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끈을 놓기 전에 - 자살의 원인부터 예방까지, 25년의 연구를 집대성한 자살에 관한 모든 것
로리 오코너 지음, 정지호 옮김, 백종우 감수 / 심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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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은 우리 사회에 마지막 남은 금기다, 자살 예방을 위하여, 자살을 이해해야 한다

 

지은이 로이 오코너는 이 책<마지막 끈을 놓기 전에>을 쓴 이유를 이렇게 이야기한다. 인간이 저지르는 가장 비극적인 일의 본질을 파악하고, 이에 얽힌 속설과 오해에 도전장을 내밀기 위해서라고, 이에 덧붙여 우리의 나약함은 거꾸로 우리를 강하게 단련시키는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 한다고 했다.

 

오코너는 이 책을 통해 지난 25년간 자살 연구를 해오면서, 자살로 목숨을 끊는 공통적인 이유와 자살과 관련된 요인을 소개한다. 왜 어떤 사람들은 자살 생각이 자살 시도를 끝나는지, 어떤 사람들은 결국 죽음으로 끝나는지…. 자살은 생물학적, 심리적, 임상적, 사회적, 문화적인 복합적인 요인이 퍼펙트 스톰이 되어 한꺼번에 몰아치면서 생긴다.

 

이 책에 실린 내용은 4부 체제이며, 1부, 누가 자살할 위험이 있는가, 자살의 메커니즘을 들여다본다. 2부에서는 자살 생각은 어떻게 행동으로 이어지는가, 3부 자살 위험이 있는 사람을 안전하게 지킬 방법은 무엇인가, 그리고 4부에서는 자살로 고통받는 사람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이다.

 

자살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자해와 자살 시도의 구분, 미국에서는 자살 위험이 있는 행동에 관해 다른 자세를 취한다. 자살 시도와 자기 상해 두 가지로 표현한다. 자살 의도 판단의 문제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다. 자해 시도는 자신이 살아남기 위한 수단이지 자살 시도는 아니라는 주장하는 경우는 비교적 분명하지만, 자살 의도를 감추거나 의도가 있었다고 확신하지 못하거나, 양면적인 태도를 보이면 어떨까? 세계적으로 해마다 1천 6백만 건의 자살 시도가 일어나고, 18~34세의 연령대에서 가장 흔하게 일어나고 여성이 남성보다 자살 시도를 더 하는 경향이 있다.

 

자살은 사회, 경제, 문화적 요인이 복합되어 일어나기에 사회적 불평등과 자살이라는 상관관계를 엿볼 수 있다. 가장 가난한 지역에 사는 최저 계층은 가장 부유한 지역에 사는 최상위 계층보다 자살로 사망할 확률이 10배가 높다고. 미래에 대한 불안, 자신의 존재감 등의 내적 요인과 외적 요인의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이다. 어느 한 요인때문이라는 단순한 게 아니다.

 

자살을 표현하는 방식, 자살은 범죄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자살은 범죄다. 행위자가 죽음으로써 죄를 물을 수 없기에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될 뿐이다. 영국은 1961년 자살 형법에서 자살을 범죄행위에서 제외했고, 아일랜드는 1992년에, 많은 나라에서는 아직도 범죄행위로 다룬다.

 

언론에서는 자살을 저질렀다. 자살했다. 표현을 쓰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극단적 선택이라는 추상적인 표현을 쓴다. 자살(自殺) 스스로 죽인다는 뜻의 이 단어는 부정적인 함의를 지닌다. 개인의 어려움을 드러내는 지표이자 사회적 위기의 징후이기도 하다. 자살률이 높은 사회는 그 이면의 사회경제적 모순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거나 구조적 불화를 겪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대한민국은 OECD 가입국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다. 압도적 1위다.

 

매체들이 지금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를 '자살'이 아닌 '극단적 선택'이라고 칭했던 이유는 '자살 보도 윤리강령'에 따른 행위였다. 2004년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자살예방협회가 만든 '자살 보도 윤리강령'은 '자살'이라는 용어 사용을 지양하고, 사인을 자살이라 밝히는 것을 피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자살 보도가 소식을 접한 이들의 추가 자살을 부추길 수 있다고 본 것이었다.

 

어떤 나라나 연구에서도 자살 대신 완곡한 용어를 사용하는 게 자살을 줄이거나 예방한다는 근거가 없다. 미국, 독일 등도 중립적 용어인 자살을 자살로 부르고 있다. 극단적 선택은 사망한 사람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유가족에게도 낙인이 된다고, 유가족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은 '사랑하는 사람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느냐‘묻는 것이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지은이 역시, 대부분 사람은 생을 끝냈다. 자살로 사망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같은 말을 사람들 가장 잘 받아들일 수 있는 표현이라고 말한다. 즉, 고인이 자신의 결단대로 생을 끝내기로 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좀 더 긍정적으로 들린다고. 반대로 목을 맸다. 자살에 성공, 자살을 마쳤다 같은 말은 되도록 쓰지 말아야 한다고.….

 

자살에 이르는 고통

 

자살 연구의 창시자 중 한 명인 에드윈 슈나이드먼은 자살을 “일시적으로 흔히 일어나는 문제에 대한 영원한 해결책”이라고, 부정적 사고의 악순환, 스트레스로 인한 수면부족, 정신적인 고통, 스트레스 가중, 더욱 부족한 수면부족, 훨씬 심한 고통이란 고리를 끊기 위한 선택지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말 한마디와 미소의 영향력

 

단순한 미소는 당신과 나에게는 별 의미가 없을 테지만, 자살을 생각하는 누군가에게는 삶을 향한 첫걸음일 수 있다.

 

자살에 관한 속설

 

자살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자살할 위험이 없다거나, 자살은 경고 없이 일어난다, 자살은 유전된다. 자살 행동의 동기는 관심을 받으려는 것이다. 자살은 한 가지 요인으로 일어나며, 예방할 수 없다는 등의 속설들, 자살을 생각하는지를 묻는 것은 자살할 생각을 주입하는 것이다. 자살 위험이 있는 사람은 분명히 죽기를 원한다. 왜 이런 속설들이 생겨난 것일까, 아무튼 이 모든 속설은 전혀 근거 없는 낭설이며, 자살을 부정적으로 터부시하는 가운데 생겨난 것이다. 자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말이다.

 

모든 사람이 같은 정도의 스트레스를 감당할 힘이 동등하지 않다. 어떤 사람은 심하게, 또 어떤 사람은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을 수도, 그럼 자살 예방 혹은 안전 계획 6단계(266쪽 이하) 모두 증거 기반의 자살 예방전략에서 가져온 것이다.

 

자살에 관한 우리의 이해, 사회적으로 금기시됐기에 범죄라고, 실제 자살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다만, 방아쇠를 당길 그 무엇인가를 어떻게 볼 것인가,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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