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날들을 위한 안내서
요아브 블룸 지음, 강동혁 옮김 / 푸른숲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벤에게 건네진 위스키 한 병, 이 위스키가 가져다줄 모험

 

마치 SF와 같은 일이 벌어진다. 책의 뒤표지에 자신의 이름이 적혀있는 책, 나는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책이라니... 마치, 마법의 세계 와 인간 세계의 연결통로인가, 어느 날, 주인공 벤에게 벌어지는 일들, 나를 위한 책, 다가올 미래들.. 필요할 때마다 이 책을 아무 페이지나 펼치고 읽으라는 말...

 

이야기의 시작은 두 개의 사건으로 시작되는데...

 

집 근처 양로원에 관한 기사를 쓰다가 그곳에서 우연히 알게 된 하임 울프와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체스를 두고 커피를 마시는 정도의 사이였던 주인공 벤, 울프가 죽으면서 그에게 30년산 글렌피딕(위스키) 한 병을 남겼다. 울프의 유언집행자 변호사 스토시버그는 위스키 마시는 법을 설명한다. 술을 입안에 몇 초간 머금은 채 돌려 보고 씹어 보세요.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도대체 무슨 가치가 있는 것인지…. 맛이 강하게 느껴지다가 참을 만해지고 참을 만한 정도에서 흥미로움으로, 흥미로움에서 어떤 이야기로 바뀌어 갈 것이라고…. 미래, 다가올 미래의 이야기에 대해 암시를 한다. 

 

위스키는 혼자 마시면 안 된다. 누군가와 잔을 부딪치라고, 중요한 건 다음번에 위스키를 마실 때 떠올릴 만한 누군가가 생긴다고…. 벤은 위스키병을 가방에 넣고 나왔다.

 

이상한 일들….

 

위스키병에 적힌 바 없는 바에서 제조라는 문구, 벤은 바 없는 바를 찾아가 사장인 벤처부인을 만나, 이 병이 왜 중요한 거냐고 물었다. 벤처는 벤에게 이 병에 든 술을 마셨냐고 묻는다. 벤은 그 방 안에 있던 사진이 눈에 익어 보였다. 그리고 벤처에게 지하실에 있던 사진을 왜 여기다 가져놓았느냐고 물었다. 벤처는 벤에게 말한다. 이제 인생이 바뀌게 되었다고….

 

울프가 남긴 또 한병의 술을 받게 된 사내 오스나트, 벤처부인은 벤과 오스나트를 데리고 지하실로 내려가, 울프에 관한 비밀을 말한다. 울프는 서구사람 중에는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한 사람에게서 다음 사람에게로 경험을 전달하는 방법을 알아냈다고…. 한 사람의 정신이 다른 사람의 정신으로 경험을 옮기는 방법을 발견했다. 술이 특히 좋은 보존제라고, 누군가 그 음식을 먹거나 마시면 그 경험을 얻게 된다. 울프는 카니발에 간적이 없지만, 경험했다. 그것도 3번씩이나….

 

누군가가 나를 위해 책을 쓰다

 

“ 당신은 불과 한 시간 전에 충동적으로 이 책을 샀습니다. 당신 이름이 뒤표지에 적혀 있었기 때문이지요. 이상한 우연이 아닙니다……. 다가올 날들에는 이 책이 당신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당신의 생존에 영향을 줄 정도로 아주 중요해집니다.”

 

앞으로 일어날 일들, 그에 대비하는 방법이 적혀 있는 책, 위스키를 마시면 누군가 그 병에 담긴 경험이 옮겨져 오고, 책을 열어, 다가올 날들에 대한 대비책이…. 마치 영화 <마법사의 제자>의 한 장면처럼…. 영화 <점프>처럼….

 

기시감, 다가올 날을 위한 안내서는 모든 사람에게 맞는 것은 아니다. 누구의 경험을 자신의 경험으로 다가오고,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한 대비….

 

 

 

이 소설은 짜임새 있는, 잘 짜인 영화처럼…. 머릿속에 영상이 떠오른다….

경험의 보존제로 쓰인 위스키 한 모금을 마시면, 새로운 경험이 나에게로 옮겨온다. 책을 펴면 다가올 날들이…. 우리는 이런 요행을 원하는가, 이런 세상이 실재한다면….

때로는 다가올 날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이 좋을 때도 있다. 신선한 경험이 된다면. 누군가의 경험으로 만족을…. 아마도 이식된 기억들이 좋을 때도 나쁠 때도.

휴가철 막바지, 망중한, 독서삼매에 빠져들기에 좋은 책이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