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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의 중심국 카자흐스탄 이야기
전승민 지음 / 들녘 / 2022년 9월
평점 :
유라시아, 중앙유라시아,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광활한 지역에서 가운데 자리한 곳, 7,000킬로의 초원의 띠가 이어지는 곳을 말달리는 유목민들, 군데 군데 오아시스가 있고 사람이 모여 사는 곳, 지도 위에 동서로 길게... 카자흐스탄이 있다. 이야기는 한참 거슬러 올라가 기원전 스키타이의 출현부터 몽골, 러시아, 소련을 지나 독립국에 이르기까지
카자흐스탄(카자흐사람들의 땅) 이야기
외교관으로 카자흐스탄 주 알마티 한국 총영사를 지냈던 전승민 선생이 카자흐스탄이란 나라, 그저 막연하게 구소련(소비에트 공화국) 연방의 하나로 중앙아시아의 무슬림의 땅으로 지하자원이 풍부하고 석유까지 나오는 데다 땅덩이 또한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넓은 초원지대요, 고려인들이 사는 곳이라는 정도만…. 근래 10년 사이에 십여권 의 책이 나오기는 했지만, 중앙아시아의 5개 ~스탄, 쉽게 귀에 들어오지도 않은 키르기스, 타지키, 우즈베키, 투르크메니…. 거기에 익히 들어왔던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아르메니아(스탄)을 더해서 8개의 독립된 스탄이 있다. 물론 스탄이란 어원에 의미를 더하면 또 다른 느낌이 들겠지만, 이 책은 읽기 쉬운 책은 아니다. 이야기는 제목에 가벼운 소개 정도로 그치겠거니 했던 기대를 무참히…. 카자흐스탄과 주변국을 이야기하는 입문서 수준은 되니 말이다. “스탄”은 페르시아말로 땅, 지역, 나라 등을 가리키는 것으로, 스탄 앞에 부족, 종족의 이름이 붙이면, 누구누구의 땅이란 말이 된다.
카자흐- 투르크어로 배회한다는 말에서 유래,
네이버 지식백과에 실린 카자흐스탄을 소개하는 대목을 보면 카자흐라는 단어는 원래 종족명이 아니라 한 사회의 계층, 몽골제국과 카잔칸국 붕괴 후에 러시아인들에게 고용되어 군인으로 봉사한 새로운 튀르크계 부족 그룹을 지칭하는 것이다. 15~16세기 카자흐인들이 러시아 중앙부에서 남방 변경지대로 이주하여 자치적인 농민 군사공동체를 형성하였는데, 이후에 이들 집단을 통칭하는 것으로….
타타르, 큽칵,노가이 튀르크, 투르크, 튀르크와 투르크라는 표현에도 역사적 시기에 따른 구분과 의미가 제각각…. 투르크라쓰던 튀르크라 부르던 그저 별 차이 없어 보일지모르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생각이 달라지게 된다. 마치 대한제국이나 대한민국이냐하는 정체를 규정지을 정도까지의 수준은 아니라 할지라도 뉘앙스가 사뭇다름을 알수 있다. 아무튼 카자흐(튀르크계의 러시아를 위해 복무하는 군단)의 땅이 된다.
이 책은 8장으로 구성됐고, 1장에서는 유라시아와 카자흐스탄, 카자흐스탄의 역사와 지위 변천 등을 다룬다. 2장에서는 카자흐스탄의 3대 정체성-유목민의 나라, 투르크국가, 이슬람국가-에 녹아들어 있는 이들의 이야기, 3장은 혈연과 지연(루아 주지)을, 4장에서 칭기즈칸과 카자흐스탄, 5장~6장에서는 카즈흐칸국이 러시아에 복속, 소비에트연방의 일원에서 독립국으로, 7장과 8장에서는 카자흐스탄의 문화와 국민 특징 그리고 한국과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유목민족의 후예, 노마드 기상은 어디로...
스키타이, 흉노, 돌궐, 카를룩, 오구즈, 킵차크, 몽골에 이르기까지 중앙아시아의 넓은 초원의 지배자들, 글이 없이 구전으로 전승돼온 역사를 깁고, 톺아보면서 교체되는 지배자의 역사를 좇고 있다.
아무튼 이 책은 카자흐스탄에 관한 정보를 상당히 담고 있다. 물론 교육과 정치, 사회적 이슈 등까지를 모두 이 한 권에 담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뒤쪽에 실린 고려인의 정착 과정과 ‘고려인’이라는 명칭을 쓰는 이유 등을 스케치한 곳도 있어서, 카자흐스탄의 요모조모를 살피기에는 괜찮은 책이다.
지은이는 아제르바이잔과 알마티에서 각각 3년, 6년 동안의 기록과 알마티에 있는 투란대학에서 (명예)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을 정도로 카자흐스탄 배우기에 천착했다는 점은 책의 앞부분에 다룬 역사적 흐름 내용만 봐도 짐작이 갈 정도다. 이 책은 카자흐스탄 알아보기 입문서의 역할을 해내고 있는 듯하다. 좀 더 깊고 넓은 영역, 예를 들어 왜 이슬람을 믿게 됐는가 등등 흥미로운 읽을거리가 많다.
이 책과 함께 읽어 볼 책으로 10여 년전에 나온 책으로 카자흐스탄의 인문지리, 역사, 국제관계, 정치과정, 경제문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김일겸<카자흐스탄의 정치경제> (학민사, 2009)도 있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