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왜 한국역사에 집착하는가 - 홍성화 교수의 한일유적답사기 일본은 왜 한국역사에 집착하는가 1
홍성화 지음 / 시여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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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왜 한국 역사에 집착하는가?

 

홍성화 교수의 한일 유적답사기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지은이가 30년 동안 일본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한국과 일본의 관계,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양국은 상호 역사를 어떻게 인식하고 해석하고 있는 것일까, 또, 긴 역사의 시간 동안 우리는 어떠한 존재였으며, 일본인에게 우리는 어떻게 비쳐 왔는지에 관한 고민에서 그간 써왔던 글 들을 한데 묶어 정리한 것이 이 책이다. 일본 내에 한국의 흔적을 찾아다니면서 쓴 글을 4장(1장에서 고대인의 흔적과 한일관계를, 2장에서 일본인의 인식과 그 궤적을, 3장에서 화해와 질곡의 한일관계, 그리고 4장에서 일본을 걷다라는 제목으로 해당 내용을 실었고, 2020년도 번역한 <조선견문도해>라는 일본인의 조선인 멸시관이 담긴 글도 부록에 넣었다.

 

지은이는 우리가 처한 동북아 현실이 단순히 우리만의 역사로 국한하기보다는 다양한 국제 관계 속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말한다. 한, 일 모두가 과거를 돌아보면서 서로의 인식을 좁혀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여 그는 적어도 우리가 한일 역사를 안다고 말하려면 꼭 알아야 할 것들이 이 책에 실린 내용이라고,

 

일본이 한국 역사에 집착하는 이유, “정한론”의 뿌리

 

조선을 정벌해야 한다는 일본 정부와 그 지도자들은 왜 정조선론(征朝鮮論)이나 정선론(征鮮論)이 아니라 정한론(征韓論)이었을까, 정한론의 “한”은 일본이 고대사의 인식 속에 존재했던 삼한정벌의 한이었다. 지은이는 이러한 일본인의 대(對)조선, 한반도 인식은 고대 일본이 한반도를 정벌하여 세력을 펼쳤다는 생각이 끊이지 않고 이어져 내려왔다. 그러다가 때가 되면 일본이 국권을 회복하는 것을 명분으로 삼아 조선을 정벌할 수 있다는 허상을 키워왔다고 본다. 이러한 생각이 조선에 대한 식민지를 노골화하는 사상적 근거가 됐다.

 

정한론의 역사는 고대 삼한정벌에서

 

이처럼 일본은 오랫동안 그들의 뇌리에 자리한 정한론(征韓論)은 어느 날 갑자기 불쑥 뛰어나온 게 아니라는 말이다. 후쿠자와 유기치(일본 화폐 1만 엔권 실린, 게이오대학 설립자이면서 근대 일본 사상의 중심에 섰던 인물)가 우연히 메이지유신 당대, 서구 열강론에 힘입어 조선을 정벌하자고 했겠는가, 이런 생각은 한 두 사람의 망상이 아니었기에 지금 일본의 역사 교과서 곳곳에 우리의 역사를 언급하면서 그들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끊이지 않은 역사논쟁, 임나본부설이 대표적이며 상징적이다. 고대부터 시작된 양국의 인식 차이에서 출발한 것인데, 이 책을 통해서 왜 일본이 이토록 한국 역사에 집착하는지, 집요한 집착은 역사 왜곡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복해야 할 고토(古土)로까지 그 인식을 넓히고 있는지도 모른다.

 

백제패망 후, 백강(백마강) 진출, 백제와 일본은 도대체 어떤 관계였을까, 백제에서 말하는 22개의 담로(국외 식민지)중 왜국이 가장 크다. 왜국(倭國)은 지리상으로 신라와 가까웠지만, 백제 초기부터 유민이 몰려가 규슈를 지배했다고.

 

꽤 흥미로운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자가당착이라고 여기는 이들도 없지 않지만, 식민사관을 정통이라고 주장하면서 강단 사학 외에는 아마추어리즘으로 몰아가는 태도 역시, 옳지 않다. 역사는 유물과 장소가 그리고 움직일 수 없는 증거들을 바탕으로 제대로 해석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꽤 유용한 정보와 우리 시대에 고민해야 할 화두를 던지고 있다.

 

 

<북코스모스 도서평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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