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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 일본 원자력 발전의 수상한 역사와 후쿠시마 대재앙
앤드류 레더바로우 지음, 안혜림 옮김 / 브레인스토어 / 2022년 11월
평점 :
후쿠시마의 원전 사고의 모든 것,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들….
후쿠시마는 도쿄전력의 원전 2곳에 원자로 6기가 설치된 곳이다. 일본 내의 원자로는 후쿠시마 사고 전 54기에서 사고 후는 33기로 대폭 줄었다. 원자로를 관리하는 이들의 머릿속에는 규모 8.5 이상의 지진이 일어나면, 체르노빌처럼 될 것이나 그럴 일은 없다고,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호언장담을 해왔다. 사고 이후 처리 과정에서 관련 정보를 제대로 공개한 적이 없어, 소문만 무성할 뿐이다. 깜깜이인 일본 원전에 관해서 말이다. 국가가 하는 일은 국민은 알 필요 없다. 그저, 국가가 하라는 대로만 하면 된다는 전체주의적 발상이 여전한 일본….
이 책의 지은이 앤드류 레더바로우는 일본 원전의 태동부터 추적, 일본 원전의 전체상을 파헤쳤다. 체르노빌 원전 관련 최고 전문가로 손꼽히는 그의 눈에 후쿠시마는 단순히 운이 나쁜 자연재해였을까, 아니면 일본의 원전에 관한 생각과 정책들이 잠재적 위험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것일까, 이 책은 7장에 걸쳐 17세기 일본의 에너지 사정과 대외관계 등까지를 포함하여 조망하며, 원전 시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주요 시기를 장으로 나눠서 중대 원전 사고의 원인과 대처, 이후의 과정까지 살피고 있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재난은 드물다
이 책에서 강하게 주장하는 대목이기도 하지만, 챌린저호 폭발, 딥워터호라이즌 폭발 사고, 보팔 유출 사고, 체르노빌 참사 이 모든 사건이 피할 수 있었던 사고였기에 전문가들이 나서서 막아보려 했지만, 권력을 쥔 사람들에게 무시당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후쿠시마 역시도 예외는 아니다. 구로카와 기요시 일본 국회 후쿠시마원전사고 조사위원장은 고통스럽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본산 재앙이었고, 사고의 근본 원인은 일본 문화에 뿌리 깊이 배어 있는 관습, 반사적인 순종, 권위를 의심하지 않으려는 태도, 맹신적인 계획 고수, 집단주의와 편협함이었다고 말한다. 누구도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고…, 결국은 인재라는 말이다.
이 책은 많은 시간 동안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사건에 관계됐던 기술자 등 현장 혹은 관리자들과 인터뷰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밝혀 보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특히 일본 정부의 원전 존치 기조가 여전함을, 한편으로 에너지자원이 결핍된 일본의 선택지는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에너지 자립의 꿈, 구로카와 위원장의 말처럼 책임지지 않는 사회, 시스템 문화로 빚어진 복합재난은 현재 원자로 24기를 보유한 한국(세계 6위 규모)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한국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에너지자원이 턱없이 부족하기에…. 이 책을 통해 원전에 관한 제대로 된 이해를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후쿠시마라고 제목을 붙였지만, 이 책은 왜 일본은 원자력지지국이 됐을까, 일본 원전 정책과 방향, 그리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원인과 이후의 대책까지 충분히 참고할만한 정보를 담고 있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