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 정치 - 윤석열 악마화에 올인한 민주당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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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 정치, 악마는 누구?

 

강준만 선생의 이 책<퇴마 정치>은 악마를 저주하는 또 다른 악마, 천사와 악마의 구도가 아니라는 점이다. 민주당이 왜 이리도 무지한가, 180여 석 가까운 온 국민의 힘을 실어줘도 여론과 민심을 제멋대로 이른바 아전인수격 해석으로 왜곡하는 작태들…. ‘선악 이분법’으로 민주주의를 갉아먹는다. 

 

이 책은 윤석열 악마화라는 퇴마 정치와 이런 정치에 마약중독자처럼 중독된 민주당의 활약에 관한 중간 보고서다. 

강남좌파라는 모호한 말, 이 모든 것이 문재인 정권의 X맨 윤석열인가, 검찰이 총성 없는 법치라는 방패를 들고 진을 짠 쿠데타라고…. 화염병 시대에 갇힌 사람들, 독재냐 반독재냐…. 지금의 윤석열을 찬성하거나 지지하는 사람들의 숫자와는 관계없이 민주주의가 역행하고 있다는 말은 맞다. 리얼미터에서 한 여론조사건 뭐든 간에 말이다. 이는 예상하고 또 아주 우려했던 현상들이다. 걱정스럽게도, 우리 편을 신격화하고 반대편은 악마화하는 이런 구도가 어디서 비롯됐고 어떻게 가능한가를 톺아보고 있는데, 이는 민주주의를 표방하면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이런 행태, 아직도 선거에서 왜 졌는지를 깨닫지 못한 나 홀로 민주당을 향한 따끔한 비판의 목소리다. 

 

하지만, 어떤 대목은 듣기가 편치 않다. 아마도 본능적으로 왼쪽으로 기우는 목 때문인가, 지은이 평가는 왠지 경계선의 중간에서 있는듯하면서도, 또 그렇지 못한 듯, 느껴지는 게, 나만의 느낌이라면 좋겠지만, 아무튼...

지은이는 문재인 정권을 이렇게 말한다. 전투적 팬덤정치는 사실상 대중운동으로 악마에 대한 믿음에 근거한 것이었다고, 즉, 대중운동은 신에 대한 믿음 없이는 가능해도 악마에 대한 믿음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에릭 호퍼의 금언을 신봉한 듯 보인다고….

 

적폐 청산은 마치 퇴마의식처럼 보였다. 그러다 조국 사태에 이르러 수석 퇴마사였던 윤석열이 퇴마의 공정을 외치고…. 이 대목에서 윤석열은 한때, X맨이라는….

 

이 책은 지은이가 언론매체에 기고한 20여 편을 골라, 묶은 것으로 4개의 꼭지로 나눠서 싣고 있다. 1장 ‘윤석열 악마화’라는 마약에 중독된 민주당을, 윤석열을 악마로 본 이유가 무엇인지, 왜 그렇게 했는지를 좇아가 본다. 2장에서는 금태섭이 되겠다던 김남국의 살벌한 변신에서 386세대, 586세대…. 이른바 독재에 맞서 혼신을 불태우던 80년대 대학의 민주화운동세력이 어떻게 기득권이 됐고, 지금 이들은 왜 손가락질의 대상이 됐는지를, 같은 맥락에서 3장에서는 화염병 시대에 갇힌 사람들, 그리고 4장 대통령 선거에서 왜 졌는지를 모르는 사람들…. 아직도 꿈속에서 헤매는 어리석은 사람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지은이 다운 필봉을 휘두르는 대목이 눈에 띈다. 김남국의 변신을, 그의 언행을 꼬집는데 나도 동감이다. 그의 행태는 청년? 청년정치인의 개념, 정의를 들이대면 이야기가 길어지니, 이쯤에서 생략하고, 아무튼 우리가 통상 생각하는 소신껏행동하는 청년 뭐 이런 이미지는 전제로 접근해보자면 그렇다는 말이다. 김남국은 금태섭을 되겠다고 했다가…. 어떤 때는 조국을 신앙에 버금갈 정도로 또 어떤 때는 이재명의 지상명령에 따라. 무소신인지, 출세주의인지 청년정치인의 부재를, 청년들이 정치판에 존재하기 어려운지, 여러 가지 의미로 읽히는 대목이다. 위험한 외줄타기를 하는 소년처럼... 

 

왜 졌는지도 모르는 사람이라는 비판은 참으로 따끔하다. 한겨레 기자 출신 김의겸의 아니면 말고 식의 여론몰이, 한겨레 기자 시절에 달고 닦은 실력인가라는 의심이 들 정도다. 우리 사회의 언론불신이 깊어진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아니면 말고다. 

 

이 책에 실린 내용을 뒤집어 생각해보는 것도 꽤 재미있다. 왜 졌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사실, 최병천의 <좋은 불평등>을 끌어와 이런 말을 한다. “김대중, 노무현 민주 정부 10년의 신자유주의적 정책이 불평등을 키웠다.”라는 말, 진짜냐며, 최병천의 통념 뒤집기 시도,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이 좌파적 정책이어서 실패하였다는 일부 보수언론의 진단은 틀린 것일까, 2022년 민주당의 대선 경선 후보 6명 중 소득 주도성장론을 계승하겠다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것도 사실이다. 

 

자, 이것 한 번 생각해보자. 

 

윤석열이 대통령감이어서 뽑았을까?, 그는 1일 1 망언 행사를 이어갔다. 보통 때라면, 절대로 대통령이 될 수 없지 않았을까, 그런데 왜 이런 망언방발에도…. 민주당과 민주당 대선 후보가 걱정돼서 반사이익으로 당선된 게 윤석열이라면 차악을 선택한 셈인가, 

 

20·30세대의 65%는 기본소득을 반대했다. 왜 그랬을까, 지은이는 더 신뢰감을 정책 행보가 관건이었다고 봤다. 신뢰감 있는 정책을 들고나와야지, 윤석열 때리기에 열을 올리기보다는 믿을만한 정책을 들고나와야 했다는…. 이를 아직 이해 못 하는 민주당….

 

이 책은 꽤 많은 논란거리를 담고 있다. 진영의 논리에 휘말리지 말고,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라고. 민주주의는 갈등의 연속이다. 갈등을 해소하고 또 생겨나는 갈등을... 갈등이 없는 곳에는 민주주의는 존재할 수 없다. 국민의 힘이고 더불어 민주고 모두들 “내로남불”을 단골 메뉴로 국민들에게 호소한다. 흙탕물이고 진흙탕이다. 

 

지은이는 말한다 국민들이 왜 민주당을 신뢰하지 않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보고, 지금이라도 신뢰할 수 있는 정책과 비전을 제시한다면..., 물론 가정이겠지만, 2년 후의 총선을 생각한다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하지만 지금은 여전히 먹구름 정국이다. 촛불 행동이 불을 켜는데, 좌우로 갈려…. 2023년 봄은 한참 길어질 것인가….답답해진다. 책을 읽다가 이리 답답한 마음은 아주 가끔만 있어야 할 텐데.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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