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페스트

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템페스트 ㅣ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3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신예용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9월

템페스트(폭풍우)

템페스트는 어떤 작품인가? 셰익스피어의 사상과 가치관이 담긴 생애의 걸작이라 평가받고 있으며, 시카고 플랜003으로 출간됐다. 시카고 플랜은 1929년 한 이름 없는 대학에 지나지 않았던 시카고 대학을 일약 명문대학의 반열에 올려놓은 것으로 유명한데 이는 이른바 고전 철학 도서교육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학교 총장 로버트 호킨스는 차별화 전략을 펼쳤던 셈인데, 그는 학생들에게 단순히 책을 읽는데 그치지 말고, 세 가지를 과제를 염두에 두라고 했단다. 첫째, 모델을 정하라. 너에게 알맞은 한 명의 모델을 골라라. 둘째, 영원불변의 가치를 찾아라, 셋째 발견한 가치에 대해서 꿈과 비전을 가져라. 같은 책을 목적의식을 가지고 읽는다면…. 이 책은 시카고플랜 고전문학 7종 중 하나다. 왜, 호킨스는 템페스트는 골랐을까? 아마도 세상은 보이는 게 다가 아니고, 비극과 희극은 동전의 양면처럼, 새옹지마처럼... 그런게 아닐까 싶어서 일까, 인간의 본능과 욕망 그리고 선과 악에 관한 생각들을 하게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비극과 희극 로맨스, 가면극이 결합한 작품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17세기 초(1610년에서 1611년 사이), 은퇴 전 마지막으로 집필했다.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폭풍우로 난파당한 배 한 척 안에는 나폴리의 왕 알론조와 왕자 퍼디넌드, 밀라노의 공장 안토니오 등이 타고 있었다. 나폴리 사람들은 왕을 잃었다는 슬픔에 잠겼다. 하지만 배 안에 타고 있던 사람은 그 누구도 죽지 않았다. 이 폭풍우는 우연히 일어난 사고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마법을 쓰는 프로스페로가 요정 에어리얼을 시켜서 만들어 낸 계획의 일부였다. 

프로스페로는 밀라노의 공작, 마법의 세계에 빠져있었다. 동생 안토니오는 형의 권좌를 노리고 나폴리 왕 알론조의 도움을 받아 형을 밀라노에서 내쫓는다. 

내쫓긴 프로스페로는 어린 딸 미란다와 섬으로 도피하는데….

프로스페로는 알론조와 안토니오 일행이 탄 배가 그가 사는 섬 부근을 지나간다는 소식을 듣고, 복수를 결심한다. 

프로스페로가 동생 안토니오에게 권좌를 빼앗기고 섬으로 도망친 사건은 비극이지만, 프로스페로가 알론조의 아들 퍼디넌드 왕자와 자신의 딸 미란다와 결혼시키려 했던 계획은 자연스러운 로맨스로, 그리고 그 섬안에서의 권력 쟁탈전에 동원된 이들…. 이 역시 비극인가?

현실 속에서 선과 악으로 구별 지을 수 있는 명백한 일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모든 것이 그 경계에 놓여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무언가를 빼앗으면 그 사람이 무조건 잘못한 것이고, 뺏긴 사람은 억울하게 당한 것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양극단, 이분법, 흑백논리…. 세상은 간단치 않다.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듯, 얽히고설킨 복합적이며 때로는 선과 악의 구분마저도 헷갈릴 때가 있다. 

프로스페로는 나폴리와 밀라노의 결합으로 새로운…. 폭풍우, 템페스트는 모든 것을 삼키며 새로운 질서를 낳는다. 

오늘날에도 템페스트는 진행형이다. 세상만사가 그러하듯 시간과 장소, 즉 시공을 달리하더라도 일관되게 통하는 게 있다. 바로 비극과 희극, 로맨스다. 읽고 느끼기에는 다소 벅찬감이 없지는 않지만, 셰익스피어가 쓴 작품이라는 선입견이 작동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가볍게 읽어보면서, 행간을 읽어내려 애써보면, 또 다른 맛을 느낄 수도 있겠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