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죽음을

당신에게 죽음을 ㅣ 안전가옥 쇼-트 21
유재영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8월

당신에게 죽음을

작가 유재영의 경장편 소설, 안전가옥 쇼-트21, 실험적 글쓰기, 안전가옥의 PD와 작가가 협업한다. 마치 TV 일일드라마나 주말드라마의 죽을 운명인 배우를 살려내라고, 그리고 비극을 해피엔딩으로 끝내라는 시청자들의 개입, 이 역시 어떤 의미에서는 협업 아닌가, 자칫 부부간의 문제를 다룬 것이었다면 어땠을까, 세 명의 무대 배우가 제각각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인간이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가?

등장인물, 이수혁, 오은수, 정설희, 검은 모자가 엮어가는 스릴러다. 오은수 약학과를 나와 연극을 시작한 무대감독이다. 이수혁은 당시 기자였고, 후일 이들은 결혼을…. 약국을 운영하는 은수는 수혁을 가꾸고, 꾸미고, 두 사람 사이에 권태기가 왔을지언정, 착한 아내 역할을 해내던 중,

이수혁은 돈 5천만 원이 필요해서 옷장을 뒤지다가 알아서는 안 되는 오은수의 판도라 상자를 열어버렸다. 그가 누구와 불륜을 하든 귀엽게 봐줄 수 있는데,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은 것이다. 이수혁은 왜 돈이 필요했던 것일까?, 그리고 오은수가 감추고 싶은 비밀을 어떻게 안 것일까?,

공공도서관 사서로 교양강좌를 맡아 운영하는 정설희는 휴직을 했다가 돌아오고 그 일을 맡았던 기간제 김정완에게 프로그램을 인계받는 데서 이야기는 시작되는데, 짜인 무대 안에 또 한 축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아내와 1년 전부터 별거 중이라고 협의이혼을 할 거라고, 변호사 없이 혼자 하는 진행하는 거라서 시간이 걸린다고. 이수혁과 사랑이 빠지는데, 그가 설희집에서 빌려 간 책들 아이 돼지 세 마리. 이수혁으로부터 연락이 뜸해지고, 도서관에 나타난 수상한 검은 모자,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는 이상한 느낌. 불법촬영, 도촬, 가정폭력, 외도와 불륜... 이 모든 것에 관한 혼란, 과연 법으로 처단할 수 있는가?,

이수혁은 아파트 베란다에서 떨어져 죽고, 장례식장을 찾은 정설희, 광기는 전염성인가?

서서히 드러나는 악인과 광인의 경계, 경장편이지만, 몰입도가 높다. 누군가를 만나 연애를 하고 유부남이지만, 별거 상태라는 그래서 비밀연애를 하는…. 뭐 그저 그런 이야기가 이수혁의 죽음으로 급반전되고,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 이수혁은 자살인가, 타살인가, 왜 죽어야 했나?, 내가 살기 위해서 누군가를 죽여? 인간 내면 깊은 곳에 자리한 광기, 증오는 어떻게 커지는가, 어떻게 잠들어 있는 악마가 깨어나는가, 스위치는 어떻게 켜지는가?, 설희의 마음 한 구석에 자리한 언니 정희의 죽음과 가해자에 대한 증오...

“그 여자가 사탄이라고 믿었다는 군요. 자기한테 저주를 내렸대요. 그림 속에서”

“저주라고요?. 그 여자는 수호천사잖아요?”

“맞아요. <야경>을 작업한 해에 병으로 죽은 렘브란트의 아내를 모델로 그린 거였죠.”

“끔찍하네요. 그 남자, 그걸 알고 그랬겠죠?”(15쪽)

이수혁과 정설희 사이에 이수혁의 두 번째 강연에 앞선 연계 행사로 열린 <빛과 어둠>의 레플리카 전시를 보고 도서관으로 향하는 길에... 카라바조와 렘블란트에 관한 이 대화가 이들이 맞이할 운명인 것처럼... 이 소설은 사랑을 모르는 자를 위한 처방전일까, 마치 이영애 주연의 2005년도 영화<친절한 금자씨>가 생각나게 한다. 이런게 장르적 쾌감이라는 것인가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