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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세계로 간 쌍둥이 ㅣ 문 너머 시리즈 2
섀넌 맥과이어 지음, 이수현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6월
평점 :
한 쪽은 예쁜 애로 한쪽은 용감한 애로
현실 세계에서 출발하는 섀넌 맥과이어의 문 너머 시리즈 2, <뱀파이어 세계로 간 쌍둥이>, 시리지 1에서 등장하는 뱀파이어 세계에서 돌아온 쌍둥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주인공 잭(재클린)과 질(질리언), 이들 부모 체스터와 세레나 월콧, 이 부부가 아이를 갖지 않을 거라고 주변 사람들은 생각했다. 변호사인 체스터는 자로 잰 듯, 엄격한 규칙을 한 치의 흐트러짐도 못 견디는 사람, 세레나 역시 비영리단체 이사회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우아하고 단아하게. 티끌 한 점 없는 집을 유지하기 위해 돈을 쓰는 사람. 그야말로 전형적인 가진 자의 삶이다. 어쩌다 아이 갖기를 결정한 걸까? 자신들에게 없는 것, 자랑거리인 아이가 필요했다.
쌍둥이는 부모가 원하는 이상형의 아이가 되기를 강요당하는데,
쌍둥이가 태어났다. 언니 잭은 긴 머리에 어여쁜 공주처럼, 얌전하게, 그리고 동생인 질은 짧은 머리에 씩씩한 사내아이처럼, 부모가 원하는 아이로 인형처럼…. 하지만, 이들의 내면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현실과는 다른 모습을 상상했다. 둘 사이에 보이지 않는 경쟁은 부모가 원하는 아이 상이 되어야 했기에 생겨난 것일까,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도 사내 같은 질은 여자애들과 사내아이들 모두로부터 기피 대상이….
정해진 일과에 따라 생활해야 했던 아이들은 따분해하며, 부모로부터 숨을 곳이 필요했다. 숨 막힌 뭔가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릴 적 쌍둥이를 돌봐주던 할머니가 쓰던 다락방으로 올라가, 옷장 안에 있는 여행용 트렁크를 발견, 여는 순간, 문이 열렸다. 그리고는 문이 닫혔다.
열린 세상, 들판 끝에는 짙은 청회색 바다가, 핏빛 달을 보면서 꽃밭을 뛰어다니기 바빴다. 해방이다. 문이 닫힘을 안 쌍둥이는 당황했다. 그때 나타난 뱀파이어 "마스터"가 나타났다. 뱀파이어 세계로 들어온 것이다. 산 위에는 영화 언더월드에서 나오는 늑대들(워어늑대)가, 그리고 바다에는 괴물이, 성에는 뱀파이어가 마을에는 사람들이 이른바 무어스(황야지대)다. 이곳에서 사람들이 태어나기도 하지만, 문을 넘어온 사람들이 마을을 이룬다.
뱀파이어 세계에서는 예쁜 아이가 된 질과 씩씩한 아이가 된 잭
뱀파이어 세계의 마스터는 쌍둥이를 성을 데리고 온다. 이 세계에 존재하는 규칙, 문 너머에서 들어오는 사람을 번갈아 가면서, 데려간다. 블리크 박사, 잭은 마스터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블리크 박사의 조수가 되겠다고, 그리고 질은 마스터의 딸이 되기로.
뱀파이어 세계에서는 예쁜 아이가 되고 싶었던 질은 뱀파이어 마스터의 딸로 성에서 살게 됐고 용감한 아이가 되고 싶었던 잭은 블리크박사의 조수가 되어 수련(의사수업)을 하며 풍차에서 산다. 해가 짧은 이곳에서, 5년의 세월이 흘렀다. 잭은 뱀파이어에게 피를 빨려, 심장이 멎어버린 알렉시스는 블리크 박사 손에 살아나고, 잭과 연인이 되는데, 그리고 시간은 훌쩍 5년이 흘렀다. 이제 1년 후면, 18세의 성인이 되고 질은 뱀파이어가 될 것이다. 뒤틀린 자매를, 그들의 앞날에 어떤 일이 닥칠지가 내다보이는 블리크 박사는 잭에게 질이 그들이 태어난 곳과 자매임을 잊지 말라고, 질에게 잭의 존재를 인식시키라고 한다. 뱀파이어가 되면, 인간이 아니게 되니….
질은 뱀파이어가 되려고 잔인하고 대담하게. 시간을 기다리라는 하녀의 충고를 무시한 채, 이 와중에 사건이 터지고, 잭과 질은 죽을 위기에 몰리는데…. 현실로 돌아가는 문이 열리고, 체스터와 세레나 앞에 괴상한 복장으로 나타난다.
문 너머 세계들(시리즈1)의 무대로 돌아오게 된 이들, 엘리노어 대안학교에서 뱀파이어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찾은 것일까? 쌍둥이에게는 현실세계보다는 자신들이 살고싶은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뱀파이어 세계가 집이다. 잔혹은 동화가 아닌가,
아이들을 자기 자신으로 살지 못하게 할 때, 곤란한 것은 설계하는 사람이 모델의 욕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조각가의 변덕에 따라 빚어낼 수 있는 무정형의 점토도 아니고, 가장 잘 맞는 모드로 맞춰 주기만 기다리는 똑같이 생긱 텅 빈 인형도 아니다. 잭과 질은 정체성을 찾아서, 그들의 집으로 돌아갈 것인가?, 다음 시리즈가 기대된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