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새로운 튀르키예

거꾸로 가는 새로운 튀르키예 - 이슬람주의·포퓰리즘의 올무
김덕일 지음 / 렛츠북 / 2022년 11월

역사는 반복하면서 미래로 흐른다

오스만튀르크 제국의 튀르키예, 우리에게 알려진 정보는 얼마나 잘못된 것일까, 세속주의와 이슬람주의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나라, 마치 한국의 현대 정치사를 보는 듯하다. 3차례에 걸친 쿠데타, 세속주의와 이슬람주의의 격돌, 사회체제에 관한 근본적인 생각들,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경계의 땅, 한국기업이 유럽 수출기지로 삼고 다수가 진출해있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는 튀르키예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나라 이름 튀르키예는 터키를 고쳐 부르는 말이다. 한때 우리에게는 부정적인 이미지였던 터키탕은 터키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표현이었지만…. 터키라는 나라를 연상하게 한 건 맞는 말이니…. 아무튼 발음이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미국의 바이든이 대통령에 당선 후, 세계는 민주주의 질서를 역행하거나 파괴하는 행위가 곳곳에서 일어나, 민주주의 회복이 시급하다고…. 이 말은 무늬만 민주주의이지 반민주 독재체제로의 옮아가는 모습이 역력하다는 말이다. 유럽에 속하고픈 튀르키예, 관용의 오스만 제국에서 이슬람주의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하나의 민족, 하나의 깃발, 하나의 조국, 하나의 국가를 주장하면서 독재체제로 몰고 가려는 에르도안에 이르기까지 100년간의 역사를….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서 튀르키예를 정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해보고, 우리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세속적 권위주의와 군부 쿠데타 후, 민정 이양으로 특징되는 불안전한 민주주의, 온건파 이슬람에 의한 종교적 권위주의로 이어온 현대 튀르키예 정치를 주제로 논하고 있다. 12장 구성이며, 10장에 걸쳐 세계 1차대전에서 최근에 이르기까지 100년 동안, 정치의 중심부와 주변, 세속주의와 이슬람주의와의 우여곡절,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터키인의 아버지라는 뜻)의 등장과 독립전쟁, 서구모델의 세속주의, 공화국체제로 이행, 일당 독재체제, 반대세력의 부상….

세속주의와 이슬람주의의 대결장, 튀르키예는 지금 어디로 

엎치락뒤치락의 정치 상황, 한국전 파병은 우리에게 알려진 형제의 나라여서가 아니라 튀르키예의 국내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국면전환의 기술 중 하나였다고, 나토의 일원이 되기 위해…. 지금은 나토회원국이 되고, 미국의 유럽에 배치한 유력 기지가 들어선 곳이 됐지만….

사회적 혼란이 일어나면 군부가 나서서 리셋시키는 튀르키예, 1970년에 들어 이슬람주의 정당 출현과 1980년 쿠데타로 등장한 군부 정권의 인권유린과 위로부터 이슬람화 정책, 친이슬람 신자유주의자 외잘의 경제 자유화 속에서 이슬람 기업가들의 약진 속에서 신오스만을 꿈꾸는 AKP(Adalet ve Kalkinma Partisi=정의개발당), 에르도안으로 권력집중 개인화되면서 외교와 경제 그리고 교육과 사회가 퇴보, 경제침체까지….

현대 튀르키예 정치의 공통된 패턴, 단독정부에서 민주주의는 다수결 원칙으로 한정돼, 의회 다수를 차지한 여당의 횡포와 함께 정부 수반이 정치·경제적 포퓰리즘 정책이 남발, 보수민주주의를 표방한 이슬람주의와 전체주의로 가는 듯 보인다. 

여성과 비무슬림은 튀르키예 사회에서는 여전히 2등 국민으로 취급, 철저하게 공적 영역에서 배제된다. 군부 역시 튀르키예의 민주주의의 절대악이자 이슬람주의 세력을 통제하는 필요악으로 자리매김한다. 역설이지만, 지금 튀르키예의 세속주의와 이슬람주의 사이에서 균형 아닌 균형을 유지하는 지렛대가 군부이니 말이다. 

튀르키예의 정치사와 겹쳐 보이는 한국, 닮은 꼴인 듯, 여겨지는 것은 왜일까, 

이 책을 통해서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은 헌법과 공화국체라는 세속주의원칙과 이슬람이 사회 전반적 질서를 통제하는 원칙이어야 한다는 이슬람주의 사이의 대항 관계는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가, 지은이는 진정한 세속적 민주주의만이 무슬림을 포함한 모든 시민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할 수 있다고 주장한 역사학자 에드헴 엘뎀의 말을 인용, 튀르키예의 미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나갈 수 있는 역사적 경험을 충분히 해왔고, 이런 경험이 사회의 자산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