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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인 - 제시카 소설 데뷔작 ㅣ 샤인
제시카 정 지음, 박지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0월
평점 :
K팝 스타를 꿈꾸는 소녀의 미래와 위태로운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로 엮어진 소설
소녀 시대의 일원이었던 제시카 정이 소설가로 입문한 작품이다. 요즘 소녀 시대를 지나서 성인들로 TV 화면에 등장하는 소녀 시대 구성원들…. 연기도 출중하다. 이른바 연습생 시절을 거치면서 말 그대로 만능 엔터테인먼트의 기초를 다진 듯….

제시카 정은 글쓰기를 연습도 병행한 듯하다. 한국계 미국인 청소녀 레이철이 아이돌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연습생으로 경쟁과 훈련을 통해 성장하기, 아니 데뷔에 성공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거기에 매력적인 남자 제이슨과 사랑에 빠지면서 위태로운 운명적인 사랑...
일본 시장을 뒤흔든 소녀 시대를 비롯한 K팝의 선두주자들의 무대 화려함 뒤에는 뼈를 깎는 고통을 견디며, 숨 막힐 듯한 경쟁을 거치며…. 약육강식, 적자생존, 마치 밀림의 법칙과도 같은 엔터테인먼트 세계... 일본에서 K팝 방식의 훈련을 했다가 물의를 빚기도 했을 만큼 혹독하고 가혹한 세계 K팝 시장과 훈련소
가수를 꿈꾸며 모인 연습생들, 이들 중 몇 명만이 성공한다. 데뷔 후에도 그저 그렇게 단명으로 끝나는 이들도 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멋진 율동, TV 화면을 통해서 전해지는 한 폭의 그림 같은 정경이 연출되기 위해서는 무대에 올리기 위해서는 한순간에 시청률을 끌어 올라기 위해서는 단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는 시간들….
아이돌 연습생 세계의 숨막힘
재능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연습생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모든 노력을 쏟아부으면서, 노 대표와 다른 이사진의 눈에 띄려고 했다. 연습생들은 예외 없이 삼십 일마다 강당에 모여 이사진에게 월말 평가를 받는다. 월말 평가는 연습생 프로그램에 남을 만한 가치가 있는지 아니면 방출돼야 할지를 결정하는 시험이었다(44쪽)

글의 마지막 대목…. ”약한 모습 보이지 마, 여기서 살아남으려면 강해져야 해“
“내가 열한 살이었을 때 누군가가 지금 내가 이 자리에 서기까지 희생해야 하는 것들과 빼앗겨야 하는 것들을 모두 말해줬다면 나는 그 사람에게 드라마를 쓰고 있는 것인지 물었을 것이다. 데뷔에 도달하는 과정은 상상할 수 있는 그 어떤 일보다 어려웠지만 그래도 나는 지금 여기에 있다. "(442쪽).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데뷔 순간까지….
제주에서 만난 해녀의 말을 되새기며, 더는 일을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 때는 지금껏 이 일을 해왔다는 사실 그리고 앞으로 해나갈 거라는 사실을 떠올린다고…….
이 말은 아이돌 스타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축구 스타에게도 새로운 영역을 열어가는 연구자에게도, 모든 분야에서 자신과 싸우는 이들이 경험하는 일일 것이다. 아마도 보편성 있는 이야기라서 설득력이…. 성장소설이기도 한 이 책은 청소년들에게는 한 편의 진로이야기로도 충분하다.
아이돌이라서 노래 부르는 가수라서 글발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상상외로 필력있다고 운운하는 무의식적인 편견을 한 방에 날려 보내는 이 소설, 자전적요소가 더해져 있기에 오히려…. 한편으로 제시카는 담담하게 현실 속 거친 파도를 타고 넘어 자신의 삶을 치열하게 살고 있다는 점이... 자신의 삶에 겸손한 태도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응원을 보낸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