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하는 뇌 - 순간의 선택을 결정하는 심리학의 12가지 비밀
하영원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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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선택 결정, 심리학 12가지 비밀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 결론은 버킹엄이다. 라는 광고문구, 이 짧은 한 문장 속에 선택과 결론에 따라서 바뀐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지은이 하영원 선생은 학제 간 융합으로 심리학을 경제, 경영의 영역으로 광고나 산업심리학도 있지만, 이 책<결정하는 뇌>은 결이 조금은 다르다고 해야 할까,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순간마다 뭔가를 선택하고 결정해야 하는데, 보통 경제학 세계에서는 선택과 결정을 하는 행위는 지극히 합리적이고 온당한 선택과 결정을 할 것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하기에 인간의 뇌가 저지르는 실수(착각 등)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지은이는 우리가 선택과 결정을 내리는 데까지 수많은 장애가 존재함을 이 책에서 드러내 보이는데 이른바 ‘의사결정 심리학’의 세계다. 2012년에 펴낸 초판을 다듬고 내용을 보태서 내놓은 개정판이다. 

 

의사결정에 이르는 심리의 12가지 비밀

 

이 책은 4부 12장으로 구성됐는데, 1부는 합리성을 넘어서, 인간은 과연 합리적인 존재일까 라는 물음으로 시작되는데, 일단 답은 “아니”다. 단지 제한된 합리성에 의존할 뿐이다. 뇌의 활동 때문인가, 맥락효과, 감성에 의한 의사결정, 프레이밍효과 등, 간결하게 말하면 착각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직관적이거나 이성적 판단의 메커니즘 등을 설명한다. 2부에서는 판단의 오류와 진실에서는 비의식 과정의 영향을 받는다. 과거 경험에 관한 판단, 감성 예측의 오류와 편향, 확인 편향, 그리고 3부에서는 선택맥락효과, 프로스펙스 이론과 프레이밍효과, 목표와 의사결정, 시간적 맥락에 따른 선호의 변화 등을 설명한다. 4부에서는 부정성 편향으로 나쁜 것이 좋은 것보다 왜 강하게 느껴질까, 사람들은 자신에게 더 많은 행복을 가져다줄 대안을 선택하지 않는 것일까, 판단과 의사결정, 행복과의 관계는 어떤 것인지

 

12가지를 각각 논해도 12권 이른바 시리즈 감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이론은 어디선가 한번은 들어봄 직한 것들이다. 요즘 우리 사회의 심리학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기에 그런 것도 있지만, 심리학, 정신, 그리고 뇌, 과학, 학문발달이 사람의 마음을 더 잘 알게 된 데서….

 

인간은 합리적이라는 환상에서 시작하여, 어떤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인지, 결정하는 뇌라는 제목에 휘둘릴 필요는 없다. 과거를 미화하고, 자기최면을 걸 수도 있다. 그런데 내가 미래에 어떤 것을 좋아할지 나는 알 수 있을까, 

 

집단사고와 메아리방 효과

 

시의적절하다고나 할까, 작금의 정치권의 방향 실종. 한국호는 좌우로 마구 흔들린다. 마치 바다 밑에서 올라오는 엄청난 에너지에 영향을 받은 듯.

 

집단사고와 메아리방 효과라는 대목에서 눈길이 멈춘다. 집단사고란 부정적인 의미인데, 응집력이 높은 집단의 구성원은 집단과 화합과 일체성을 지나치게 강조(우리가 남이가 프레임), 결과적으로 비합리적이거나 역기능적인 집단적 판단과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 걸 말한다. 구성원들의 반론 제기나 대안적 해법제시는 깡그리 무시되기 일쑤인데, 여기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집단적 확인 편향으로…. 완전무결하다는 환상 속으로 말 그대로 집단 최면에 걸리는 것이다. 

 

메아리방 효과 역시, 최근 가짜뉴스가 왜 생기는가 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경향으로 보이는데, 이런 집단 속에서는 다양한 시각을 접할 기회가 제한되면서 구성원 서로의 의견과 신념만을 증폭시키고 강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마치 메아리처럼 울린다. 이런 메아리 효과는 사회적 분열과 정치적 극단주의가 기승을 부리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하고 있다. 

 

내로남불과 자기성취적 예언에 관한 미신

 

사람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모호한 정보를 해석할 때, 그 정보를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념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또, 자기성취적 예언, 거봐 내 말이 맞잖아 내 그럴 줄 알았다고. 봐봐 이번에는 이런 식으로 움직일 것이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될 거라는 확신이 생긴다. 틀리든지 말든지, 이미 어떤 판단에 근거한 행동이 일어날 때는 그 행동 때문에 기존 신념을 확인시켜주는 결과가 나타나면, 내 판단이 옳았다는 것을 강하게 믿게 된다. 확인 편향이 집단적 차원에서 나타나면 집단사고 현상이 되는 것이다.

 

지은이는 말한다. 사람의 뇌, 나 자신이 늘 합리적인 선택과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꽤 합리적인 판단과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처지에 다가선 것이라고. 오류 없이 선택하는 의사결정의 원칙, 실제 내 생각보다 한발 앞서 무의식이 먼저 결정해버린다. 이는 꽤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늘 새롭게 다가온다. 지은이는 이런 결정하는 뇌를 이해하기에 행동적 의사결정이론을 토대로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할 때, 장애가 되는 요소들을 하나하나 설명한다.

 

이 책은 뭘 하든 선택과 결정의 국면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면 차라리 오류 없는 선택과 결정을 하려면 뭘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자고…. 행복에 관한 것은 모르겠다. 선뜻 다가오지 않는다. 뭐가 행복인지.

 

하지만 꽤 재미있는 책이다. 휴리스틱, 프레이밍효과...누구의 처지에서 문제를 보는가에 따라 사뭇 결론이 달라지니. 이용자 눈높이를 고려하고 쓰는 사람의 처지를 생각하면서 물건을 만든다는 말들이 모두 이런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생각들을 예단 없이 받아들이고 하나둘, 톺아보면서 견주어보는 태도를 익히는 것도, 훈련하는 것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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