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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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나의 어머니, 정말 가엾은 어머니조차 내가 키스하는 것을 절대 허락하지 않으셨지 어머니는 내게 가면을 던져주고 도망치곤 하셨어. 그 어떤 여자도 결코 단 한 번도 내게 키스하려 하지 않았지. 아아…. 너무나 행복해 한없이 눈물 흘렸다네. 그건 당연하지 않나? 그녀의 발 앞에 엎드려 엉엉 울었지…. 나도 사랑만 받는다면 얼마든지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어(유령의 마지막 사랑 525쪽).

 

 

 

 

태생이 여느 사람들과 다른 모습, 그래도 인간이고 싶어 했다

 

페르시아 경찰의 수장(다로가)이었던 사람의 말에 따르면, 유령(에릭)은 루앙 근처에 사는 석공의 아들로 태어났고- 어머니는 그에게 가면을 선물로 줄 정도였다- 어렸을 때 가출했다. 그의 외모는 끔찍해 부모조차 혐오스러워했다. 떠돌이 극단에서 일했고 ‘산송장’으로 불렸다. 어느 날 갑자기 러시아에서 노래 솜씨를 뽐내고, 복화술을 익히고, 곡예도 곧잘 해, 그 소문이 페르시아까지 퍼졌다는 것이다. 다로가는 그를 페르시아로 데려왔다. 유령은 아예 선악의 개념을 모르는 듯했다. 정치적 암살에 가담하고, 아프가니스탄의 수장을 악마적인 발명품을 사용하여 제거했다…. 에릭은 토사구팽,

 

태어난 외모-해골 같은 얼굴, 눈동자 없이 휑하니 뚫린 두 눈, 코, 입- 가 그의 운명을 결정, 인간에 대한 증오, 선과 악의 구별도 그에게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 하지만, 하늘은 외모 대신에 재능을 내렸다. 감미로운 목소리를 지닌 천재음악가, 마술사의 제왕, 뚜껑 문과 고문실 같은 비상한 발명가, 세상에서 뛰어난 복화술사….

 

이 모든 재능은 그렇다. 선천적인 재능이 없다면 이루기 어려웠겠지만, 아마도 인간으로서 사람으로서 누구에게든 인정받고 싶다는 집념의 결과였을지도, 하지만, 결말은 늘, 버려짐에 그치지 않고 목숨마저 위태롭게 되는데….

 

 

 

 

마치, 미녀와 야수처럼…. 오페라 가수 크리스틴 다에를 사랑,

 

에릭은 파리로 돌아와 샤니 백작이 지휘하는 오페라극장의 석공으로 일한다. 이 극장을 자신의 세계로 만들려 한다. 지금까지 누군가를 위해 일하다 죽을 처지에 내몰렸던 유령, 이제 그는 작은 세계의 지배자로 돌아온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자 했던 그의 노력은 인간을 향한 분노와 증오로 바뀌고…. 눈에 띈 여성 크리스틴 다에….

 

누군가로부터 사랑을 받고, 확인받는 순간, 그의 세상을 향한 증오와 분노는 녹아내리고….

이 전설은 가스통 르루에게로….

오페라로 오랫동안 수없이 많은 공연…. 41개국, 1억 4,500만 명이 봤다는 뮤지컬, 사랑과 명예, 비극을 다룬 소설,

 

하지만, 오페라 유령은 당대의 장애인을, 차별받는 이들, 혹은 사회의 밑바닥을 사는 이들의 심리세계를 그린 듯, 오랜 시간이 흘러 ‘오페라 유령’은 참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지금 우리 사회에도 에릭은 존재한다. 누군가로부터 진정한 사랑을 받는다는, 존재로서 존중받는….

 

 

 

소설을 읽지만, 르포르타주를 읽는 느낌…. 오늘의 이야기처럼 들리는 오페라 유령, 색다른 읽기를….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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