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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속에 숨은 사이코패스 - 정상의 가면을 쓴 그들의 이야기
이윤호 지음, 박진숙 그림 / 도도(도서출판) / 2022년 11월
평점 :
사이코패스에 관한 오해와 진실
우리 속에 숨은 사이코패스, 정상의 가면을 쓴 그들의 이야기
범죄학자 이윤호 선생이 쓴 이 책<우리 속에 숨은 사이코패스>은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의 구별 모호함과 아무 장면 혹은 국면, 맥락과 관계없이 남용되는 “사이코패스”란 용어, 미디어의 영향 때문인지 우리 사회 구성원의 최소한 70%는 사이코패스라는 단어를 알고 있다고 적고 있다.
사이코패스 하면 범죄자, 반사회적 인격장애(ASPD), 냉혈한, 피도 눈물도 없는 감정이 메마른 자, 다른 사람의 고통을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 등의 이미지가 떠오르고, 또 그렇게 인식된 듯하다. 그래서 미디어(신문, TV 뉴스와 방송 등)의 연쇄살인범 체포 소식은 대체로 범인이 사이코패스 혹은 그럴 가능성 크다는 덧붙임이, ~ 카더라 통신이거나 아니면 말고, 식일까,
우리가 일반적으로 통념적으로 이해하는 사이코패스는 뭘까, 잔인한 수법의 흉악범은 사이코패스일까, 모든 범죄자가 사이코패스가 아닐뿐더러 사이코패스가 모두 범죄자는 아니다.
이 책은 사이코패스인지 아닌지를 확인해볼 수 있는 로버트 헤어의 진단 도구 사이코패시체크리스트(PCL-R)를 실어두었다. 20개항, 40점 만점에 검사결과 30점 이상이면 사이코패스로 진단된다고….
그렇다면 소시오패스와 사이코패스와 뭐가 다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구별의 실익이 없지만, 반사회적 인격장애에 속한다. 굳이 구분하자면 소시오패스는 유전 비율이 높고, 개인 생애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꽃을 피운다는 것이다. 고기능 저기능으로 구별하기도 하는데, 고기능 소시오패스는 높은 수준의 인간적 감정을 가진 사람이며, 지능지수도 높다. 폰지(다단계금융)사기의 원조 버나드 메이도프를 보자 사기꾼이지만, 인간적인 매력과 박력이 양날의 검이었다. 소시오패스는 전형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에 크게 관여하지 않는다. 양심도 없고, 공감 능력이나 동정심이 없다. 옳고 그름에 따라 동기부여도 행동하지도 않는다. 다른 사람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폭력이나 무력보다는 매력을 이용한다.
이 책의 핵심내용, 즉 사이코패스에 관한 제대로 된 이해를 돕는다는 것에서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을 보자. 우선 사이코패스 진단에는 4가지 차원인 대인관계 특성, 감정적 특성, 생활 유형 특성과 반사회적 특성을 충족해야 한다. 이렇게 충족됐다 하더라도 사이코패스는 하나의 측정척도에 그치는 것이어서 이를 두고 사이코패스라고 단정 짓는 것은 성급하다. 우울증에 걸렸다고 모두가 자살하지는 않는다. 개개인의 차이가 존재한다. 사기꾼은 기만적이고 자기애적이기는 하지만 우리는 사이코패스라 하지 않는다.
로버트헤어의 걱정- 사이코패스의 일반화는 위험,
그는 형사사법제도권에서 사이코패스 체크리스트를 이용하는데 우려를 했다. 연구목적을 만들어진 측정 도구가 현실에서 잘못 사용되면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게 되기 때문에…. 원자탄을 개발한 연구자들이 전쟁에서 이것이 사용된다면…. 하는 우려와 같은 맥락이다. 우리가 범죄 원인을 유전적인 성향으로 바라본다면 불운한 환경의 산물로 보는 것보다 경제적이나 정신적 이득이 더 크다는 점, 사실 누군가를 사이코패스로 낙인찍으면 달리 방법이 없다.
또라이, 4차원, 사이코, 그리고 사이코패스성향이 있는 사람들이 보내는 15가지 신호
우리는 누군가 4차원적인 행동을 할 때, 우스갯소리로 ‘또라이’ ‘사이코’라는 표현을 하는데, 이는 사이코패스를 말하는 것이 아님은 알고 있다.
신호라는 것은 징후, 징조, 감, 뭐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겠다. 우선, 공감 능력 결여, 끊임없이 공격적, 충동적, 위험한 자극 추구, 매우 교활, 범죄행위에 대한 거부감이 없음, 자신의 피상적 매력을 잘 이용, 얕은 감정, 가식적 언변, 책임회피와 남의 탓, 자신의 가치를 지나치게 과장, 병적일 정도로 잘하는 거짓말, 문란한 성행위, 목표 없음, 기생 생활…. 이렇게 말해도 이것을 일일이 점검해 봐야 하는데,
아무튼, 사이코패스는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매뉴얼(DSM-5)에는 실려있지 않다. 소시오패스와 함께 임상적 진단명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에 반사회적 인격장애가 실려있다. 사이코패스와 반사회적 인격장애의 구분점, 전자는 주요한 임상적 진단 도구(PCL-R)들은 일탈성을 절대적으로 지향하고 있어 긍정적인 적응에 관련된 어떠한 지표도 들어있지 않다. 하지만 후자는 건강한 정신을 함축하고 있으며, 진단 범주에도 긍정적 적응 지표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사회적 인격장애
15세 이후, 18세부터 발현, 조현증과 양극성 장애 과정 중에 나타나는 것을 제외한다. 이런 전제에서 아래 중 3가지 이상이면 해당한다. 1) 반복적인 범법행위로 체포되는 등 법률적, 사회적 규범을 따르지 않는다. 2) 거짓말을 반복하거나 가명을 사용하거나 자신의 이익이나 쾌락을 위해 다른 사람을 속이는 사기성이 있다. 충동적이거나, 3) 미리 계획을 세우지 않고 행동한다. 4) 쉽게 흥분하고 공격적이어서 신체적인 싸움이나 타인을 공격하는 일이 반복된다. 5) 자신이나 타인의 안전을 무모하게 무시한다. 6) 시종일관 무책임하다. 예컨대 일정한 직업을 꾸준히 유지하지 못하거나 당연히 해야 할 재정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 7) 다른 사람에게 해를 입히거나 학대하거나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는 것에 대해 아무렇지도 않게 느끼거나 합리화하는 등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반사회적 인격장애…. 모두, 비정상적이다. 물론 정상적이란 상대적인 개념이다. 또 하나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이들 모두가 어쩌면 돌연변이다. 살아남기 위해서 일어난 진화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보자면 모두 양면성이 존재한다. 가치판단과 선택, 어쩌면 절반은 맞고 절반은 맞지 않는다. 틀렸다고는 할 수 없다. 맞지 않는다는 것일 뿐….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