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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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두려움, 위험을 예민하게 감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이 책<레이디스>에 실린 열여섯 작품, 심리소설모음집이라고 하는 편이 좋겠다. 아무튼 이야기 전개 속도가 빠르다. 또, 이 작품들의 중요한 키워드는 불안과 두려움, 예민함이다. 일상 속에서 자신을 위협하는 그 무엇인가를 느끼고, 그것이 확신이 되면서 찾아드는 불안, 정체를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바탕에 깔려있다. 2020년 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그가 초기에 쓴 심리소설들을 한데 묶어서 펴낸 것이다.

 

 

 

 

이 책에 첫 번째로 실린<세인트 포더링게이 수녀원의 전설> 의 주인공 메리, 남자아이인데 여자아이로 양육되면서, 뭔지 모르지만, 자신이 남자라는 존재를 감지하면서… 찾아오는 불안감, 수녀원은 불 속에 잠기는데, 

 

<미지의 보물> 지하철 플랫폼에 놓여있는 주인 없는 가방, 그 안에 무엇이 들어있을까, 장애인과 이를 쫓는 이, 결국…. 그 가방 안에는 뭐가 들어있었을까,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심리상태를 묘사하는데, 

 

<최고로 멋진 아침>에서 뉴욕의 택시 운전사, 정신 사나운 도시를 떠나 한적한 마을로 떠난 여행, 어린 여자아이와 친구가 돼 날마다 만나는데, 어른 남자와 어린 여자아이의 만남을 보는 시선, 처음에는 그를 반겨주던 마을 사람들이 이제는 마치 불편한 무엇인가를 보는 듯하고, 피하려고는, 또 이상한 눈초리. 택시 운전사는 적대감을 느끼고, 실망과 공포를 느낀다. 대도시 뉴욕으로 옮겨온 여자아이, 낯선 도시 생활에 대해 좋지 못한 예감,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내는 <공 튕기기 세계 챔피언>, <돌고 도는 세상의 고요한 지점>의 젊은 주부는 공원에서 마주친 연인을 관음하듯 바라보면서 불편함을 느낀다. 

 

<영웅> 베이비시터, 강박행동으로 집에 불을 지른다. 성경에서 읽은 대역병이 돈다면, 그녀는 불안하게 방안을 돌아다닌다. 지진이 일어난다면…. 아니 불이 난다면…. 집에 불을 지른다.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절묘한 타임이 될 때까지…. 보란 듯이 나설 때가 됐다. 주인공의 강박, 신경이 쓰이는 마음, 어떻게 해서든지. 벗어나려는 불편, 불안감과 그 세계의 경계. 또 보자 <모빌 항구에 배들이 들어오면> 주인공은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남편을 피해 달아나지만 낯선 곳에서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데, 미래에 관한 기대, 그 속에서도 불길한 기운이. 새로운 장소, 새로운 사람을 만나더라도. 과거가 발목을 잡는다. 미래가 과거의 반복이 될 수 있다는 예감 때문에….

 

하이스미스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평범하다. 어두운 감정을 드러내는데도 특별히 꾸미거나 한 흔적도 없다. 소설들은 대부분 불완전한 감정 속에서 경험하는 미묘한 심리, 그리고 변화, 강박으로 이어지는 방식과 집착, 또 해소를 담고 있다.

 

문득,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이 오래전에 쓰인 것이 맞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뭐, 심리는 과거나 현재나 또 미래라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을 듯한데, 현대인의 불안, 평범한 일상을 보내면서 찾아드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두려움, 그리고 닥쳐올 위험을 느끼는 예리함은 오히려 오늘날 우리 사회의 모습을 그린 듯하다. 아니, 하아스미스 시대가 더 그러했는지도 모르겠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정신과 현실의 적들로부터 나를 방어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느냐는 생각이 고개를 쳐든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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