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휴머노믹스 - 경제학에도 인문학이 필요하다
디드러 낸슨 매클로스키 지음, 박홍경 옮김 / 세종연구원 / 2022년 10월
평점 :
생각 있는(인간적인) 자본주의
자본주의에 생각이 있다면, 얼굴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표정을 쉽게 알 수 있으니, 얼굴이 있다는 의미는 단지 숫자 지상주의 지향하는 자본주의가 아니라 생각 있는, 즉, 인간적인 자본주의를 말한다. 말 그대로 자본이 주인인 주의에서 얼굴은 생뚱맞다. 하지만 이 얼굴은 생각하기란 의미다. 자본주의 기초학문인 경제학, 이제는 인문학과 학제 간 융합을 통해서 자본주의를 바뀌어야 한다. (고전) 자본주의에서 수정 자본주의로 이제는 인문학적 자본주의로…. 기계적 적용이 아닌 사고하는 자본주의를 말하는 게 아닌가 싶다.
책의 제목<휴머노믹스>은 2021년 무렵 주류경제학의 모델, 수학, 통계, 실험 등을 ? 상식적인 수준의 수정을 거쳐- 수용하는 경제학을 말한다.
이를 제안한 이 책의 지은이 디드러 낸슨 매클로스키는 경제학에도 인문학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휴머노믹스와 자유가 경제학의 더 나은 미래를 약속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의 구성은 3부 체제다. 1부에서는 휴머노믹스를 둘러싼 이야기들, 경제학에 인문학이 필요하다, 결국 듣기 좋은 말이 자유경제를 지배한다고 꼬집고 있다. 그리고 애덤 스미스를 따라 휴머노믹스를 연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어 2부에서는 킬러 앱이 무엇인가를 말하는데, 대풍요가 윤리학과 수사학의 산물이라고, 곧 말이 비결이라고 한다. 3부에서는 의심, 휴머노믹스를 의심하는 여러 언설들, 킬러 앱에 대한 분석철학자나 사회학자, 정치철학자, 경제사학자의 의심조차 설득력이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하고 있다.
왜 휴머노믹스지
경제학에는 행동주의를 넘어 인간의 생각에 대한 이론이 필요하다. 즉, 경제학에는 인문학이 필요하다는 말인데, 왜 그런가, 휴머노믹스를 미국에서는 인문학이라 부르고 영국에서는 교양과목이라고, 인간의 행동에 미치는 결과를 집대성한다. 인간의 사고와 발언, 여기서 휴머노믹스를 상기해본다. 주류경제학의 모델, 수학, 통계, 실험 등을 수용하는 경제학을 말하는데, 여기에 뉴스, 대조 실험에서 오가는 대화, 로터리 회의에서 기업인들의 증언, 커피를 마시면서 나누는 한담 속의 가십, 선거 유세와 의원휴게실에서 벌어지는 정치, 적절한 분류에 대한 인식론적 숙고-예를 들어 국민소득의 경우 그 자체는 명확하더라도 국민과 소득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역사가들이 그리는 역사, 신화들의 성찰, 여론 조사, 시각적인 예술과 노래 등등…. 세상의 인간들이 뱉어내는 다양한 발언에서 인간의 경제적 행위에 대해 배울 수 있는 많은 양의 정보를 더한 것이다. 휴머노믹스란 한마디로 표현하기 쉽지 않다. 휴먼+노믹스, 인간 경제학이라…. 인간적인 경제학, 이른바 경제는 이제 사회문화, 정치, 철학의 모든 영역에 걸쳐 자잘하고도 사소한 대화에서 거대 담론에 이르기까지를 인간과 관련된 모든 것을 담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연구돼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경제 관련 인간학이라고도 부를 수 있겠다.
휴머노믹스의 출발은 애덤 스미스
현대 경제학 연구에서 우려되는 사항은 경제 언어를 무시한다는 점을 지적하는 지은이, 경제학은 철학, 문학, 신학, 역사와 더불어 문화인류학, 질적 연구 등 관련 인문학을 무시했다고…. 스미스는 언어적 능력에 대해 종종 언급했다. 그의 첫 번째 저서 <도덕감정론>은 우리가 공개석상이나 회의에서 절제의 미덕을 비롯한 도덕에 대해 어떻게 대화하는지를 다루었다. 그러나 스미스의 추종자들은 언어와 설득, 의미를 경시하고 인간의 자유 밖에서 기계적 예측을 하는 쪽으로….
스미스는 놀랍게도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우리 속담의 맥락과 꽤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 협상이든 뭐든 말을 어떻게 하는가에 달려있다고…. 협상의 틀은 사람들이 말하는 이야기에 달려있다. 언어, 신뢰, 듣기 좋은 말, 대화는 “나만 좋으면 되지”를 넘어서는 도덕적 의지에 좌우된다.
이 책은 꽤 난해하다. 하지만, 인간적인 경제학이란, 행동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표현과 표정을 통해서 소통해야만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설득이라는 가치가 경제학에 반영돼야 한다는 말인데…. 이런 지적 생산물은 사용하는 데 기회비용이 없으므로 재산으로 볼 수 없다는 말 또한 그럴싸하게 들린다. 설득하는 말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느냐는 점에서는 지은이가 이를 입증, 현대 경제에서 통계를 사용해 노동 소득의 4분의 1, 25%가량이 듣기 좋은 대화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을 자세히 설명했다.
산업현장에서도 듣기 좋은 대화나 말,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할 정도라니, 듣기 좋은 말, 적어도 이 책의 번역에서는 듣기 좋은 말- 어감이 이상하지만, 아부 정도로 입으로 내뱉는 말과 내심에 담아 둔 말이 다르나?, 아니면 직업상 멘트, 헷갈리긴 하지만-을 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같은 말이라도 사람을 즐겁고 기쁘게 그리고 듣는 사람의 존재감과 자존감을 팍팍 올려주는 말이라면 누가 싫어하겠는가, 그 반대로 듣기 싫은 말- 무시, 혐오, 차별 등으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도 들어있다고 전제하고-을 하면 자칫 직장 갑질로 바로….
경제학이란 행동, 수치 외에 따뜻한 감정이나 말 등은 계량이 안 되니 뺀다고, 하지만 지은이는 그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인가가 보탬이 되고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며, 거래를 성사시키는 요인 중 하나라고…. 꽤 설득력 있는 말이다. 책 내용에는 가득 나열된 경제사가, 경제학자들의 이름 때문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지만, 말하는 취지는 휴머노믹스는 인간이 소외된 경제학에서 회생으로 부활로 마치 르네상스처럼….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