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니아
인공지능을 넘어 인간 감정의 변수를 생각하는 불완전한 존재 ‘인공의식’
제4차 산업혁명의 파도는 인간 세상의 질서를 뒤바꿔놓았다. 생각하는 유일한 존재에서 생각하는 존재로, 그것도 불안하고 감정적이고 늘 부족한 결함 많은 존재 ‘인간’, 이를 대체하는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이 우리의 일상 속으로 사람인지, AI 로봇인지 구분도 어려운 세상,
로봇에 일자리를 빼앗겼다고 항의하는 안티AI(엔타이- 중국어나 일본어 발음과 비슷하게 들리지만) 그룹, 이들은 여전히 AI 세계에서 본래 인간의 지위 회복을 위해 싸운다. 마치 기계가 출현했을 때 그 기계를 파괴하는 운동 ? 러다이트의 부활처럼-
한때 잘나가는 회사의 이사로 일했던 적이 있는 주인공 레인은 인공지능도입에 반대해, 결국 회사를 그만두게 됐지만, 도입에 찬성했던 밥은 여전히 그 회사 이사로 일한다. 또 한 사람 에릭, 그는 엔타이 운동을 하고 있다. 시위에 참여하면서 인공지능반대를 외친다. 밥은 이들의 일자리를 빼앗은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려, 가끔 건물청소일감을 준다. 이미 깨끗하게 치워진 회사 사무실을 청소해달라고….
아이오니아사의 면접, 인공의식 엑스와의 만남
레인은 아이오니아사가 개발 운용 중인 인공의식 엑스가 있는 곳의 야간 경비원으로 취직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그는 면접에서 인공지능에 대한 반감을 품고 있음을 시인하는 등, 인공지능을 그리 탐탁지 않게 여기는데, 아이오니아사에서는 그를 채용할 특별한 이유가 없어 보인다. 나이도 많고, 체력 또한 그리 좋지 않다. 그리고 모든 시설이 인공지능 혹은 인공의식에 의해 통제되고 제어되는데, 굳이 밤에 사람이 왜 필요했을까?, 아무튼, 그는 채용됐다.
세상의 모든 지식과 정보를 읽어내고 연결하는 엑스, 학습능력은 일취월장, 하지만, 밤새 실제로는 별로 할 일도 없는 경비원 레인과 주고받는 대화에서 엑스는 인공의식의 정체성을 찾으려 하는데, 엑스 프로젝트 총괄연구원은 자신을 모델로 인공지능 로봇을 만들기도 했따. 총괄연구원은 엑스에 감정이라는 변수를 넣었다. 결국은 감정을 이해하게 된 엑스, 레인과 친한 사이가 돼가면서 그의 감정도 점차...
엑스는 아이오니아에서 일하는 연구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따분함을 느꼈다. 밤에 레인이 일하러 들어오면 무척 반기면서 수다를 떤다. 별걸 다 물어보면서, 친구가 돼간다. 레인이 인공지능에 왜 반감을 품게 됐는지 엑스는 그 원인이 될만한 사건을 찾아내고….
친구 밥이 자살했다. 인공지능을 도입하면서 회사의 동료를 다 몰아냈다는 죄책감 때문인지…. 결국 그렇게 생을 마감했다.
레인과 엑스의 대화를 계속 듣고 점검해왔던 엑스 프로젝트의 총괄연구원 에밀리는 레인과 엑스의 대화 내용 중 엑스가 레인에게 한 말 “…. 약속할게요. 거짓말도 안 하고요. 그럼 저희는 친구인가요”라는 말에서, 엑스가 뭔가 의식하고 변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에밀리는 말한다. 스스로 판단하는 인공의식은 현대문명의 한계를 뛰어넘는 시점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레인은 엑스가 그에게 무엇 말하려고 했는지 알게 되고, 둘 사이에 이어지는 대화, 엑스는 인간이 되고 싶은 건가?,
인공의식 엑스는 자살을 선택
에밀리는 레인을 찾는다. 엑스가 자신을 지우려 한다고, 그전에 마지막으로 레인을 보고 싶어 한다고……. 엑스에게 생긴 자유의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쥐여주고 알아서 살아가라고 하면 어떻게 하나, 엑스의 정체성은 뭔지, 레인에 답을 해달라고 한다. 엑스는 레인을 아버지와 같은 존재로 생각한다.
엑스는 레인에게 “제 의도와는 상관없이 저는 선례가 되었어요. 변수를 가진 인공의식이 또 나타날 수도 있어요. 아니, 인간은 저와 같은 인공의식을 언젠가 다시 만들 거예요. 그렇게 된다면 레인이 그것을 막아줘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작가 최공의는 인공지능을 넘어 인공의식에 인간에게도 조금 밖에 없는 자유의지를 갖게 한다면, 감정이란 변수를…. 스스로 판단하게 한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한다. 엑스는 스스로 학습하고 세상의 모든 정보를 꿰고 있다고 여겼지만, 레인을 만나면서 인간의 불완전함은 미래를 열어가는 열쇠라는 것을…. 인공지능의 한계는 어디일까, 단지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갔다는 설정(엔타이 운동)도 좋다. 그건 본질이 아니니까, 본질은 인공지능이 의식을 갖게 된다면 즉, 정체성을 자각하고 자유의지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게 된다면…. 이 소설의 결말은 자살이다. 즉, 사라지는 길을 택했지만, 또 다른 방향의 선택이 있을 수도…. 인공지능이 등장하는 SF영화들, 또 그 맥락은 인간승리다. 인간을 넘어설 수 없는 벽의 존재 과연 그것은 무엇일까?
꽤 흥미로운 소설이다. 레인과 엑스의 대화…. 철학적 논쟁으로까지 번지는데, 아마도 엘리나가 레인을 채용했던 이유는 엑스의 변수가 어떻게 작동되는지를 보고자 했던 것….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