿠란을 문자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무함마드가 남긴 모범 그대로 따르는 것만으로는 신이 계시한 진정한 가르침과 규범을 완전하게 실천할 수 없다고 본다. 신은 이맘에게만 참된 진리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주었기에 오직 이맘만이 무슬림이 따라야 하는 올바른 규범을 정하고 판단할 수 있다는 점이 어쩌면 이슬람 세계를 이해하는 힌트가 될지 모르겠다.
여느 책과는 달리 이슬람과 무함마드의 이야기를 다루지 않는다. 이슬람 세계를 조감한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듯, 쿠란의 층위와 이슬람 세계의 문화와 경제 등을 톺아본다.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다. 동전의 한 면만으로 보고 모든 것이라 단정 짓는 것은 위험하다. 고정된 관념으로 획일화시켜 놓은 이슬람은 절대적 틀에 갇힌 것이다. 상대적이다.
그러나 이 세계도 변화하고 있다. 이웃사랑과 베풂의 자리에 자본의 논리와 돈이 차고앉았으니, 지금도 실험 중인 곳, 중동, 오일머니의 사우디아라비아는 화석연료 없는 세상을 대비하는 한편, 여전히 내전과 내분에 쌓인 땅, 세계 질서의 어느 편인가에 속해야만 형식적 평화시대가 찾아올 것인가, 우리가 아는 중동, 이슬람문명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이 책은 자못 흥미롭다. 일방적이지 않아서 말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