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유교경
영화 지음, 상욱.현안.김윤정 옮김 / 어의운하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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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유교경

 

오래된 경전, 4세기 중반에서 5세기 초 중국의 황제였던 효흥시대 번역된 경전으로 원제목은 <불수반열반약설교계경>인데 일반적으로 <불유교경>으로 더 알려졌다. 천태의 전통에 따라 5가지의 심오한 의미를 통해 살펴보는데, 이름과 본체, 교리와 기능 그리고 시대다. 이름은 부처와 법을 뜻하며, 본체 부처가 평생 설한 권교와 설교, 교리(敎): 내가 이 세상에 실제로 존재하는 것과 다름없이 계속해서 수행해야 한다. 그러면 여래의 범심이 항상 존재할 것이고 범신은 파괴될 수 없을 것이다. 가르침의 정수를 말한다. 그리고 기능은 다섯 감각기관을 다스리기 위해 마음을 사용한다. 해탈을 얻을 때까지 일심으로 수행한다. 시대는 법화, 열반 시대다.

 

알쏭달쏭, 느낌이나 분위기로는 아마도 라는 표현을 앞에 붙여, 뭐라고 할 수 있을 듯한데…. 불(佛)은 산스크리스트어로 “깨달은 존재”, 깨달음에는 세 종류(본각, 시각, 원각)

 

줄줄이 이어나가는 글을 읽는 동안 빠져든다. 불유교경은 정종분(正宗分)과 세간법의 본질과 출세간법의 법요를 담고 있다. 유통분(流通分) 수행, 의심을 잘라버리다. 최후의 가르침….

종교(宗敎), 불교를 종교라, 불교는 가장 높은, 으뜸이 되는(宗) 가르침(敎)이란 의미인가, 깨달음에 이르는 게 하는...

 

참으로 마음에 와 닿는 문장이 있다.

 

“마땅히 곧바른 마음과 정념(正念)으로 제도하려 노력해야 한다. 1) 자신의 결점을 감추거나, 특정한 모습으로 군중을 현혹하면 안 된다. 2) 네 가지 공양을 받되 분량을 알고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3)공양물을 얻되 축적하면 안 된다(48쪽).

 

곧바른 마음을 어떻게 유지할까?, 자신의 결점을 감추지 않으려한다는 것은 자신감이 아닐까 피해의식 혹여 다른 누군가가 나를 비난하고 뒤에서 쑤근대며 손가락을 하지 않을까, 내가 왜 남의 손가락 질을 받아가며 살아야 할까, 하지만, 어떤 때는 손가락질을 당하더라도 포기하거나 멈출 수 없는게 있다면(돈말고, 명예말고, 허명말고 진짜 자기가 하고 싶은 것들말이다)어떻게, 고뇌도, 번뇌도 없을게 아닌가,

 

특별한 모습으로 군중을 현혹하면 안 된다... 참으로 또 참으로다. 지금 세상사...모두들 특별한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안달이다. 크던 작던, 정치가 어디 큰 정치 작은 정치가 있던가만은...부자의 사고가 보통사람과 다르다고 진짜부자와 가짜부자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가, 정말로 부자는 과시하거나 관심을 끄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네가지 공양에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음식, 옷, 침구, 의약품이다. 받는 공양물을 제한하라, 최소한으로 만족하는 법을 배우라, 좀 부족하게 받는 게 좋다. 만족은 행복이요. 행복은 밖에서 오는 게 아니라 내 자신에게서 생기는 것이다.

 

공양물을 얻되 축적해서는 안 된다. 축적은 탐심을 키운다.탈심은 번뇌를, 물건을 두게 되면 도난당할까봐 상할까봐 걱정을 하기 마련인데 수행이란 여행과 같은 것이게 덜 가져갈 수도록 가볍다.

 

이런 마음의 업에 관하여 부처는 여섯 가지를 말했다 한다. 첫째로 곧바른 마음이요, 둘째로 정념, 셋째로 결점을 숨기지 않는다. 넷째 군중을 현혹하기 위해서 가면을 쓰지 말라. 다섯째 한계를 알라, 여섯째 공양물을 축적하지 말라...

 

마치 법정스님의 무소유처럼, 수행자는 몸도 마음도 가볍게...훌훌, 단순화하며, 줄이고, 버리는 것이 수행이다. 부족하다 싶을 때가 가장 좋은 줄을 안다. 늘 후회하면서도 그 경계를 고민 없이 넘어선다. 결점을 숨겨야 한다. 안 그러면 나는 호구가 될 테니, 군중은 늘 현혹해야 한다. 안 그러면 내가 그저 보통사람이란 걸 알게 될 테니, 곧바른 마음을 가지면 누군가에게 늘 양보해야 하는데 그럼 언제 내 차지가.

 

좋은 말씀은 입에 쓰듯, 인간의 본능이란 게 모여 사는 것이고, 그 속에서 우두머리가 되고자 하는 욕구가 알게 모르게….

 

이 책은 읽기 쉽다. 뭐 대단한 소리가 있나 하고 열심히 눈이 아플 정도로 힘주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읽어봤지만, 주변의 인생 경험이 많으신 분들이 하는 말씀과 별반 다를 바 없다. 그런데 왜 실천하기가 어려운가?

 

뭐가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게 잡고 있는 것인가?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에게 묻는다. 시원찮은 대답뿐이다.

 

이 책으로 한 번 생각하게 된 것이라면 이 책은 제 가치를 다한 셈이다. 내일, 또 모레 위에 적은 문장을 읽어본다면 느낌이 달라질까?

 

이 책은 삶에 지친이들이 읽으면, 좋을 듯하다. 어렵지도 않다. 그저 눈 가는 대로 따라가면서 읽으면 된다.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말자. 그저 읽자. 읽는 동안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불안도 걱정도 없다면 순간이지만, 해탈한 셈이니까….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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