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청년 저쩔공정 - 정치적인 ‘나’들의 이야기
김민준 외 지음 / 버니온더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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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청년 저쩔 공정

 

정치적인 ‘나’들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청년세대가 바라본 한국 사회 속의 청년과 공정, 청년 시절이 점점 길어진다. 쿼터라이퍼라는 낯선 표현이 등장한다(사티아 도일 바이오크<어른의 중력>(윌북, 2022) 쿼터라이프는 청소년기, 대략 16세부터 36세까지 20년간을 성년 초기로 구분하면서 혼란의 시기로, 인생의 1/4, 쿼터의 삶의 특징을 소재로 이들의 삶에 관한 태도를 다룬다. 삶의 의미를 추구할 것인지 안정을 쫓을 것인지…. 고대에는 어른만이 존재했다. 어른이 되지 못한 아이라는 범주에 청소년이 포함된다. 청소년기라는 발달단계, 그리고 그 시기의 신체와 심리적 특성을 밝히는 단계를 넘어, 불안한 20년의 시기를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할 것인가,

 

이 책에 실린 글들은 2022년 고려대 정치연구소가 <불안: 청년세대가 바라본 한국 사회>라는 주제로 진행한 공모전의 결과물이다. 인천국제공항 사태로 불거진 ‘공정론’ 마이클 샌델은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능력주의’ 신화창조, 공부가 인생의 전부라는 믿음, 공부를 잘하기 어려운 사람의 기회를 빼앗고, 공부로 성공한 사람들은 내가 잘나서 열심히 노력해서 이렇게 된 거야라고 착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자신보다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을 비웃고, 왜 노력하지 않았다고. 기실, 착각하지 않을수록 공정해질 수 있다는 말이 백번 천번 맞는 말이다. 

 

이 책은 2부 체제다. 1부에 실린 글은 ‘공정 담론’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능력주의 시각에 대한 비판을 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글쓴이들은 비슷한 문제의식을 공유하지만, 각각의 관점에서 공정을 들여다보고 있다. 1장은 구조적 문제와 변화를 둘러싼 사회적 대화의 가능성을 차단해 온 공정 담론의 한계를 지적한다. 2장은 능력주의를 부추기는 이준석 현상의 의미를 찾고, 3장에서는 공정, 과연 이는 누가바라는 것인가를 묻고, 4장에서는 공정이 청년들이 서로 편을 갈라 싸우게 만든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2부는 글쓴이들의 개인적인 고민을 녹아들어 있는 글들이다. 

 

주제가 가볍지만은 않다. 특히 이 글에서 주목해야 할 곳은 청년세대, 20대가 약육강식 방식의 능력주의에 동조하지 않음을, 한 여론조사 기관이 2021.9월에 20대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다수의 정서에 반하더라도 소수의 인권은 지켜져야 한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70% 이상, 지금 우리 사회 능력주의의 현황을 묻는 문항에서는 개선되어야 한다는 응답이 84%를 넘어섰다. 물론 통계라는 걸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없겠지만, 경향성을 보는 정도라면. 여전히 한국사회의 청년들은 뭔가 옳은지 그른지를 생각하려는 태도는 지니고 있다고 본다. 

 

MZ, 이대남으로 불리는 청년세대…. 그 안에는 진짜 청년이 있는 걸까, 미디어에서는 연일 청년세대의 변화를, 마치 풍속도의 혁명적 변화가 일어난 것처럼 호들갑을 떤다. 

 

위에서 말한 쿼터라이프를 잘 살아낸다는 것은 정상적이거나 훌륭하거나 성공적인 것과는 상관없다. 청년세대, 혹은 시절은 단순히 파트너를 찾고 경력을 쌓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찾는 것이다. 자기만의 개인적이고 진실한 삶을 말이다. 

 

이 책 속의 글들은 청년들의 고민 흔적이 고스란히 베 있다. 간만에 청년세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신선하다. 삶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세상의 질서에 의문을 품고 깊숙이 들여다보려는 자세가 참으로….

공정이란 착각에서 벗어나는 길은 자신을 되돌아보는 길인데 이 어디 쉬운 일이던가, 이 대목에서 노자의 말을, 자중자애. 자신을 중히 여기고 또 사랑하라고. 내가 세상의 주인공인데 도대체 누굴 보고 있는 거야…. 공자의 군자론에 실린 이상형을 본보기로 삼아 그렇게 닮고 싶어 하는 데 따라가지 못한 자신이 열등하다고 여기고 낮춰보는 게. 아무튼 이 책 속의 글들을 읽고 혼란스러움을 느낀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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