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짐바르도 자서전 -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으로 20세기를 뒤흔든 사회심리학의 대가
필립 짐바르도 지음, 정지현 옮김 / 앤페이지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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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르도 자서전

 

삼인성호, 세 사람이 모이면 없는 호랑이도 생긴다. 현대 이론에도 3의 법칙이 있다. 짐바르도는 “세 명이 모이면 그때부터 집단이라는 개념이 생긴다. 그것이 사회적 규범 또는 법칙이 되고 특정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이게 된다. 왜 세 명이 같은 행동을 하는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최소 세 명이 모이면 하나의 움직임이 되며, 3의 법칙은 상황을 바꾸는 구체적인 힘으로 작용한다.”라고 지적한다. 

 

심리학 교과서에 단골로 실리는 1971년 짐바르도의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 이 연구에서는 24명의 대학 나이 남성이 모의 교도소에 참여했습니다. 이들 중 일부는 무작위로 수감자로 선출되어 스탠퍼드 캠퍼스의 모의 교도소에 모집되기 전에 지역 경찰에 의해 가택 연금을 통해 집에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다른 참가자들은 감옥 경비원으로 선출되었습니다. 짐바르도는 자신을 감옥의 감독관으로 임명했다(3장에 실려있다). 실험결과는 실제로 그 역을 했던 사람들의 사고가 바뀌었다고…. 깨진 유리창 이론. 마치 사과 상자 안에 들어있는 한 알의 섞은 사과가 다른 사과를 다 버린다고.

 

이 구술기록은 스탠퍼드 역사학회의 구술사 프로그램과 스탠퍼드 대학 아카이브와 공동작업한 것이다. 부록에는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에 쏟아진 비판에 답하다를 비롯하여 악인과 영웅 등 9개의 글이 실려있다. 

이 책은 7장으로 구성됐고, 1장에서는 그의 유년기와 주요사건을, 2장 대학원, 교수 생활, 연구와 사회운동 시절을 회상했고, 3장 스탠퍼드 임용, 새로운 연구와 교수 생활 등을, 그리고 4장에서 새롭고 독창적인 탐구의 시작에서 광기의 심리학을 다룬다. 5장 기이한 미국의 시대를, 6장 새로운 비전의 탄생, 7장 돌아보며, 자부심 가득한 미래를 꿈꾸며, 그리고 부록이 실려있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이민 가족 출신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짐바르도, 외모 때문에 유대인으로 오해받고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기도, 이 시절 그는 세상은 리더와 추종자로 이루어진 곳이라는 걸 깨닫게 됐다고 말한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한다고 어린 짐바르도 생각했다. 

 

권위에 대한 복종 실험들- 또 하나의 인간 본성

 

패거리, 집단사고의 폐해를 실험하다. 비윤리적인 실험,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 이후 피험자 연구위원회가 생겼는데, 그 이전에 고등학교 동창 스탠리 밀그램의 <권위에 대한의 복종>(1961. 예일대학에서 진행)이나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에 대한 사회적 비판을 받았지만, 짐바르도는 인간 본성을 이해하는 데 너무나도 요긴한 실험이었다고 말했다. 

 

부록에 실린 <복종의 거미줄>이란 글에서 짐바르도는 스탠리 밀그램의 실험이 비도덕적임에도 권위자의 요청을 쉽게 거부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알아보려 했던 실험이라고 봤다. 물론 소수의 사람은 불복종한다. 왜 불복종을 했을까, 

 

우리 사회에서 그리고 주변에서 흔히 경험하는 이야기다. 권위에 대한 복종이라는 덫에서 빠져나오기란 어렵다. 이성적으로야 그렇게 해야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극복해야 할 난관이….

 

짐바르도가 쓴 <고정관념의 위협>, 과제를 수행하는 능력= 지적 능력이라고 말한 뒤 실험을 진행하면 고정관념이 존재하는 집단에 속한 사람의 상과가 떨어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노인이나 흑인 또는 사회경제적 약자가 바로 그렇다. 여자가 남자보다 수학능력이 떨어진다고 하면 실제로…. 누구나 언제든 고정관념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집단 간 차이보다는 공통점을, 그리고 집단을 보는 시각을 바꾼다. 집단은 공통의 목표를 가진 비슷한 사람이 모인 단체가 아니라 이질적인 개인의 집합으로 보라고,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에 대한 비판과 반박

 

짐바르도의 현대 심리학에서 위치는 이 실험이었다고 비판자들은 주장하지만, 이때 이미 종신교수였고, 대표적인 심리학 기본 교재<심리학과 삶> 또한 이전에 집필 요청을 받았었다고, 비판을 받았던 6가지 항목에 대한 반박이 실려있다. 짐바르도는 이 실험이 인간의 행동과 그 복잡한 역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내외적, 역사적, 동시대적, 문화적, 개인적 요인 등 여러 가지 상황의 힘은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역학과 복잡한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가 커질수록 인간의 바람직한 본성을 널리 알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영웅적 상상 프로젝트 

 

도널드 트럼프, 자격 없는 대통령이라고 평가한 그는 이렇게 말한다. 대선 기간에 세계를 돌면서 강연을 했는데, 많은 사람이 트럼프가 후보로 나온 것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독불장군 트럼프, 자기애성 인격장애, 현재 지향적 쾌락주의자, 이런 사람이 정치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세계 질서를 위협하는 위험한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고, 트럼프의 과거와 현재 모습을 보면, 더 나은 행동을 보여줄 거라는 희망의 여지를 조금도 주지 않는다고….

 

짐바르도, 사회심리학자로 현대 심리학의 커다란 발자국을 남긴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에게 씌워진 굴레- 악을 창조한 교수 닥터 이블- 그는 강력한 상황의 힘에 어떻게 저항할 것인가를 질문을 했던 <루시퍼 이펙트>를 2007년 출간-, 집단광기, 집단사고, 패거리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그의 실험들과 많은 글은 인간의 본성에 관한 이해를 더 잘하자고, 오해도 비판도, 그가 했던 연구, 이에 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다. 오히려 비판이 없는 게 이상할 정도다.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이후 50년간 줄기차게 비판에 대한 반박을... 아마도 운명 혹은 숙명이거나 사명이지 않을까 싶다.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에 집중하며 우리 주변에 있는 악한 사람도 지극히 평범해 보인다고, 인간의 본성, 숨겨진 악마성은 누구에게나 있지 않을까, 

 

아무튼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 이후에 연구윤리에 관한 기준 등이 점점 엄격해지지만, 연구자는 늘 경계를 넘어서고 싶은 유혹, 이는 제도나 지침만으로는 어떻게 통제할 수 없을 듯, 자기 통제에 맡길 수밖에. 이 역시 인간의 본성인가? 

 

짐바르도의 자서전, 유년기에서 지금까지 그의 관심은 인간 본성 탐구가 아닐까 생각한다. 여전히 어렵지만…. 개인사적 연구로서 이 책은 꽤 흥미롭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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