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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이 앞으로 어떻게 살 거냐고 물었다 - 삶의 변곡점에 필요한 철학자의 말들
이관호 지음 / 온더페이지 / 2023년 3월
평점 :
삶의 변곡점에서 필요한 철학자들의 말
나이 50이 삶의 변곡점인가, 50 이후의 삶이란 동해의 일출이 아니라 서해의 일몰과 같은 게 아닐까? 이 책은 50대를 위한 철학자의 생각을 전하는 데 있다. 심신 건강, 특히 마음에 관한 이야기를 골라 실었다. 후회, 절망, 분노, 미움 등 50대가 느끼기 쉬운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넘어설 수 있을까, 인간관계는 어떻게 맺어나가야 할까, 지은이 역시 50대를 살아간다. 그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일 수도 있다. 누구는 한창 일할 나이라고, 또 누구는 이제 슬슬 은퇴를 준비해야 할 나이라고, 같은 50이지만 받아들이는 태도에는 개인차가 존재한다. 난 아직도 젊다고, 이렇게 말하는 순간, 꼰대가 돼버리기도 하니 말이다.
이 책은 6장으로 이뤄졌고, 1장에서는 인간관계 리셋하기, 2장 자존감 찾기, 3장 오늘을 살아가는 법, 4장 이제라도 변화를 꿈꾼다면, 5장 노년을 위한 몸의 철학, 6장 50대의 덕목들을 논리학과 주역, 아리스토텔레스 공자와 노자, 마키아벨리, 애덤 스미스, 스피노자와 쇼펜하우어, 루소, 니체, 베르그송, 프로이트, 아들러, 사르트르까지, 동서양의 철학자와 심리학자들이 소환된다.
50대에는 생성과 변화의 철학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생성과 변화는 단절이 아니라 연속을 이야기한다. 과거의 상처를 자신의 일부로 끌어안는 태도를 이야기한다. 미래지향적으로. 후회하고 자책하는 모양새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미래의 열린 철학을 이야기한다. 동전의 양면처럼 음과 양처럼, 그래야 제2의 삶인 중년을 청년처럼 살게 아닌가,
추워져야 알 수 있는 것도 있다
50대의 인간관계를 어떻게 볼 것인가, 공자의 충고를 들어보자. 충심과 신뢰받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자기만 못한 자를 사귀지 말고, 잘못이 있으면 고치기를 꺼리지 말아야 한다.
고독을 행복의 길로 연결하자는 쇼펜하우어
권태를 일으키지 않는 범위 안에서 될 수 있는 한 여러 관계를 극도로 단순화하고, 심지어 생활 방식을 극히 단조롭게 해야 행복해진다.
이 말에 동의하는가?, 모르겠다. 판단은 각자의 몫이기에.
꼰대에서 벗어나는 길은 뭔가, 조너선 하이트는 나이를 먹었다는 이유로 이전보다 더 도덕적이고 바른 판단을 할 수 있을까? 우리의 가치 판단은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을까? 라는 화두를 곱씹어보자. 알프레드 아들러는 자녀와 거리를 두라고 말한다. DNA와 기른 정은 별개다. 혹여 자식에게 대리만족을 느끼려 하는 건 아닌지, 이는 아이의 중심사고가 아니라 어른 중심사고다. 인생은 누가 사는 것인가? 그러기에 꿈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적당히 살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마땅한 때에, 마땅한 만큼, 이것만 잘 지켜도…. 아리스토텔레스는 “중용‘에 관해서, 화를 내는 일, 돈을 주거나 써버리는 일은 누구든 할 수 있는 쉬운 일이지만, 마땅히 주어져야 할 사람에게, 마땅한 만큼, 마땅한 때에, 마땅한 목적을 위해, 그리고 마땅한 방식으로 그렇게 하는 것은 결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쉬운 일도 아니다.
모든 것은 때와 장소에 따라서 적절하게 적확하게 이루어져야만 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이런 기준의 틀은 너무 넓은 건 아닌가, 그래서 때로는 내로남불로 비판받을 수도 있다. 중용, 이것만 잘 지켜도 참 훌륭하게 사는 것이다. “적당히 살자” 보통사람처럼, 평범하게…. 참으로 어렵다.
이 책에 해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생각을 해보자는 것이다. 이제 인간관계며, 가족 관계며, 일터에서 처신이며, 이 모든 것들을. 하나 덧붙여 두련다. 논어 위정편의 50을 지천명(知天命)이라 했다. 하늘의 뜻을 알아 그에 순응하거나 하늘이 만물에 부여한 최선의 원리를 안다는 뜻이다. 마흔까지는 자기의 주관적 세계에 머물러 살았지만 50살부터는 세상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보며 만물의 이치를 깨달은 성인의 경지에 들었음을. 이렇게 살아야 하는 것도 선택이다. 망륙(望六) 51살이 되면 60살을 바라보듯….
<북코스모스 도서평가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