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이름 책고래숲 6
김태란 지음 / 책고래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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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이름 "엄마"

 

잊고 지냈던 내 이름은? 

아이가 태어나면서 내게 생긴 어색한 또 다른 이름 '엄마' 

여자, 아내, 엄마 등 새로운 관계를 맺은 새 가족, 헷갈려 부르기도 어려운 가족과 친척의 명칭들. 며느리, 질부, 조카 등등….

 

내 모든 생활은 또 다른 이름인 '엄마'로 불렸다. 엄마는 아이가 혹시 아프지나 않을까 노심초사, 내 모든 시간은 엄마라고 부르는 아이에게 쏟아붓는다. 이른바 '돌봄'이다. 걷기 시작하면서 아무거나 집고 만지고 입으로 가져가고, 한시도 아이에게 눈을 뗄 수 없는 시간, 

 

 

 

말을 하기 시작했다. 종알종알…. 아이가 아파서 병원에 가고, 간호사가 내 이름을 부르는데 아이의 엄마라고 부르는 소리에 내 이름은 점점 작아지고, 뭔가 잊은 것 같은 데라는 생각이….

 

어느덧 아이가 자라 뛰어놀고 학교에 들어가고, 아이에게서 어버이날 감사의 카드도 받고, 나는 엄마라는 사실을, 사랑하는 법을, 기다리는 법을 배워간다. 그렇게 아이는 나의 전부가 되었다. 

 

 

 

아이가 크면서 사춘기를 겪고, 앞날을 생각하기도 하면서 어른이 되어간다. 때로는 방황도 하고, 이를 지켜보는 엄마의 걱정이 짙어질 무렵, 아이는 예전처럼 밝은 모습으로 되돌아와 자신의 길을 찾는다. 나는 아이에게 '언제나 네 뒤에 서 있을게.'라며, 푸근한 모습으로 아이와 눈을 맞춘다.

 

그림에세이, 그림에 짤막하게 쓴 글들이 촌철살인이다. 그림의 여백 속에 많은 것을 그려 넣는다. 내가 본 엄마를 회상하면서, 세상의 엄마들은 다 그랬다. 물가에 내놓은 아이가 행여 물에 빠지지나 않을까…. 그렇게 걱정한다. 사랑한다. 애지중지, 금이야 옥여야 하면서. 

이런 사랑은 대물림인 듯, 내가 엄마에게서 받은 사랑을 내 아이에게…. 

 

 

 

내 소유물이 아닌 또 다른 인격체, 아이를 통해 지금까지 내가 겪었던 세상과는 또 다른 세계, 또 다른 이름으로….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이름 "엄마"는 분해해 볼 수조차 없을 만큼 단순하기도 하고 때로는 복잡하기도 하다. 하지만 엄마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기는 쉽지 않다. 사람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우기 때문이 아닐까, 

 

아동학대, 엄마에게 맞아 죽는 아이들, 학대당하는 아이들의 상황을 전하는 뉴스로 떠들썩하게 나오지만, 세상에 "엄마"라는 이름 안에는 이런 게 없다. 사랑(희생 또한 사랑이기에)만이 있을 뿐인데…. 

 

 

 

참으로 깊은 울림 있는 그림책 테라피다. 세상의 모든 엄마를 생각하면서, 또 엄마들에게 엄마란 무엇인가? 꽤 심오하게 들리겠지만, 육아에 지치고 독박돌봄으로 힘들 때, 잠시 이 책을 펼쳐본다면... 잊고 있었던 "엄마" 라는 아름다운 이름이, 그 무게는 힘든 삶의 무게를 가볍게 해주지 않을까, 책 여백에 내 원망일기(열받고, 주체할 수 없는 불편한 감정을)와 함께 희망일기를 적어보는 것은 어떨까?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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