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뒤엎은 TKD - 너희 일본은 역사 앞에서 그 죗값을 어찌 치르려고 하느냐?
이상곤 지음 / 닻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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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뒤엎은 TKD

 

대구상업학교 학생 이상호, 독립 태극단으로써 결사 항전을 결의, 사전에 발각돼 검사의 구형보다 더 무거운 처분(성인이었다면 사형에 해당)을 받고, 김천소년원에서 감옥생활을 하다 병을 얻어 석방, 20세 나이에 스러진다. 1963.3.1. 군사정권은 독립유공자 포상 심의에서 태극단 사건을 높이 평가하면서, 3급 독립장이 수여됐다.

 

지은이 이상곤은 24년 차이가 나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큰 형 상호의 삶을 자랑스레 여기고 존경하면서 형의 죽음이 제대로 평가를 받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엮었다.

 

조선은 양반들이 다 말아먹었다.

 

가난한 살림, 양반의 후손임을, 부패한 관리가 되지 말라는 집안 선대의 유언대로 관직 진출을 하지 않았던 증조할아버지, 할아버지, 그리고 처가에서 기숙하며 성장했던 아버지, 그리고 여자친구 아키코와의 만남,

 

이글은 이상호의 평전이기도 하고, 지은이 이상곤이 형 상호를 기억하는 이들과 사실 기록과 함께했던 형제들의 구술집이기도 하다.

 

지은이의 의도가 어디에 있든, 개인이 경험한 일제강점기 아래의 학생 시절, 1919년 3.1만세운동의 유관순이 김구응 선생의 지도로 아우내만세사건을 일으켰던(음력 3.1, 양력으로 4.1) 사실은 이제 그 누구도 기억하지 못한다. 성공회 신부 전해주의 끈질긴 추적 끝에(물론 성공회 교회 포교 등의 역사와 관련도 있었기에) 세상에 나온 책<김구응 열사평전> 틈새의 시간, 2023), 청년 학생 모두가 유관순이었고, 모든 이들이 김구응이었다.

 

이상호 열사의 이야기, 일본을 뒤엎은 TKD(태극단), 상업학교 학생들이 조선글 말살 정책에 맞서, 글은 영혼이요 정체성이다. 일본말로 생활하라고 강요하면 할수록 그는 조선말을 썼다. 일본과 조선 학생 비율이 각각 절반으로 정해졌던 대구상업학교에 원서만 내면 들어오는 일본학생과 10:1의 경쟁력을 뚫고 들어온 조선인 학생의 실력은 이미 들어올 때부터 차이가 명확했지만, 일본인 교장은 조행점수 이른바 품행평가 50점과 학업성적 50점의 비율로. 당연히 조선인 학생은 조행점수에서 낮게 받는 바람에 상위성적은 일본 학생이….

 

버마와 인도의 독립에서 희망을 찾는 이상호, 태극단을 결성

 

잡지를 통해 버마와 인도의 독립을 소식을 접한 이상호는 태극단을 통한 독립국 건설도 꿈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는다. TKD결성은 활동도 하기 전에 일경의 눈에 띄어 단원 모두가 체포됐지만, 즉 반역예비음모, 조직의 수장이니 혹독하게 다뤄질 수밖에, 이상호는 법정에서도 굴하지 않는다. 조선 침략과 국권침탈을 준엄하게 꾸짖는다, 검사가 구형한 형량을 넘어서 법정최고형을 받기에 이르고….

 

1943년 5월9일에 결성된 태극단, 심문조서(109쪽)에 실려있는 조직의 목적을 학생 이상호는 조선은 일본식민통치하의 정치와 경제의 압박과 착취로 인해 우리 조선인 학우들은 상급학교와 육, 해군 학교에 입학하는 것이 어렵고, 은행, 회사, 관청 등에 취직하기도 어렵고 높은 관직에 오르지 못하고 따라서 생활에 안정을 확보하지 못합니다. 때문에 우리는 우리들의 손에 의해 조선을 일본제국의 통치기반에서 이탈시켜 조선인에 의한 독립국을 만들어가는 목적달성을 위해…. 라고 적혀있다.

태극단은 구한국의 국기인 태극기를 생각해 내서 붙인 것이라고.

 

당시 일본 경찰은 TKD청소년들이 세상을 보는 눈에 놀란다. 일본인과 조선인의 불평등에 대한 인식의 정도, 태극단이 우발적, 충동적인 모임이 아닌 치밀한 계획과 조직, 행동강령을 갖춘점, 간디의 비폭력 무저항주의에 영향을 받아, 조선독립을 당면 목적으로 하면서, 최종목적을 인류의 평등, 평화, 자유로 규정한 점 등은 일본 경찰로서는 이때까지 들어 본 적이 없는 문구들이었다.

 

고등학교 다니는 청소년들이 대한 독립을 꿈꾸며, 스스로 단체를 만들었다는 점은 당시의 시대 상황을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다. 만주벌판에서 풍찬노숙하며 일본군대와 싸우는 독립군, 국내에서 독립활동을 하는 명망가들. 하지만 이름 없는 청소년들의 조국 해방과 독립의 결의는. 비장하다.

 

우리에게 잊힌, 박제가 된 “대한민국 독립”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상호와 태극단, 20세에 감옥에서 얻은 병마, 결국은 잔인하게 죽음으로 몰고 간 일본제국. 여전히 미완의 독립이 아닌가, 지금 이 시기에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는 너무나도 충분하다. 너희 일본은 역사 앞에서 그 죗값을 어떻게 치르려고 하느냐?는 준엄한 꾸짖음이 8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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