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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감각 - 〈에브리타임〉에서 썰리고 퇴출당하며 벼려낸 청년들의 시대 감각
나임윤경 외 지음 / 문예출판사 / 2023년 9월
평점 :
에브리타임에서 썰리고 퇴출당한 청년들의 시대 감각
이 책의 지은이들 중 나임윤경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페미니스트라는 결벽 때문에 사회문제와 공정이라는 특강에서 여성 강연자를 여성 기자 한 명을 넣었다고 후회한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그는 22년 2학기의 <사회문제와 공정>의 수업계획안을 학과 소통방에 올렸는데 누군가가 이를 퍼서 학교 밖으로. 언론사 기자들에게 연락이 오고, 신문에 소개되는 등, 예기치 못한 사태가, 아무튼 청년들의 공정 감각에 문제가 있음을, 반지성주의[리처드 호프스태터<마국의 반지성주의>(교유서가, 2017),수전제이코비<반지성주의>(오월의 봄, 2020) 강준만<반지성주의>(인물과사상사, 2022)], 여기에 능력주의를 신봉하는 이들에게 던지는 마이클 샌델의 <공정이라는 착각>(와이즈베리, 2020)까지 동원할 필요는 없지만, 탈진실의 개소리를 믿는 이들을 향한 이 책의 쓴소리가 널리 퍼지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같은 대학을 나왔지만, 88만 원 세대가 존재했고, 이른바 일류대학을 나왔지만, 비정규직이 된 사람들은 운이 없어서졌을까?, 모든 게 성적순이고 서열순이라면,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가 아니라 전체주의다. 모두가 대학가는 시대에 학벌과 명문대가 자기 인생을 결정해주는 조건은 아니다. 자신만의 창의성으로 성공을 도모하지 않으면 말이다. 획일화 된 사회에서 대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스펙은 이미 결정됐는데... 기계의 부속품으로 전락하기를 원하는 청년들은 많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지은이는 반지성주의를 아는 게 힘이 아니라 가짜뉴스와 짜집기, 탈진실로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왜곡된 권력과 절름발이 권위가 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현실이라 정의한다. 우리 사회에서 반지성주의가 판치고 있음을, 정상적인 토론문화보다는 패거리 문화가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듣고, 듣기 싫은 이야기는 폄훼하거나 짓밟아버린 메아리 방 속에 갇힌 대학생들의 소통방 “에브리타임” 여기서 잘리고 제재를 받은 학생들의 글을 세상에 알려야겠다. 이 또한 모든 청년과 공유해야 할 내용이기에,
“에브리타임”이 뭔지, 대학생들이 익명 커뮤니티장 이른바 대학생 중심의 SNS라 한다. 뭐 카톡의 대학생 판인가, 아무튼 많은 학생 이래저래 600만 명이 들고나고 한다고, 이곳에는 헌법에서 말하는 인권 내용, 국적, 피부색, 인종, 종교 등을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그러나 여론몰이를 하면 안 된다고, 인국공(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사태에 관한 비난이, 비판보다는 비난이, 또, 연세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의 시급 400원 인상 요구 시위를 두고 아웃소싱(외주업체), 시설청소에 관한 도급계약을 맺고 있어 임금 등 노동조건에 관해서는 그 업체가 직접 사용자이며, 대학 당국이 관여하다가는 노동자파견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대학생들은 이를 공정이라 여기지 않는다. 비정상적이고 불합리한 대학당국에 대해 말 한마디 못한다. 이미 길들여진게 아닌가, 그렇지 않으면, 침묵인가,
거참, 뭔 개소리인지. 아무튼, 연세대 일부 학생은 수업권 침해로 시위노동자들을 고발했고, 결과는 수업권 침해가 되지 않으며, 집시법 또한 위반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동안 자식들한테 비난당한 부모들처럼 얼마나 속이 상했을까, 캠퍼스의 그림자, 영화 선생 김봉두의 한 장면처럼, 김봉두가 초등학생 시절 창밖 운동장 주변을 청소하는 아버지를 부끄럽게 여길 때, 그의 선생님은 이렇게 말한다. 너희들 공부 못하면 저 밖에 보이지 저렇게 학교소사나 하는 거야, 너희들 그렇게 되기 싫으면 공부 열심히 하라고, 학업의 이데올로기, 된 사람이 되어라는 말보다는 세상은 경쟁시장이며, 그들을 짓밟고 선두주자가 되라고,
이 책은 6장 체제이며, 우선 1장에서는 ‘언더도그마’라는 보수 담론의 질주다, 언더도그마라는 말은 약자지향, 약자는 무조건 선하다는 맹목적인 믿음이 언더도그마다. 글쎄, 고정불변의 법칙으로 오인한 청년들이 많은 모양이다. 2장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이들에게, 거참 희한한 일이다. 에브리타임 속에 사는 이들은 여간 별스러운 세상에서 사는 모양이다. 3장 3루 출생을 3루 안타로 착각하는 이들에게, 4장 21세기, 아직도 이동권 없는 이들에게 ‘문명’을 논하다니, 비장애인이 눈높이가 기준인 세상에서 장애인은 국민의 권리 주장은 무척 어렵다. 다만, 국민의 의무는 똑같이 강제당하지만. 이게 뭐냐, 5장 음악의 아버지 바흐와 음악의 어머니 헨델, 부모가 동성이라 클래식 음악이 비정상인가, 6장, 어느새 다가온 기후 위기를 실감한 당신의 선택은? 이라는 우리 사회의 담론에 관한 청년들의 생각을 듣는다. 꽤 기발한 기획이다. 세상에 알려야 할 의무감보다는 이 시대 청년들과 함께 공유해야 할 “시대 정신”에 관한 주의 환기라 여긴다. 우리 사회의 어른들의 의무이기에….
사회적 약자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잘 나와 있다. 학생들의 생각을 적고, 지은이가 여기에 논평한다. 결국, 신자유체제로 전환된 우리 사회의 진정한 가치는 남들보다 쩐을 더 버는 직장에서 누군가에게 명령을 내리면서, 고급차를 몰고, 멋진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것이다. 이게 능력이다. 이런 능력은 그저 얻어지는 게 아니라 죽을 둥 살 둥 열심히 밤잠 안 자고 코피 터져가면서 공부한 결과일 뿐…. 이런 착각 속에서 삶을 영위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게 지상의 목표요 가치다. 내 기준에서 나보다 못한 즉, 동물의 왕국처럼 먹이사슬의 정점에 서고 그 정점에서도 서열이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 책에 관한 평가는 몹시 어려울 듯하다. 이미 상당 부분에 대해 공감하고 동감하며 때로는 적극 지지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읽는 동안 부끄러움이, 우리 사회는 이런 청년들이 있어 희망이 있는 거야, 그런데 정치, 경제, 복지, 문화에서 꽤 열심히 뭔가를 위해 일한다는 사람 중에 진정한 어른이 없음을 느끼기에, 자식이 아버지의 등을 보고 자라듯, 앞 세대들의 등을 보고 후대들이 배울 게 없다면, 청년세대들에게는 불행한 사회다. 노동의 가치를 어떻게 생각할까, 등이 굽고, 땀에 찌들고, 여기저기 생채기난 손목을 보며, 노동의 고단함을….
많은 청년이 이 책을 읽고, 우리 사회의 담론에 적극적으로 생각을 펼쳐 보이기를 간절히 바란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