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 그리고 리더십 - 개인과 조직을 이끄는 균형의 힘
김윤태 지음 / 성안당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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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 리더십

 

조선 개국공신 중 상징적인 두 사람, 정도전과 이방원, 조선은 성종을 끝으로 끝났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연산 이후 조선은 뭐 2기 조선?, 이 조선 역시 선조 때 끝났고, 3기 조선…. 영조와 정조는 이미 운이 다해 기운 조선을 어떻게 해서든 유지해보려 하다….

 

한 왕조가 500년을 이어온 것과 제대로 된 나라였냐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기에. 왕의 리더십이 나라를 이끈 원동력?, 그건 아닌 듯싶다. 이미 인조 때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에서 나오는 것처럼 황제는 귀족의 1인자일 뿐이라는 시각에서 봐야 할 듯, 양반 혹은 선비 중 일인자라는 의미 외에, 또 뭐가 있을까? 택군은 지혜로운 지도자를 선택했던 게 아니라 이미 기득권세력의 입맛에 맞는 이를 보위에 올리고, 왕이라 했기에, 지도자라 할 수 있을까?

 

지은이 김윤태는 조선왕의 리더십을 ”개인과 조직을 이끄는 균형의 힘”으로 보고, 500년 조선 역사 속에서 9명의 군주의 리더십을 소개한다. 예전에 조선왕 중 밥값을 주제로 26명의 왕을 평가했던 책을 재미있게 읽었던 적이 있었는데, 밥값을 한 왕으로 꼽힌 왕들이 여기서도 나온다. 선조는 빠졌지만, 개인과 조직을 이끄는 균형의 힘, 즉 용인술이다. 인사를 어떻게 하는가, 신하들의 재능과 장·단점은 물론 어느 세력에 속한지 그 지위와 주변에 어떤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파악했던 왕들의 적재적소의 용인술이 눈에 띈다.

 

9인 9색의 리더십

 

공성의 군주 이성계, 이방원, 수성의 군주 세종, 그의 동생 수양대군이 왜 단종을 제거하고 왕위에 오른 것인가, 이방원이 왕좌를 차지했던 이유와 뭐가 다른가, ”왕좌의 게임“의 연속이었던 조선, 왕의 리더십은 정치력, 개인과 조직의 균형?, 세조의 손자 성종, 자을산군은 형을 제치고 한명회의 힘으로 왕이 됐지만, 한명회한테 내가 왕이라고 할 정도로 강단졌다?, 글쎄다. 당시 정치의 역학관계에서 가능했던 일이 아닐까?, 아마도 지은이는 이런 대목을 눈여겨본 듯하다. 그런 면에서라면 선조도 빠지지 않았을 테고, 탕평 정책을 편 영, 정조도 그 대열에 들어갈 것이다. 대체로 수긍할만하다.

 

핵심, 인사는 만사다. 적대적 세력의 영수를 비밀편지로 조정했던 정조, 왕권을 두고 시위를 벌인 영조, 그는 핏줄에 연연하지 않았다. 쓸 패와 버릴 패를 보는 눈이 있었다고 해야 할까? 이성계를 두고 불운의 군주라는 평은 글쎄다. 이성계는 정도전과 공동정권으로 보지 않았을까?, 절대왕정의 위험성을 알고 있지 않았을까? 즉 절대권력은 절대 오래 가지 못함을….

 

정치 권력은 한 핏줄의 아비와도 자식과도 형제와도 나눌 수 없는 제로섬게임이다. 오로지 승자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정치 권력을 쥐고 흔들기 위해 조선의 9명의 왕은 어떤 행보를 하였는가, TV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이들, 소설 주제로도, 아무튼 인구에 회자하는 아주 유명한 왕들….

 

9인 9색의 리더십, 최종 결정판은 아마도 세종,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정조 이런 순이 될 수도 있겠지만, 소통위임형의 세종, 주도형리더 정조, 강인한 리더 세조, 조선의 최전성기를 이끈 성종, 수성과 계승으로, 밀당의 고수 탁월한 정치꾼 선조, 선견지명의 광해, 절반의 성공과 실패의 리더 영조... 신하들로 치자면 세종과 선조는 가히 기라성같은 인재들이 주변에 있었던 시대...

 

”이방원“ 역사발전법칙을 제대로 이해한 왕

 

용의 눈물이란 TV 드라마, 이방원을 눈여겨봐야 할 왕으로 꼽는다. E.H카의 역사발전 법칙을 제대로 이해한(어폐가 있지만, 당 태종 이세민의 <정관정요>을 제대로 이해했다고나 할까, 공성에서 수성으로 상승기류를 탈 때는 무력이지만, 정점에 달할 때는 수성이 중요함을 조선을 세우고 기틀을 다져가는 공세기의 이방원은 안정기에 접어들 때, 공신들의 준동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의 쓸모는 없어진다. 길들지 않는 야성은 때로는 주인을 물려고 달려들 수 있기에, 우선 살아있는 권력이 정점에 달했을 때, 후계자 세종에게 물려주고, 그의 정권 안정기까지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것, 이는 놀랍게도 300년 후에 일본에서 나타나는데,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사례다. 천하통일 후, 쇼군의 지위를 아들에게 넘겨주고, 그는 은거하면서 쇼군의 위협이 될만한 다이묘들을 하나하나 제거해버린다.

 

이런 면에서 세종은 어쩌면 실패자일지도, 아버지가 어떻게 권력을 장악했는지를 지켜보면서, 반면교사를 했을 것인데?, 능력 있는 아들들에게 정부의 일을 하게끔…. 권력의 속성과 역사 속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정녕 몰랐을까, 아니다. 적어도 나에게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역사는 가정이 없으니, ~ 였다면은 소용없지만 말이다. 이런 면에서는 정조 역시 김조순을 너무 몰랐던 게 아닌가? 아니다. 적어도 나에게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 게 아닌가?. 세종도 정조도 말이다.

 

이방원은 알았다. 권력의 속성과 역사를... 그래서 이방원은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었던게 아닌가,

이 책은 개인과 조직 사이에서 균형의 힘이란 키워드로 흥미로운 분석을 한 점이 특징이다. 조직의 리더는 어떻게 용인술, 즉 인사를 해야 하는지….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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