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결

언어의 결 - 언어의 결이 삶의 결을 결정한다
염광호 지음 / 팍스로열 / 2022년 11월

말의 결, 언어의 결이 삶의 결을 결정한다.

뚝 내뱉은 한 마디로 황천길과 신세 펴는 길이 갈리기도 한다. 귀가 따갑도록 들은 소리,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아 그리고 보니 일본에도 비슷한 표현이 있다. 벽이 소리를 듣는다고, 한 번 입 밖으로 나온 말은 모래 위에 버린 물처럼 주워 담기가 어렵다. 

이 책의 지은이 염광호, 이름이 낯설다. 내가 과문한 탓에 그러겠지만…. 이 책에서 그는 말의 철학과 말의 효용과 말의 힘을 말한다. 내용은 낯설지 않다. 언어의 결이란 아마도 말 속에 담긴 뼈가 말하는 사람의 성품이나 바탕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인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감한다. 

부정적인 말은 언제 부메랑이 되어 나에게로 날아드는 칼이 될지도

늘 부정적인 말을 입에 담는 사람은 그가 사는 세상 그에게 비친 세상은 모두 부정적이다. 정작 자신은 세상의 잘못된 것들을 꼬집고 비판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그렇게 말을 한단다. 아마도 그랬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 경우에 말은 칼이 되어 그 칼을 휘두르다 보면 내 손도 다치게 된다는 점을….

정작 내가 어떤 일을 결정할 자리에 앉았다고 가정해보자. 그 나름의 판단기준이 있을 터이고, 파렴치하게 모든 걸 내 이익 중심으로만 결정한다고 볼 수는 없다. 아마도 정도의 차이는 있을 것이다. 이런 걸 상식이라고 하니까(틀렸을 수도 있겠지만), 이때 역지사지를 해보는 것이다. 상대의 눈높이에서 상대의 처지에서 문제를 보면, 어떨까, 이해되는 건 없을까….

누군가에게 감정대로 생각 없이 말하고 싶을 때, “욱할 때” 이 책을 열어보자

이 책은 일상 속에서 느낀 것들에 하나씩 톺아보면서 토씨를 달아, 글로 적어두었다. 3부로 나눠서 1부에서는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고, 2부에서는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며, 3부에서는 말이 씨가 된다고…. 부디부디 말을 조심하고 또 아끼고, 할 말과 해서는 안 될 말을 구분하는 사람이 되라고, 아니 돼보자고 한다. 나잇값 못한다는 말이 있다. 세상살이를 하다 보면 산전수전을 다 겪은 이들은 상대의 차림새와 표정만 보고도 넉넉히 짐작할 줄 아는 지혜가 생긴다. 여기서 할 말 못 할 말을 구별 못 하면 나잇값 못하는 소인배가 된다. 지혜롭지 못한 사람이 되고, 배려 없고 비이성적인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머리로는 다 아는데, 실천행이 어렵다. 정작 눈앞에 벌어지는 꼬락서니를 보면, 속이 뒤틀려 입 밖으로 말이라는 포장에 쌓인 비수를 던진다. 상대의 가슴을 향해서. 순간 참으면 될 일이라고 나중에 후회하기도 한다. 

이 책은 이럴 때 한 장 두 장 넘겨보면서, 지은이가 생각하면서 우리에게 일러주는 말을 곱씹어보자. 

제목만 다르지, 그 내용에 담긴 뜻은 매한가지다. 귀한 대접을 받으려면 누군가를 귀하게 여기라고, 귀한 대접을 하면, 그 사람이 귀해진다고…. 물질을 떠나, 마음의 품앗이다. 말이라 쓰고 배려라고 읽는 태도다. 

내 마음의 주인은 나다. 내 말은 내 품격과 결을 드러내는데.

사람 마음의 주인은 자신이다. 스스로 일깨우고, 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생각하면서 자신에게 들려주는…. 헷갈릴 때는 이렇게 하자 조금이라도 마음이 기울어진 쪽으로 말을 내뱉으라고. 그럼 갈피가 잡힌다고…. 이 또한 맞는 말이다. 

아주 중요한 대목, 추천하는 문장이다. “내가 뱉은 말을 회심하다” 말이 씨가 된다는 말과도 일맥상통이다. 사람들은 말 자체를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아무 생각 없이 마구 해대면서 감정을 해소하는 것인가, 다른 사람을 대상으로 내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인가, 아무래도 좋다. 하지만, 스스로 가만히 생각해보자, 못 살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 진짜로 그렇게 된다. 남을 욕 하고 뒷담화를 하게 되면 나 또한 그렇게 된다. 아마도 지은이는 이런 예를 두고 언어의 결이 삶의 결을 정하게 된다고 했을 것이다. 

이 귀한 말들이 담긴 이 책은 한숨에 읽어 버릴 것은 아닌 듯하여, 손닿는 가까운 곳에 두고, 누군가에게 막말이 나오려 하는 찰나, 누군가의 태도나 행동에 분해서 밤새 잠을 못 이룰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을 때, 아마도 훌륭한 약이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