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놀라게 한 미생물과 감염병 이야기
사마키 다케오 외 지음, 오시연 옮김, 여상인 감수 / 북스힐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대유행 시기에 새삼 살펴봐야 할 것들,

몸 안에 있는 상재균은 유익하기도 유해하기도 하다.

 

인간도 미생물일지 모른다. 수많은 세포 내에 존재하는 상재균(常在菌)은 인체에 있는 미생물 가운데 다수의 사람이 공유하며 병원성을 나타내지 않는다. 종류는 다양하고 사는 지역적 환경이나 생활습관, 신체 부위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몸에 특별히 유익하거나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세균이란 의미는 아니다. 기본적으로 사람의 건강에 영향을 주지 않고 공생관계에 있는 것을 가리키지만, 면역력 저하로 인한 기회감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상재균은 이중적이어서 인체에 정착, 증식하여 외부에서 침입한 병원성 미생물의 번식을 막아 발병 방지 효과가 있기도 하지만, 항생제 등의 복용으로 상재균이 극단적으로 줄어들면 다른 세균, 곰팡이 등이 증가하게 되어 병원성을 보이기도 한다….

 

인류는 언제 감염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을 발견했을까,

 

18세기까지 사람들은 원인을 알 수 없는 감염병으로 많은 사람이 죽었다. 가장 유명한 것이 14세기에 페스트로 불과 5년 동안(1347~1351) 2억 명이, 그리고 천연두로 1520년에 5천 만 명 이상, 스페인 독감으로 4~5000만이 1918~1919년 사이에 이렇게 수많은 사람이 원인을 알 수 없는 각종 감염병으로 생을 달리했던 것인데, 그 원인을 악령이 병을 일으켰거나, 오염된 공기와 물에서 나온 독기 때문이라고 추측했었다.

19세기에 들어와 이들 원인이 미생물이라는 것이 밝혀진다.

 

백신이 개발돼도 또 생겨나는 감염병

 

사스, 메르스에 이어 지구를 휩쓴 코로나 19, 여전히 인류는 감염병과 싸우지만, 늘 한발 늦다. 실수를 기회로 인류 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을 발견한 이는 영국의 알렉산더 플레밍이다. 1919년 플레잉은 사람의 침이나 눈물, 콧물, 모유에 들어있는 라이소자임이라는 천연물질을 발견하게 된다. 이윽고 1928년에 실수로 포도상구균을 배양하다 배지에 푸른곰팡이를 생기게 한 것이다. 이것이 페니실린이었다. 이후 1940년 돼서야 정제법을 발견, 세계 2차 대전에서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하게 됐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HIV라는 면역체계를 교란시키는 것들이 또 인류를 위협하고, 없어졌다는 결핵이 새롭게 나타나니 말이다.

 

우리가 감기에 걸리는 이유는?, 코로나는 한 번 걸리면 면역체계가 생기나?

 

우리 몸이 외부에서 침입한 병원체와 싸우고 있다는 신호가 감기다. 재채기, 콧물, 기침 등의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한번 낳으면 또다시 걸리지 않을까, 아니다. 병원체의 변이와 재감염, 인체의 면역체계는 단백질과 당 사슬 구조에 맞춰 형성되므로 이것이 변하면 바이러스에 제대로 대처를 못 하게 돼 다시 감염된다. 코로나 항체 즉, 면역체계는 어떨까,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 안에 면역체계(백신을 맞고 생기는 획득면역의 장기기억)를 방해하는 바이러스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정도다.

 

멸균, 살균, 소독, 제균, 항균은 어떻게 다를까?

 

상재균처럼 인체와 공생관계에 있던 미생물, 뭔가가 원인이 되어 스위치를 켜게 되면 병원체, 혹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미생물, 세균에 대항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런 현상과 관련하여 균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에 따라, 유익균마저 소멸시켜, 면역체계를 망가뜨리는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일본의 O-157 집단 식중독 사건으로 학교급식을 중단하고 외부에서 급식을 가져오게 하고, 급식실을 거의 멸균상태로…. 그러다 보니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면역체계가 약해지게 된 것이다.

 

멸균은 병원체건 미생물이건 모두 죽이는 것이라 명확하지만, 살균, 제균, 항균의 구별은 모호하다. 살균은 미생물을 줄일 수 있는 정도고 제균은 대상물에서 미생물을 제거, 죽이는 것으로 반드시 병원체를 죽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로 손을 씻거나 여과를 통해 미생물을 제거하는 작업도 제균에 포함된다. 항균은 제품 표면에 미생물이 장시간 늘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 즉 미생물 증식억제 정도여서 제품의 표면 외에 존재하는 미생물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

 

그렇다면 항균 제품이 반드시 좋은 것만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항균 제품은 소독제나 항균작용이 있는 물질을 섞어서 약한 살균력을 갖게 하는 것이다. 미생물과 세균번식을 막는 정도다. 그러나 자칫하면 빈대 잡으려다 초간 삼간 태우는 격으로 몸 안의 상재균의 균형을 무너뜨려 병원체를 유입시킬 위험이 있다. 어설픈 살균으로 병원체에 내성이 생길 수도….

 

코로나 19(COVID-19)라는 병명의 유래, 그 대처는

 

WHO는 종래의 인플루엔자처럼 질병의 명칭은 발생한 나라나 발견자의 이름을 붙였다. 그런데 이게 특정 지역, 국가나 민족에 대한 차별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의 명칭에는 지명을 붙이지 않고 “COVID-19”처럼 2019년에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이란 뜻으로 쓰게 한 것이라고….

실제 바이러스 대처는 그 성질에 따라 약품이나, 백신, 대처방법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코로나바이러스와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세포에 침입하는 구조가 다르므로 독감 치료제인 뉴라미니다아제는 코로나 치료제로 쓸 수 없다.

 

생활에 도움이 되는 미생물 ? 발효와 부패의 차이

 

유익하면 발효, 유해하면 부패, 그러니 낫토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발효식품이요. 싫어하면 부패 식품이다. 두부(豆腐)= 콩이 부패했다, 낫토(납두納豆)= 콩을 넣어 썩힌다. 뭐 이런 뜻인데, 두부가 부패했다고…. 이는 중국에서 썩은 두부 음식이 있어, 틀린 말은 아니다. 아울러 납두, 역시 콩을 발효시킨다. 낫토는 일본의 고유식품이라기보다는 청국장과 같이 콩을 삶아서 띄우는데 건조하지 않고, 먹는 것이다. 단지 두부나 낫토라는 이름만으로는 본래 모습을 짐작하기 어렵다. 간장, 된장 모두가 미생물의 만들어 낸 먹을거리다.

 

이 책은 미생물과 감염병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꾸었을까 하는 아주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사람과 함께해 온 미생물, 세균, 곰팡이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코로나 19는 인류가 자연에 간섭해서 생긴 재앙이라는 분석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기술과 의학이 발전한 만큼, 미생물, 병원체도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화한다. 이들 역시 생명체이고, 존재를 위협받는 상황이라면 살기 위해 본능적으로 변화를 해나가는 것이어서 상대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절대 사멸은 있을 수 없다. 바다 밑 깊숙한 곳에서 북극의 바닷속에서 살아가는 미생물 중, 얼음이 어는 시기에는 체내의 99% 수분을 배출, 1%만으로 머금은 채 활동을 정지, 종의 멸종을 피하는 것도 있다.

 

이 책은 중학생 정도의 문해력이면 충분히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돼 있어, 일상생활 속 미생물이란 존재를, 새삼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