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찾아서

너를 찾아서
박산호 지음 / 더라인북스 / 2022년 8월

끝내지 못한 질긴 사랑의 연민

아비는 난봉꾼이었지만, 베스트셀러 작가다. 힛트친 소설은 100만 부를 넘긴, 꽤 유명한 작가였지만, 그 번뜩이는 창작성 이면에 자리한 망나니 기질…. 여성 편력, 

이 소설의 주인공 선우, 아난, 아랑과 그녀의 딸 연우의 이야기가 얽혀있다. 선우가 15살 무렵, 앞집으로 이사 온 엄마 아랑과 조그만 아이 연우, 선우는 그녀를 마음속 깊이 담았다. 그가 미국 유학을 떠나기 전날, 아랑에게 사랑 고백을…. 그리고 그다음 날 선우는 미국을 떠났고, 며칠 후, 동네 슈퍼에 거지꼴로 나타난 연우…. 연우는 미국에 살던 이모와 함께 미국으로…. 아랑이 사라졌다. 연우 엄마가 감쪽같이 증발했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선우 이야기

미국 유학을 가서 얼마 되지 않아, 룸메이트와 함께 차이나타운의 축제 혼란 속에서 누군가가 그의 손목을 잡았고, 그 순간 트럭에 치인 선우…. 며칠 후 깨어난 선우는 자신이 왜 아랑의 목걸이를 가지고 있는지 기억하지 못하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한국에 돌아와 영문학과 교수를 하던 그 앞에 신입생으로 나타난 아랑을 쏙 빼닮은 김지아...

꿈속에서 아랑을 만났다. 그녀와의 추억만이 떠오를 뿐…. 마지막 날의 기억은 단절됐다. 15년간 <너를 찾아서>헤맨 시간들... 

아난 이야기

아랑의 이란성 쌍둥이 언니다. 병원에서 레지던트로 일하던 그녀는 아랑이 아이만 남겨두고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고 한국으로 날아오고... 그녀와 마지막에 있었던 선우를 찾는다. 그녀의 엄마는 무당의 업보를 피하고자 미국으로 이민 와 살면서 신내림을 간신히 피했지만, 그의 신기는 아난에게 그대로 이어진다. 누군가의 기억을 읽어내는 능력….

연우 이야기

선우가 엄마를 죽인 범인일까?, 증거를 찾기 위해 선우가 일하는 대학에 입학한다. 선우 수업을 듣기 위해 경쟁력이 높았던 수강 신청을….

그리고 선우가 자신을 볼 때마다, 아랑을 생각나게 하는 뭔가를…. 하지만, 선우에 대한 감정은….

모두의 이야기

이렇게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교통사고로 잊힌 아니 억압했던, 기억들이 순간 살아 돌아오는데…. 모두의 이야기로….

선우는 끊어진 기억 속에서 아랑을 찾는다. 15년 전에 어디론가 가버린 아랑을…. 과연 아랑은 어디가 갔을까?, 누군가와 함께 연우를 버리고 사라져버린 것인가, 이야기는 끊어진, 아니 조각난 기억을 하나둘, 맞춰나가는데, 

죄책감 때문인가, 아니면 영원한 사랑을 찾으려는 열망 같은 것일까?

탄탄한 문장력과 세 사람의 관점에서 풀어내는 이야기, 같은 사건, 각자 다른 경험과 기억들, 결국 죽이지도 않은 누군가는 그에게 복수하고….

어디선가 본 듯한 읽은 듯한 소설의 흐름…. 기시감. 몰입도가 높은 이 소설…. 단숨에 읽을 수밖에 없는 마력…. 오랫동안 번역가로서 작업을 해오면서 그도 모르게 훈련된 듯…. 차기작을 기대한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