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 좋은 거 말고 몸에 좋은 거 먹어라 - 말기 암 어머니의 인생 레시피
강제윤 지음 / 어른의시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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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좋은 거 말고 몸에 좋은 거 먹어라

 

강제윤은 섬 전문가다. 섬 지킴이, 연구자, 활동가, 목포와 통영에서 실험하기도 했다. 괜찮은 마을 등 괜찮은 시리즈….

 

그의 또 다른 얼굴은 시인이다. 이 책은 아마도 글쓴이로서 내놓은 작품이다. 돌봄, 어머니, 그리고 세상을 향해 외치는 목소리다 <입에 좋은 거 말고 몸에 좋은 거 먹어라>라는 말, 구강암 말기의 어머니를 돌보면서 느낀 소회다. 어머니라는 의사라는 대목에 눈길이 간다. 울림이 크다. 

 

어머니라는 의사

 

“그래서 문득 드는 생각

육아는 단지 아이를 기르는 일이 아니구나 

사람을 살리는 일이구나

목숨을 살리는 일이구나 

어머니란 존재는 의사와 같구나”

(중략)

“아이를 낳고 기르는 어머니들은 의사보다 더 귀한 대우를 받아야겠구나 

육아 노동은 의료 노동보다 더한 가치를 인정받아야겠구나” (24쪽)

이 책에 담긴 메시지 중 하나다. 돌봄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간결 명료한 선언이다. 

 

암 투병 중인 어머니와의 여행, 그리고 추억을 현재로 소환한다. 책 속에 들어있는 그림(삽화)도 좋다. 지은이는 어머니에게서 배운다. 세상에는 섬 전문가, 사진작가, 시인으로 알려졌지만, 어머니에게는 그저 자식일 뿐이다. 그 또한 어머니의 아들일 뿐이다. 어머니가 그에게 남겨준 말, “입에 좋은 거 말고 몸에 좋은 거 먹어라. 입에 좋다고 다 좋은 게 아니야”라는 말의 의미를…. 개떡 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야 한다는 말을….

 

여기에 실린 글, 1부는 나 아직 살아있니? 라는 어머니의 이야기... 2부 어머니의 레시피, 사랑과 정이라는 양념이 곁들어진 음식들, 잊을 수 없는 열무김치며, 주독이 확 풀리는 황태국, 어머니의 진짜 별미 겨울에 해주시는 굴뭇국... 3부 내 삶의 스승이신 어머니, 4부 어머니와 함께 한 3년 간의 동행... 이제 어머니를 떠나 보내며, 회한의 눈물과 겹쳐는 다시 맛볼 수 없는 어머니의 손끝에서 살아나는 맛,

우리네 어머니도 다들 그러하신다. 강제윤의 ‘사모곡’의 울림은 보편적일까, 아마도 우리 어머니들이 남기신 말도 이러하리라….

 

고요함 속에 따뜻함이 밀려오는 이 책, 어머니는 내 일생의 가장 큰 스승이셨다는 말처럼, 이 여운은 살아있는 어머니에게 뭔가가 닥쳤을 때,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을 때, 서운함과 정성을 다하지 못함을 후회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남긴다. 울림이 큰 글모음집이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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