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여자란 무엇인가
맷 월시 지음, 남미희.신대섭 옮김 / 문곰 / 2023년 8월
평점 :
품절
간단한 질문, 한 사람을 여자로 만드는 것이 무엇일까요?
여자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라는 질문으로 시작되는 이 책<여자란 무엇인가> 지은이 맷 월시는 보수정치평론가, 논객이다. 여기서 논객은 19세기의 작가 오노레드 드 발자크<기자 생리학>(페이퍼로드,2021)에서 말한 논객의 개념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겠다. 발자크는 논객이란 몽테스키외, 보댕, 블랙스톤, 벤담, 루소 같은 위대한 작가에게 부여하는데, 숭고한 보편적 원리를 제시하는 사람이나, 예언자, 사상적 지도자들을 논객이라…. 지금은 강물에 떠다니는 작은 막대기처럼 시류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느라 바쁜 이들을 논객이라 말한다.
왜 논객이라는 낱말에 집중하는가? 시류에 따라 강물에 떠다니는 작은 막대기에 지은이를 비유하려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 영향력 이른바 인플루언서가 젠더, 성, 여자, 성경, 킨제이보고서, 존 머니, 트랜스젠더, 동성애, 이성애 등 성에 관한 이슈를 쏟아낸다.
간단한 질문, 여자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면 당파성일까, 맷 월시는 세상의 절반이 여자인데, 출생신고서에 젠더, 성별 표기를 남, 여라고 쓰는 순간 상속재산에 관한 권리의 향방이 바뀐다고 누군가의 말을 빌려 이야기한다. 비약이라고밖에 볼 수 없지만. 아무튼, 최근 한국 사회에서 보이는 이상하고 위험한 움직임, 한 자치단체의 인권 헌장 제정 공청회를 꽉 메운 특정 종교세력들, 동성애, 외국인, 불법 외국인, 다양한 가족 구성, 성 평등 등의 낱말이 헌장 안에 들어있다는 이유로 공청회장을 장악한다. 민주주의적 절차도 없고, 오로지, 세상 말세, 동성애는 성경에 반한다는 이유로. 마치 중세 1000년간의 햇빛을 가리던 어두운 신의 세계가 부활한 듯한 느낌마저 든다.
이 책을 열심히 들여다보면서 번역의 오류인가, 아니면 맷 월시의 글쓰기가 이런가 하는 대목이 눈에 띄었지만, 뭐, 그렇다 치자, 그런데 왜 이 시기에 이런 책이 나온 거지라는 의문이 든다. 공부할 거리가 하나 늘어서 즐겁지만 말이다.
이 책은 10장으로 구성됐다. 1장, 위에서 말한 간단한 질문, 여자는 무엇인가로 시작하여, 2장에서 성별 이론의 역사를 살핀다. 아프리카의 인간에 대한 생각(한몸에 여성도 남성도 다 들어있다?), 킨제이보고서를 뜯어보면서, 3장 이른바 젠더에 관한 이론을 정리, 본격적인 논의를 한 것으로 보는 존 머니의 이야기를, 4장에서 젠더 이론이 교육과정에 들어오게 된 것인가를, 5장 트랜스젠더 점령, 6장 성전환 약속, 그리고 8장 트랜스젠더 문화전쟁 그리고 10장 반란까지, 꽤 불편한 까기 방식, 분명 참고문헌을 들이대면서 논리를 전개하는데, 문맥의 꼬임이 있지 않을까 하는 아주 불량한 독자가 되어감을 느끼면서 말이다.
이 책 내용을 전면적으로 그리고 조목조목 하나하나 따지고 들면서 논박하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다만,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는 명확하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이깟 책하고 던져버려서는 안 될듯하다.
젠더, 트랜스젠더, 우리는 어떻게 읽어야 하나?
트랜스젠더, 남자의 생식기를 달고 나왔는데, 몸과 마음이 일치, 즉 남성성, 제2의 성징 수염이 나고 뭐 어쩐다하지만, 그런 특징이 두드러지지 않고, 자꾸만 남성을 피하려 하는 이건 또 뭔가, 몸은 분명 남성의 특징을 다 가지고 있지만, 마음이 그렇지 않다면, 부조화다 이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 생물학적 문제인가, 심리학적 문제인가, 존 머니는 “양육”의 태도에 따른다는 것이다. 여아와 남아에게 각각 사회적 성으로 남자아이라면 당연히 이렇게 해야 한다고, 여자아이는 이렇게 하는 게 바르다고, 구분을 짓고 그렇게 길렀다면, 어떻게 될까?, 왜 자꾸만 마음은 여성쪽으로 기우는 걸까,
맷 월시는 논객이다. 이 책에서 그가 말하는 내용은 간단한 질문,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별로 생각한 적이 없을법한 “여자란 무엇인가?” 여기에 구체적인 답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 전문가이건 보통의 사람이든 답변의 수준이 거의 같다. 전문용어를 섞어서 이야기하지만, 말하면 할수록 모르고 있음을 증명할 뿐이다. 적어도 지은이가 그런 의도로 편집을 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오히려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거꾸로 밝히고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젠더, 트랜스젠더라는 뭔가요. 그간에 나온 이야기들을 다시 한 번 정리해보자구요. 우리가 얼마나 틀이 갇혀있었는지, 당신의 머리로 생각해보세요. 제발... 아마도 이런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듯하다. 얼마전 미국의 한 대학 수영팀에서 트랜스젠더 여성과 함께 샤워실과 탈의실을 썼던 여학생들이 성희롱을 당했다고...남성에서 여성으로 바꿨다하더라도 남자아이냐는... 여전히 이런 갈등은 현실이다. 꽤 흥미로운 내용이 담겨있어,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아울러, 김용옥의 <여자란 무엇인가> (통나무,2000)은 서양철학과 동양철학에서 "여성" 그리고 서양의 멘(MAN)과 동양의 人의 미 등을 통해서 여자란 무엇인가를 접근하고 있다. 이를 함께 읽어보면, 좀 더 폭 넓은 이해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