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의 몸 - 가장 인간적인 몸을 향한 놀라운 여정
김성규 지음 / 책이라는신화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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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의 몸

 

호모 사피엔스라고 명명했던 칼 폰 린네 “신은 창조했고 신의 기록관인 린네가 분류했다”라는 자신만만한 자평으로 유명하다. 그는 호모사피엔스를 네 가지로 분류했는데 그 기준은 대륙과 피부색이었다. 호모사피엔스의 피부는 대륙별로 다르고 성향과 능력도 차이 난다고, 유럽인은 백색, 아메리카인은 붉은색, 아시아인은 갈색, 아프리카인은 흑색으로, 요즘 인종의 색깔을 구분해 부르는 방식의 시조라 할까.

 

지은이는 문화 영화학을 연구한다. 이 책<사피언스의 몸>은 대중 교양서다. 사람은 몸이 아프거나 다이어트에 신경을 쓰면서 몸매 관리를 할 때나 진지하게 자기 몸에 관해 관심을 둔다. 건강할 때는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는다. 몸은 신체고, 얼굴은 다들 다르게 생겼지, 연예인 뺨칠 정도의 미남자도 미녀도 아닌 바에야, 나하고는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말이다.

 

"몸"이 뭐지라는 생각을 촉발한다

 

이 책의 발상이 기발하다. 과문한 탓에 이런 유의 인문학 서적을 그리 많이 읽지 않아서일까, 접근방법이 지금까지도 생각지도 못한 곳까지 톺아보고 있다. 피부색과 출신지에 따라서 능력이 달라지나, 한국인의 IQ가 세계 2, 3위를 다툰다는 근거 없는 이야기에 왜 우리는 무조건 긍정하고 지지하는가, 실제로 대륙이나 피부색에 따라 머리가 좋고 나쁨, 능력의 차이가 있다는 과학적인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믿는 것일까 그저 믿고 싶다고 생각할 수밖에 별다른 이유를 찾지 못했다.

 

얼굴, 눈과 코 그리고 입의 역할과 표정

 

이 책은 우리의 얼굴에서 시작하여 눈과 코, 그리고 입의 기능에 대해서 논한다. 누군가와의 의사소통에서 언어는 사실상 30% 정도 수준 밖에, 나머지 70%는 흔히 말하는 감과 분위기다. 이른바 촉감, 감촉으로 미묘한 뭔가를 느낀다. 상대가 거짓말을 하는지, 나를 무시하는지, 친절하고 격식 있는 대화를 나누지만, 그의 표정은 그 반대라면 금방 알아채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을 때라도 논리적으로 제대로 설명하지는 못해도 알 수 있다.

 

지은이는 13장에 걸쳐, 우리 몸과 관련된 이야기를 한다. 유인원과 다른 2%가 전혀 다른 영역으로, 잘생기고 예쁜 몸은 신화가 됐다. 9등신에 8등신, 다산의 기원에서 늘씬한 몸매에 이르기까지, 몸이 느끼는 고통은 과학 발달의 원동력이, 아프면 약을 찾고, 다치면 수술을 받듯,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몸은 어찌 보면 과학기술 발달의 목적이었다. 위에서 말한 피부색이 불러일으킨 우월주의, 인종과 이데올로기, 전형적으로 나치의 유대인 학살, 질병과 노화, 그렇다면 몸의 주인은 누구인가, 몸은 정신을 담는 도구 그 이상인가?

 

몸에 관련된 모든 것을 이야기한다. 사람과의 거리를 다시 새롭게 정립하게 된 코로나19대유행, 가까이 지내야 하는데, 거리를 두어야만 하는 것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전염성은 사랑하는 내 주변 사람 누군가를 아프게 한다고 보는 점 또한 꽤 신선하다.

 

이른바 지은이의 발상이 흥미롭다. 사물은 보는 각도에 따라서 전혀 달라 보이기도 한다. 세상 기준, 건물도 건축물도 공공시설의 배치와 기능도 모두 비장애인 기준이다. 장애인의 출입은 아예 전제하지 않는다. 이렇게 무의식 아니, 세상 중심에 관한 생각이 다양성을 인식하지 않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들이 다 보인다.

 

다른 사람의 몸을 지배할 권리

 

아이는 태어나면서 독립적인 인격체로서 존중받아야 한다. 다만, 어릴 때는 부모 등 보호자의 돌봄이 당연히 필요하다. 본디 인간이란 동물은 다른 동물에 비해 성장발달이 한없이 늦으니 어쩔 수 없는 자연질서다. 이러한 사정이 어느덧 자식은 내 소유물인 것처럼 내가 돌보고 키웠으니, 그의 미래 인생에 관한 결정권도 그들에게 있다고 착각해버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 몸을 내 마음대로 하는데 당신들이 무슨 권리로 관여하느냐는 마약 중독자의 변명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이때 등장하는 논리가 국민에 관한 국가의 관여다.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할 권리라는 것에 국민의 몸을 지배할 권리까지 포함되는가?, 기업은 노동자와 계약관계의 대상물은 “노동력” 혹은 “노무제공”이라는 서비스만을 노동자의 몸을 지배할 권리는 없다. 이는 명백하다.

 

자 이런 관점에서 인간의 몸을 왜 “사피엔스의 몸”이라 제목을 붙여서 하나하나 톺아보고 설명하는지, 이는 아마도 종에 관한 설명을 하기 위함이 아닐까 싶다.

 

이 책 속에 놀라울 정도로 우리 몸에 관해서 우리가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을 실감하게 한다. 눈이 말하고, 입이 왜 침팬지 등의 유인원과 달리 진화했는지를.

 

성에 있어서 자유로운 결정, 내가 누구와 섹스를 하든 성년자의 경우에는 국가가 개입할 여지는 없다. 그렇다면 “성”을 내가 먹고사는 삶의 방편으로 삼는다면 어떻게 될까, 매혈해서 먹고 사는 것과 뭐가 다른가?, 하는 꼬꼬무적 의구심 불러일으킨다.

 

차별금지로 이어지는 몸에 관한 생각들, 피부, 인종

 

어떤 의미에서 이 책은 우리 문화 특히 헌법이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를 우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내 몸의 소유권은 누구에게 있고, 소유권의 제한을 받는 경우는 어떨 때인지, 어떤 의미에서는 꽤 도발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듯 여겨진다.

 

미국의 유명한 흑백인종차별의 상징이었던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의 버스 보이콧 사건 1955년 12월 5일 로사 파크스는 이 시의 조례로 버스 이용 때 백인 우선주의에 반기들었고, 결국에는 이 차별조례를 없어졌다. 인종에 따른 우선 배려권인 미국의 적극 조치가 연방대법원에서 위헌 결정을 받았다. 무슨 말인가, 인종을 차별해서는 안 되지만, 어떤 특정 인종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해서도 안 된다. 이 무슨 개소리인가? 하지만 역사는 늘 진보하지는 않는다. 이런 퇴행도 보이기에 진보의 가치가 소중한 게 아닌가

 

이렇게 몸이란 열쇳말로 다양한, 다각도의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을 제기한 이 책은 흥미롭다. 대중 교양서로서는 더할 나위 없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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